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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이 피었습니다]안정성·활용성 앞세워 암호화폐 '기축통화' 노린다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5 11:27

수정 2019.02.25 11:27

가격 변동성 최소화, 실제 결제에 활용될 수 있을지 관심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 잇따라 사업 나서
암호화폐 가격이 급락하면서 암호화폐 시장 빙하기가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유독 스테이블코인들이 잇따라 시장에 서 고개를 들고 있다. 블록체인 암호화폐 전문가들은 일제히 올해 업계 화두로 ‘스테이블코인’을 꼽고 있다. 스테이블코인은 달러나 엔화, 원화 같은 법정통화를 담보로 발행하는 암호화폐로, 담보인 법정통화 가격과 비슷한 가격이 계속 유지된다는 안정성이 가장 큰 특징이다. 전문가들은 스테이블코인이 실생활의 결제수단으로 활용되면서 암호화폐의 ‘활용도 높이기’라는 최대 숙제를 해결해줄 열쇠가 될 수 있다고 입을 모은다. 미국과 일본은 물론 암호화폐에 부정적인 중국까지 스테이블코인에 대해서는 우호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세계 각국에서 꽃망울을 틔우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이 실체가 있는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을지 조망해 본다.
<편집자 주>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 ‘봇물’
25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 일본, 한국 등 암호화폐 관련 주요 국가에서 잇따라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다. 최근 거대 은행인 JP모건이 자체 암호화폐 ‘JPM’을 발행해 테스트에 성공했다고 발표해 세계 시장의 눈길을 끌었던 사례나 윙클보스 형제의 ‘제미니 달러’ 등은 미국 달러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스테이블코인이 피었습니다]안정성·활용성 앞세워 암호화폐 '기축통화' 노린다

일본 엔화를 담보로 하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도 속속 베일 벗고 있다. 중국계 슝안블록체인펀드는 엔화 스테이블코인 출시 계획을 세우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본 대형 은행인 미즈호그룹도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추진하고 있으며, 일본 정보기술(IT) 기업인 GMO인터넷 역시 엔화를 담보로 스테이블코인 발행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한국에도 글로벌 블록체인 업계의 주목을 받고 있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가 있다. 신현성 티몬 이사회 의장이 주도하고 있는 프로젝트 ‘테라’가 그 주인공이다. ‘테라’는 국제통화기금(IMF)의 특별인출권(SDR)과 연동하는 스테이블코인이다. 이르면 내달 티몬에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결제 시스템 서비스가 적용될 전망이다.

■실체 명확하고, 활용 가능성 높아… ‘기축통화’ 노려
이처럼 전세계 암호화폐 선도국에서 잇따라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가 등장하고 있는 것은 안전성과 활용성 때문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스테이블코인이 암호화폐 업계의 ‘기축통화’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된다는 것이다.

암호화폐 거래소 후오비코리아는 올해 5대 트렌드 중 하나로 ‘스테이블코인’을 꼽았다. 이 회사는 보고서를 통해 “2018년 11월 기준으로 스테이블코인에만 약 30억 달러 규모의 투자금이 유치되는 등 법정통화와 유사한 가치를 지닌 스테이블 코인이 암호화폐 산업에서 중요한 위치로 자리매김할 것으로 전망한다”며 “스테이블코인은 지급 및 송금의 용이성이 높아 국경과 기술 전반에 걸쳐 파급효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강조했다.

스테이블코인은 실제 법정통화와 연동되기 때문에 이론적으로는 가치가 O으로 수렴할 가능성이 없다. 달러와 연동된 스테이블코인이라면 가치가 1달러 밑으로 떨어지면 매도보다 매수가 많아서 1달러 가치가 지켜진다. 반대로 1달러 위로 올라가면 매수보다 매도가 많아지기 때문에 가치가 1달러에 수렴하는 것이다.

이같은 가격변동에 대한 안전장치를 마련했기 때문에 스테이블코인 보유자들은 투기보다는 활용에 초점을 맞추게 된다. 실제로 테더의 USDT 같은 암호화폐는 글로벌 대형 거래소인 바이낸스와 같은 거래소에서 기축통화 역할을 하고 있다. 전세계 거래량도 코인마켓캡 기준으로 비트코인에 이어 두번째로 높다.

■암호화폐 실생활 활용 ‘열쇠’
더 나아가 스테이블코인은 대중들이 암호화폐를 실제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연결고리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일본의 경우 오는 2020년 도쿄 올림픽에서 스테이블코인을 활용한 오프라인 결제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는 속내를 내비치고 있다.

우리나라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인 ‘테라’ 역시 결제수단으로 자리잡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티몬’에 이어 아시아 주요 국가의 온라인 쇼핑몰 등과 협력해 암호화폐 결제를 확산한다는 계획이다. 국내 대표 서비스로 자리잡은 ‘배달의민족’, ‘야놀자’도 테라와 협력관계를 구축하고 있다.

다만 일각에서는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가 더 투명해질 필요가 있다고 지적한다.
실제로 법정통화와 1대1로 연동되고 있는지에 대한 외부 감사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일각에서는 가장 널리 알려진 스테이블코인 프로젝트인 ‘테더’가 발행량에 상응하는 달러를 가지고 있지 않다는 의혹을 제기하기도 했다.
1테더를 가지고 있어도 1달러를 받지 못할 수 있다는 의혹이 확산되면 테더의 가치도 하락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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