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보다 인구 적은데…" 포천에 '예타면제' 선물이 남긴 숙제

올 1월 16일 오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열린 '포천시 전철 7호선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촉구 1만명 결의대회'에서 참가자들이 단체 삭발을 하고 있는 모습. 주민 소원대로 7호선 도봉산-포천선 연장사업이 예타 면제 대상에 포함됐다. 2019.1.16 © News1 구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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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미 국토부장관과 만나 7호선 유치를 위한 서명부를 전달한 박윤국 포천시장 © 뉴스1

[다시보는 예타면제④]인구 상대적으로 적은 포천에 7호선 연장 '예타면제'
주변지역은 불만...예타제도 유연성, 투명성 높일 필요

[편집자주]1999년 도입된 예비타당성 조사제도에 대한 논란이 뜨겁다. 경제성을 중시하는 관행 때문에 지역균형발전 측면에서 필요한 사업이 제때 추진되지 못하고 번번이 정부가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라는 구제조치를 해야 하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이번에 예비타당성 조사 면제를 받은 사업의 딜레마를 짚고 예비타당성 조사제도의 개선방향을 모색한다.

(포천=뉴스1) 이상휼 기자 = 1조원대 예산이 투입되는 수도권도시철도 7호선 도봉산-포천선 연장사업이 예비타당성 조사(이하 예타) 면제대상에 선정되며 수혜대상에서 배제된 지역민들이 불만을 나타내고 있다. '국가균형발전'이나 '경제성' 어느 측면을 봐도 우리 지역도 예타 면제 대상이 될 법한데 왜 배제됐는지 이해하기 어렵다는 객관성 내지 공정성에 대한 불만이다.

경제성평가에서 밀리는 사업을 그때 그때 예타면제라는 구제조치로 숨통을 틔워주는 현행 제도와 관행에서는 불가피하게 나타날 수 밖에 없는 현상이다. 이같은 공정성 시비를 최소화하기 위해서는 경제성에 치중된 평가를 완화하고 동등한 기준이면 모두 다 예타 대상에서 제외해 주는 식으로 예타제도의 투명성과 유연성을 높이는 조치가 필요함을 시사한다. 예타 면제의 재량성, 임의성이 커질수록 정치논리가 끼어들기 쉽고 공정성에 대한 시비도 덩달아 커질 수 밖에 없다.

◇포천은 우리보다 인구 적은데…양주·의정부는 불만

경기북부 지방자치단체의 경우 지역민들이 예타를 불신하게 하는 사례가 적지않다.양주시의 경우 도봉산-옥정 7호선 연장사업 예타에 2010년과 2011년 2회 도전했지만 실패했다. 당시 양주시의 인구는 현재의 포천시 인구 15만여명을 뛰어넘는 20만명 수준이었으나 연이은 고배를 마셨다. 이후 5년여간 고읍지구 신도시 입주러시와 옥정지구 개발 가속화로 인구가 늘면서 2016년 이른바 삼수 끝에 B/C(비용 대비 효용)=0.95, AHP(분석적 계층화법)=0.508로 예타에 통과했다. 본격적으로 양주연장 사업에 도전한지 8년만에 통과한 것이다.

의정부시의 경우 인구가 13만명으로 현재의 포천시와 비슷한 민락지구에 전철역사가 신설되지 않아 논란이다. 민락지구 신도시로 인구 유입이 이뤄지지 않았을 때를 기준으로 노선을 짰던 것이 화근이 됐다. 이로 인해 의정부는 기존 장암역과 함께 탑석역 1개 역사가 신설돼 총 2개 역사 뿐이게 된다. 장암역의 경우 주변에 아파트단지가 없고 대중교통으로 접근하기가 까다로워 이용객이 저조한 실정이다. 인구 45만명의 의정부시가 오히려 소외되고 있다는 볼멘소리가 터져나오는 이유다.

이에 반해 포천은 인구가 의정부, 양주시보다 적은데도 노선연장이 결정돼 주변 지역민의 불만을 사고 있다.

이 때문에 의정부나 양주시 지역주민들 사이에서는 예타 면제 발표 전 포천지역민들이 대거 서울 광화문 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삭발시위를 한 투쟁이 주효했다는 평가까지 나온다.

포천은 접경지역에다 경기도에서 유일하게 철도노선이 없는 지역이다. 이를 근거로 포천이 이번에 특별한 케이스로 예타 면제 대상에 선정됐다는 분석을 제시하는 전문가도 있다.

장인봉 신한대 공공행정학과 교수는 "포천선 연장 확정은 아주 특별한 사안으로 봐야한다"고 전제한 뒤 "10여년 전부터 경기북부 주민들과 정치인들이 철도연장 광역기본계획을 고민한 끝에 예타 통과를 위해 의정부, 양주까지 우선 연장을 추진했고 이번에 남북교류협력시대를 맞아 정부에서 경원선의 큰 축인 포천에 철도망이라는 특별 배려를 해준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7호선 포천선 연장이 창출할 효과는

7호선 도봉산-포천선 연장은 양주 옥정지구에서 포천시청까지 19.3㎞ 구간을 총 사업비 1조391억원을 들여 연결하는 사업이다. 운행은 2027년께 가능할 것으로 계획됐다.

완공후에는 포천선 연장구간에 위치한 양주 옥정지구와 포천 송우지구 등 택지지구 주변 교통여건은 물론 서정대, 경동대, 예원예술대, 대진대, 차의과학대, 경복대 등 양주시와 포천시에 있는 6개 대학교 학생들의 이동편의가 대폭 개선될 것으로 보인다. 양주 홍죽·은남, 포천 용정·장자 등 대규모 산업단지 근로자들의 대중교통망도 크게 향상된다. 포천시는 7호선 연결으로 서울 강남까지의 접근시간이 기존 2시간30분에서 1시간수준으로 획기적으로 단축될 것으로 분석했다.

경기북부주민들은 부동산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으로 기대한다. 예타 면제 확정 후 일부 분양 아파트는 계약률이 급증한 것으로 전해졌다.
양주시의 경우도 7호선 예타 통과 이후 옥정지구 아파트 분양률이 급격히 높아진 바 있다.

박윤국 포천시장은 양주 덕정까지 확정된 'GTX-B(수도권광역급행철도)' 노선도 포천까지 끌어올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강원 철원군도 7호선 연장사업에 뛰어들 계획을 검토하는 것으로 알려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