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답은 현장에, 그 곳을 가다]DMZ 지뢰제거 핵심 ‘장애물개척전차’… 방위산업 미래 개척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4 17:25

수정 2019.02.25 08:58

<5> 현대로템 창원공장
55t 육중한 몸집에도 시속 65㎞
내년 말까지 초도물량 軍에 인도..비무장지대 86만 지뢰제거 투입
차륜형장갑차 K2 전차 영업확대..방산 제품 해외진출로 수익 모색
현대로템이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한 장애물개척전차는 기존 K1A1 전차의 차체를 바탕으로 체계설계와 시제 차량 제작, 시험평가 등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장애물개척전차가 현대로템 창원공장 내 주행시험장에 정차해있다. 현대로템 제공
현대로템이 지난해 국내에서 처음으로 개발에 성공한 장애물개척전차는 기존 K1A1 전차의 차체를 바탕으로 체계설계와 시제 차량 제작, 시험평가 등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탄생했다. 장애물개척전차가 현대로템 창원공장 내 주행시험장에 정차해있다. 현대로템 제공

【 창원(경남)=성초롱 기자】 "부르릉~"

지난 22일 찾은 현대로템 창원공장 내 주행시험장. 귀를 때리는 소리를 내며 시동을 건 장애물개척전차가 시험장을 달렸다. 55t에 달하는 장애물개척전차가 2㎞가 넘는 시험로를 도는데 걸리는 시간은 2분 가량에 불과했다. 김순환 방산운영지원팀 차장은 "지뢰제거 성능 뿐 아니라 8초 이내에 8m 이상 이동할 수 있도록 개발돼 전장에서 아군을 보호할 수 있도록 개발됐다"고 설명했다.

■장애물개척전차, 연내 양산

국내에서 첫 개발에 성공한 장애물개척전차는 현대로템 방산부문의 미래 먹거리로 개발된 대표 제품이다. 이 전차는 지뢰 제거와 장애물 지대 극복에 특화된 차량으로, 최근 남북관계 개선 분위기에 따라 비무장지대에 매설된 지뢰 제거 작업에서 핵심전력으로 주목받고 있다.

현재 비무장지대 및 민간인통제구역 매설된 지뢰는 86만여발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때문에 다양한 장애물을 개척할 수 있는 장애물개척전차의 도입 필요성은 꾸준히 제기돼 왔다.

이에 현대로템은 지난 2014년 11월 장애물개척전차 체계개발사업 수행자로 선정된 후 기존 K1A1 전차의 차체를 바탕으로 체계설계와 시제 차량 제작, 시험평가 등 연구개발 과정을 거쳐 작년 8월 체계개발을 완료했다.


3만1880cc의 엔진이 장착된 장애물개척전차는 산지와 하천이 많은 우리나라 지형에서의 임무 수행에 적합한 기동성을 갖춘 것이 특징이다. 1200마력으로 50t이 넘는 차체에도 시속 65㎞의 속도로 주행이 가능하다.

이 전차의 주역할은 차량 전면의 지뢰제거 쟁기로 매설된 대인 및 대전차 지뢰를 제거해 기동부대의 이동 통로를 개척하는 것이다. 차량 앞에 탑재된 자기감응지뢰무능화장비는 자기장을 발사해 차량 전·측방에 설치돼있는 자기감응지뢰를 미리 기폭시킨다. 통로표식장비는 차량 후미에 장착돼 지뢰 제거를 완료한 지역이 안전한 통로임을 표시해준다.

또 참호 매립, 방벽 파괴 등 병력 이동에 방해되는 장애물들을 매립 및 파괴할 수 있고, 무거운 장비 운반에도 활용가능한 유압식 관절 굴삭팔도 탑재했다.

현대로템은 장애물개척전차 양산을 연내 시작할 계획이다. 향후 군 예산에 따라 이 전차 수주 규모는 최대 80여대에 달할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로템 관계자는 "가격과 미래성 등을 고려했을 때 장애물개척전차는 방산부문 수익성에서 중요한 역할을 차지하게 될 것"이라며 "향후 해외 수주 기회도 보고 있다"고 했다. 현대로템 방산부문 연간 매출은 2017년 5061억원에서 지난해 5270억원으로 소폭 늘었지만, 영업이익은 같은 기간 222억원에서 65억원으로 축소됐다.

■방산 제품 해외 진출 모색

현대로템은 장애물개척전차와 같은 신제품 개발과 더불어 차륜형장갑차, K2 전차 등 기존 주력제품에 대한 영업력 확대로 수익선 개선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특히 차륜형장갑차의 경우 장애물개척전차와 함께 현대로템의 대표 차세대 주력 제품으로 꼽힌다. 신속한 병력 수송이 가능하고 전장의 험지를 돌파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춰 보병부대의 기동성과 생존성 향상에 큰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되는 제품이기도 하다. 2016년 5월 개발을 완료한 현대로템의 차량형장갑차는 같은 해 국방부로부터 초도 양산 물량을 수주해 2018년 3월에 16대를 납품했고, 2017년 12월에는 2차 양산 물량 262대를 수주해 현재 양산이 진행 중이다.

이날 찾은 창원공장에는 2차 수주 물량 중 15여대의 차륜형장갑차가 주행시험장에서 마지막 테스트를 받기 위해 대기 중이었다. 실제 성능을 테스트하는 단계인만큼 총 19만평 규모의 공장 부지에서 주행장이 차지하는 면적도 3분의 1을 넘어선다.

현대로템이 개발한 차륜형장갑차는 6개 바퀴로 움직이는 K806과 8개 바퀴가 장착된 K808의 2가지 모델로 나뉜다. 이날 실제 타본 K808 모델은 타이어 펑크에도 주행 가능한 런플랫 타이어를 장착했으며, 노면의 접지압에 따라 타이어 공기압을 자동으로 조정할 수 있는 공기압자동조절장치(CTIS)가 적용돼 안정된 승차감을 제공한다.

현대로템은 방산 사업의 핵심 제품 중 하나인 K2 전차와 함께 차륜형장갑차의 추가 수주를 국내외에서 모색하고 있다. 우선 차륜형장갑차와 K2의 국내 3차 수주를 위한 활동을 진행 중에 있다. 또 남미, 중동, 아프리카 등으로의 수출도 추진하고 있다.

이를 위해 현대로템은 이달 17~21일(현지시간) 아랍에미리트(UAE) 아부다비에서 열린 'IDEX 2019' 방산 전시회에 참가해 장애물개척전차 등을 주요 제품으로 전시하기도 했다. 또 1조원 규모의 K2 전차를 중동 오만에 수출하기 위해 막바지 협상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 계약이 성사되면 현대로템은 방산부문 첫 수출에 성공하게 된다.

다만 업계에선 국내 방산 기업의 활발한 해외 진출을 위해 국가 차원의 적극적인 지원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방산업계 관계자는 "방산제품 수출을 위해선 국가 차원의 지원이 필요한 부분이 있다"며 "기술 개발에 따른 국가기술료 감면과 지속적인 내수 수주와 함께 해외 진출에 교두보 역할 강화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longss@fnnews.com 성초롱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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