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묻지마 예타 면제' 발표 뒤 야권발 개선 법개정 잇따라

유승민·임재훈 의원 예타 개선법안 발의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29일 세종시 정부세종청사 기획재정부에서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 대상에 대해 발표하고 있다. 2019.1.29
정부가 새해들어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사업에 대해 대거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를 발표하면서 논란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야당에선 이를 개선하거나 예타 기준 등을 현실에 맞게 조정하는 내용의 법안이 잇따라 발의되고 있다.

■ 유승민 의원 개정안 예타 면제 요건 강화 골자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이 22일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예타 면제 기준을 대폭 강화해 국가의 예타 면제 남발을 막는 내용이다.

또 예비타당성조사가 면제된 사업에 대해서는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의무화해 예산 투여에 따른 효율성 점검을 강화했다.

현행 국가재정법은 지역 균형발전, 긴급한 경제·사회적 상황 대응 등의 사유로 국가 정책적으로 추진이 필요한 사업의 경우,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하도록 하고 있다. 그러나 예타는 대형 사업(총사업비가 500억원 이상이고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가 300억원 이상인 신규사업)에 대한 재정 투입의 경제성 확보와 예산 낭비를 예방하기 위한 제도로 예타 면제 또한 법의 취지에 따라 엄격하게 적용하자는 취지다.

유승민 바른미래당 의원. 연합뉴스 자료사진

개정안은 기존 예비타당성조사에서 타당성이 없다고 낙제점을 받은 사업은 예타 면제 대상에서 제외하도록 면제 요건을 강화했다. 예타 면제 사업도 사업의 비용편익 분석, 중장기 재정소요, 재원조달방안, 효율적 대안 등을 포함하는 '사업계획 적정성 검토'를 의무화 했다. 준 예타 성격의 최소 검증 절차 개념이다.

유승민 의원은 "예타 면제가 무분별하게 남용되면, 국가 재정의 원칙과 신뢰가 무너질 수 밖에 없다"며 "국가 정책적으로 필요한 사업을 추진하더라도 예산 낭비를 막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국가 재정 부담을 고려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법안 발의 취지를 밝혔다.

■ 임재훈 의원 예타 사업비 규모↑ ...국회 견제기능은 강화법도
예타 대상을 줄이고 효율성을 강화하는 법안도 발의됐다.

같은 당 임재훈 의원이 발의한 국가재정법 개정안은 물가 상승 및 재정규모 확대 등을 고려하여 예비타당성 조사 대상사업의 규모를 총사업비 1,500억 원 이상,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 900억 원 이상으로 상향 조정하도록 했다.

현행법은 총사업비 500억 원 이상, 국가의 재정지원 규모 300억 원 이상인 신규 사업이 대상이다.

바른미래당 임재훈 의원.
개정안은 또 예비 타당성조사 요구의 적시성 및 전문성 제고의 측면에서 국회 의결이 아닌 국회 소관 상임위 의결로 예타 조사를 기획재정부장관에게 요구토록 했다.

국회의 해당 사업에 대한 감시 기능을 보다 강화하고 상시화하기 위한 차원이다.

임 의원은 "동 제도는 1999년 김대중 정부 때 도입되었고 이 제도 덕분에 1999년부터 2014년까지 재정절감효과가 90조원에 달한다는 KDI연구 결과도 있지만, 타당성을 평가하는데 사업별로 보통 14~15개월이 걸리는 등 문제점이 있었다"며 발의 취지를 밝혔다.

■ 토목공사 비판하던 文정부...예타 탈락 사업도 추가 논란 키워
앞서 정부가 올해 예타를 면제해준 대상에는 이미 과거 예타에서 탈락한 총 9조원 규모의 7개 사업을 포함해 24조 천억 원 규모의 23개 사업이다.

문재인 정부 집권 이후 그동안 토목공사 위주의 SOC는 최소화하는 대신 생활형 SOC만 추진한다는 방침을 밝혀 그동안 건설경기까지 위축된다는 비판을 받았던 점에서 이번 대규모 사업에 대한 예타 면제 발표는 또다른 논란의 불씨가 되고 있다. 야당과 시민단체는 이를 두고 총선을 앞둔 선심성 예타 면제라는 비판이 제기되는 등 꼬리에 꼬리를 물고 파장이 커지고 있어서다.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해 은평구 구산동 도서관마을에서 열린 '대한민국 국민생활 SOC 현장방문, 동네건축 현장을 가다' 행사에서 발언하고 있다. 연합뉴스 자료사진.
정부 여당은 조만간 예타 면제 기준 등을 점검하는 법 개정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반면에 야당에선 예타 면제 기준 강화나 예타 대상 기준은 강화하고 국회의 조사 기능은 강화하는 등의 법안이 발의되고 있어 예타 제도 개선을 둘러싼 여야 심사과정에서 상당한 진통도 예상된다.

cerju@fnnews.com 심형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