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액면분할로 주주수 3배… 삼성전자 '체육관 주총'열릴까

조지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18 17:45

수정 2019.02.18 18: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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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3월 2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지난해 3월 23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에서 열린 삼성전자 주주총회에서 권오현 삼성전자 대표이사 회장이 인사말을 하고 있다 사진=김범석 기자

액면분할로 주주수 3배… 삼성전자 '체육관 주총'열릴까

삼성전자가 주식 액면분할(액면가 5000원→100원)로 주주 수가 3배쯤 늘어난 이후 처음 열리는 주총을 한달여 앞두고 긴장 모드로 접어들었다. 통상 400명 정도의 주주가 주총에 참석했지만 올해는 1000명이 넘을 수도 있는 데다 검토하고 대비해야 할 사항도 많아져서다.

18일 재계에 따르면 다음 달 열릴 삼성전자 주총에서 개최장소 변경 여부가 주목된다. 참석 가능한 주주 수가 액면분할로 인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주총장 변경 가능성 관심삼성전자 주주 수는 액면분할 전인 지난해 3월 말 24만1500여명이었지만 액면분할 후 지난해 9월 말 기준 66만7100여명으로 3배 가까이 증가했다. 지난해 5월 액면분할로 주식 가격이 주당 260만원인 '황제주'에서 4만원대의 '국민주'가 되면서 주주 수가 대폭 늘었다.


이에 과거 주총을 열었던 서울 서초사옥 다목적홀의 수용인원을 늘리거나 장소 변경 가능성도 점쳐진다. 과거 삼성전자 주총에 통상 400명가량이 참석했던 만큼 늘어난 주주 수를 감안하면 1000명 이상이 참석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어서다. 앞서 지난해 3월 주총에선 최대실적 전망과 함께 액면분할 안건 처리에 대한 관심이 커지면서 주주들이 예년의 2배 이상 참가해 준비했던 빵과 생수가 동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미리 초대장을 배포해서 신청한 주주들만 참석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인원을 예상하기가 쉽지 않다"면서 "주총을 원활하게 진행하기 위해서 여러가지 사항을 고려해 장소를 결정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주주 수가 늘어난 만큼 주총 진행시간도 길어질 것으로 전망된다. 최근 액면분할 전보다 떨어진 주가 탓에 주주들의 성토가 이어질 수도 있다. 지난 1998년 삼성전자 주총은 당시 장하성 고려대 교수가 참여연대 대표로 참석, 경영진과 설전이 벌어져 13시간 이상 진행되기도 했다.

■주총 관전 포인트 다수
지난해 SK, 한화, GS그룹 등이 도입한 전자투표제는 올해 삼성전자 주총에선 찾아보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삼성전자는 주주권한 강화 차원에서 대다수 기업의 주주총회가 몰리는 '슈퍼 주총데이'는 피해서 주총을 열 것으로 관측된다. 전자투표제는 도입하지 않지만 주총데이는 피하면서 주주의 권리 제한이라는 비판을 불식하기 위한 것으로 풀이된다.

다음 달 주총에는 사외이사 선임 안건 등이 상정될 것으로 예상된다. 총 6명으로 구성된 삼성전자 사외이사 가운데 절반의 임기가 다음 달 만료되기 때문이다.

오는 10월 사내이사 임기가 만료되는 이재용 부회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은 다뤄지지 않을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대법원은 이 부회장과 박근혜 전 대통령 등의 국정농단 사건 상고심을 전원합의체에 회부한 만큼 재판 결과가 나온 이후에 관련 안건이 임시주총 절차를 거칠 것으로 예상된다.

국민연금이 삼성전자의 사내·사외이사 선임에 대해 주주권을 행사할지도 관심거리다.
국민연금은 삼성전자 지분 8.95%를 가진 최대주주다. 지난해 주총에선 국정농단 사건 감독의무 소홀 등을 이유로 내세우며 이상훈 이사회 의장 선임안에 반대표를 던지기도 했다.
최근 국민연금이 경영권 참여를 확대하는 분위기여서 안건에 어떤 목소리를 낼지 귀추가 주목된다.

gmin@fnnews.com 조지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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