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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의 꼼수?… 브렉시트 의회 표결 미뤄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5 17:46

수정 2019.02.25 17:46

마감 17일 전인 내달 12일로 연기
연장안 표결시 자충수 될 가능성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열린 EU-아랍동맹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24일(현지시간) 이집트에서 열린 EU-아랍동맹 정상회의에 참석해 발언을 듣고 있다. AP연합뉴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사진)가 승부수를 던졌다. 오는 3월 12일(현지시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 안을 의회에서 표결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브렉시트 마감시한인 3월 29일을 불과 17일 남겨두고 표결하도록 해 논란이 일어날 시간조차 없도록 봉쇄하려는 꼼수라는 해석도 나온다. 특히 27일 다시 표결에 들어가는 브렉시트 마감시한 연장안이 부결될 경우 브렉시트 강경파를 제외한 나머지 의원들에게 울며 겨자먹기로라도 메이 총리안을 받아들이라는 승부수가 될 수 있다.


그러나 메이 내각 장관 3명이 항명에 나서는 등 분위기가 심상치 않아 메이 총리가 기대고 있는 마감시한 연장안 부결이 희망사항에 그칠 가능성이 점차 높아지고 있다. 메이의 승부수가 자충수가 될 수도 있는 상황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메이 총리는 24일 브렉시트안 최종 의회 표결 날짜로 3월 12일을 제시했다. 브렉시트 마감시한 연장 논의에 마침표를 찍겠다는 의도이자 의회를 압박해 영국이 아무런 협정도 없이 EU에서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를 막으려면 자신의 방안에 찬성해야 한다고 쐐기를 박은 셈이다.

메이는 이집트에서 열린 EU-아랍동맹 정상회의를 마치고 이날 영국으로 돌아오는 길에 항공기에 동승한 기자들에게 이번주 EU와 '긍정적인 협상'을 지속할 것이라면서 이렇게 밝혔다. 그는 "따라서 이번주에는 의미심장한 (두번째) 의회 표결이 없을 것"이라면서 "대신 3월 12일까지 표결이 이뤄지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마감시한 연장을 거부하고 있는 메이는 "3월 29일에 협정을 맺은 채로 EU를 탈퇴한다는 계획은 여전히 유효하다"고 강조했다.

메이의 이날 발언은 브렉시트 마감시한 연장을 통해 협상을 지속하려는 의원들의 의도를 사전에 봉쇄하려는 것이지만 뜻대로 진행될지는 미지수다.

지난달 23표차로 부결됐던 노딜 브렉시트 차단을 위한 방안은 이달 28일 재논의를 거쳐 다시 표결에 부쳐질 예정이다. 노동당의 이베트 쿠퍼 의원이 대표발의하고 보수당의 닉 볼스 의원 등이 지지하고 있는 이 방안은 3월 13일까지 의회에서 브렉시트 합의안이 통과되지 못하면 회원국의 EU탈퇴 조항인 EU협정 50조항 발동을 연기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특히 22일 앰버 러드 내무장관, 그레그 클라크 산업부 장관, 데이비드 고크 법무장관이 "브렉시트 연장은 없다"는 메이 총리의 의지를 거슬러 쿠퍼안을 지지하겠다고 항명해 긴장이 고조돼 왔다.

그러나 이날 메이는 각의에서는 이런 저런 이견이 오갈 수 있다면서 "내각의 총체적인 책임이 붕괴되지는 않았다"고 밝혔다.
그는 이들 장관 3명을 경질하라는 의견을 묵살하고 내각은 이대로 유지될 것임을 강조했다.

메이 발언에 앞서 마이클 고브 환경장관이 판을 깔았다.
고브 장관은 BBC 방송과 인터뷰에서 노딜 브렉시트를 막는 것은 "협상을 향한 효율적 움직임에 우선할 수 없다"면서 "이는 결국 2차 국민투표를 부르게 될 것"이라고 비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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