IT 컴퓨팅

"로봇산업 주무대는 제조·서비스… 5G와 폭발적 시너지"

김성환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2.26 18:04

수정 2019.02.28 14:53

김환근 한국로봇산업협회 부회장을 만나다
국내 로봇시장 연평균 12% 성장
글로벌 성장률 13.9%와 비슷해 매년 바이어 3만여명 다녀가는 '로보월드'
글로벌 비즈니스 플랫폼 자리매김..성장성 감지한 기업 투자 증가세..정부 지원 더해진다면 '로봇강국'
국내 로봇산업은 글로벌 시장에 비해 열악하다. 관련업종 90% 이상이 중소기업이라 규모의 경제를 실현하기 어렵다. 시장 정보도 부족하다. 같은 시기 여러 업체가 비슷한 제품을 개발하 거나, 좋은 부품을 개발해도 수요처를 찾지 못하는 상황도 있다. 한국로봇산업협회는 이런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 20년째 고군분투중이다. 파이낸셜뉴스는 지난해 2월 부임해 올해 1년째를 맞은 김환근 한국로봇산업협회 상근부회장을 만나봤다.


26일 서울 한강대로 소재 한국로봇산업협회 집무실에서 김환근 상근부회장이 국내 로봇산업분야 현안과 발전방안에 대해 혜안을 제시하고 있다. ■약력 △서울 경문고등학교 졸업(1982년)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졸업(1992년) △열린우리당 중앙당 조직기획국장 △청와대직속 지역균형발전위원회 기획위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전략기획실장 사진=서동일기자
26일 서울 한강대로 소재 한국로봇산업협회 집무실에서 김환근 상근부회장이 국내 로봇산업분야 현안과 발전방안에 대해 혜안을 제시하고 있다. ■약력 △서울 경문고등학교 졸업(1982년) △건국대 국어국문학과 졸업(1992년) △열린우리당 중앙당 조직기획국장 △청와대직속 지역균형발전위원회 기획위원 △더불어민주당 경기도당 전략기획실장 사진=서동일기자


"로봇시장은 선진국도 성장 초기단계다. 이 기회를 전략적으로 활용해야한다. 정부와 기업 전략에 따라 국내 로봇업계도 해외시장을 따라잡거나 선도할 수 있다."

국내 로봇시장의 한계와 극복방안을 묻자 김환근 부회장은 26일 이렇게 답했다. 정부 지원과 대대적인 투자가 뒤따른다면 국내 기업들도 시장에서 목소리를 낼 수 있다는 얘기다.

그는 "국제로봇연맹(IFR) 통계를 보면 국내 로봇산업의 연평균 성장률은 약 12%로 글로벌 로봇산업의 성장률(13.9%)과 차이가 크지 않다"면서 "다만 서비스 로봇에 대한 투자가 두드러진 성과로 이어지지 않았고, 제조업 로봇도 글로벌 경쟁력은 다소 취약하다는 지적이 있다"고 말했다.

■"로봇산업 수요-공급처 교류 확대해야"

김 부회장은 국내 로봇시장을 키울 촉매제 5세대 이동통신(5G), 정부의 대대적 지원, 기업 투자 등을 언급했다. 특히 제조로봇과 서비스로봇 등 국내 기업들이 강점을 가진 제품을 5G망과 연계하면 시너지 효과를 키울수 있다는 얘기다.

김 부회장은 취임후 1년간 협회의 핵심사업에 속도를 붙이고 규모를 키우는데 주력했다. 특히 매년 10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개최하는 '로보월드'는 규모를 키우고 로봇산업 통계, 표준사업 등을 수행했다.

그는 "국내 로봇산업 수요를 만들고 경쟁력을 강화하려면 범 부처가 연계하고 지원하는 시스템이 되도록 고심하고 있다"면서 "취임후 로보월드의 내실을 키우는데 주력했고, 로봇산업 통계, 표준사업 등 수행과 함께 중소기업 스마트 역량강화 컨설팅 지원, 산업용로봇 안전기반 조성사업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올해 김 부회장은 로봇업계의 수요와 공급 불균형을 줄이는데에도 매진할 예정이다. 국내 로봇산업의 핵심 분야인 제조로봇 분야와 서비스로봇 분야를 주시하고 있다.

그는 "제조로봇과 서비스로봇은 수요자와 공급자간 교류가 절실한 상황인데 특히 제조로봇분야는 시스템통합(SI)업체가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도록 관련 사업을 기획중"이라며 "서비스용 로봇의 경우 수요기관 요청이 있을때마다 제조업체와 교류토록 하는 행사를 주기적으로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로보월드, 3만명규모 로봇허브로 키워"

한국로봇산업협회가 매년 공들이는 사업중 하나는 로보월드다. 매년 10월 경기도 일산 킨텍스에서 여는 로보월드는 국내 기업들이 개발한 로봇 제품이나 서비스를 뽐내는 자리다. 하지만 협회는 로보월드를 국내외 바이어들이 몰려드는 허브역할로 키우기 위해 노력중이다.

김 부회장은 "로봇산업은 공급자와 수요자간 정보가 없으면 수급불균형이 일어날 수밖에 없다"면서 "그런 의미에서 로보월드는 관계자간 교류할 수 있는 국내 최대 비즈니스 플랫폼으로 키웠고, 지난해에도 구매력 있는 바이어 약 3만명이 다녀가는 성과를 냈다"고 설명했다.

해외 시장 진출을 위한 판키우기도 한국로봇산업협회의 몫이다. 김 부회장이 온 이후 협회는 북유럽 시장도 노크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김 부회장은 "그간 중국과 덴마크, 싱가포르, 베트남 등 로봇산업 주요국과 협력 네트워크를 확대했다"면서 "특히 덴마크 오덴세 로보틱스와의 협력으로 국내 로봇산업이 북유럽에 진출할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고 올해에는 국내 청년인력의 해외일자리 창출을 위해 오덴세 지역과의 협력을 구체화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부품 국산화율은 아직 아쉬워"

아쉬움도 토로했다. 국내 로봇산업의 강점이 많은데도 아직 해외에 많이 알려지지 않았다고 한다. 여전히 글로벌 시장에서 존재감을 키울 기회가 많다는 의미다. 해외에서 쓰던 부품도 국산화율을 높일 경우 더 많은 기회가 열릴 수 있다고도 했다. 국내 업체가 좋은 부품을 만들어도 정보가 부족해 수요처에서 고가의 해외 부품을 쓰는 사례가 많다. 이점이 약점이지만 극복하면 국내업체에 기회가 될 수 있다. 현재 한국은 로봇 밀도가 세계 1위라는 말도 강조했다.

그는 "휴대폰 산업도 우리나라는 후발주자로 시장에 진입했지만 지금은 상당한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면서 "로봇산업 또한 부품 국산화율을 높일 수 있고, 이를 발판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한다면 로봇산업 강국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설계단계서 해외진출 고려해야"

국내 기업들이 해외 진출을 하려면 어떤 점에 주목해야 할까. 김환근 부회장은 개발 단계에서 수요 국가를 고려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고 조언했다. 중국, 일본 등 해외 로봇전시회는 대다수 로봇기업들이 초기 단계에서 해외진출을 염두에 두고 만든 흔적이 엿보인다고 했다.

그는 "해외 시장에 효과적으로 진출하려면 제품은 만들기전 연구개발(R&D) 단계에서부터 수요국가를 고려해 로봇사업을 추진하는 것도 필요하다"면서 "일부 국가들이 보호주의 무역장벽을 높이는 추세이기 때문에 해외인증 등 시장 특성을 염두에 둬야 시행착오를 예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출품 초기에 아이디어를 공유하는 방법도 효과적일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세계 최대 가전 및 IT박람회인 소비자가전전시회(CES)는 대다수 기업들이 단품위주 출품보다는 개방형 서비스형태를 제안해 함께 사업할 수 있는 방안을 찾고 있다"면서 "한국 로봇 기업도 국가별 수요처의 특성, 트렌드, 환경, 관련 국가의 거점 네트워크 등을 사전 고려해 수요자와 기관, 기업들과 함께 시장을 만들도록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대기업 참여 늘면 시장도 더 커질것"

그는 최근 대기업들이 로봇산업에 관심을 가지면서 시장이 확대될 가능성도 크다고 봤다. 대기업들은 1990년대 후반 외환위기 시절 로봇산업에 관심을 가졌다가 철수했다.
하지만 최근에는 삼성전자와 LG전자, 두산, 현대로템 등 대기업들이 전면에 나서고 있다. 국내 이동통신업체들로 5G망을 기반으로 한 로봇산업에 관심이 크다.


그는 "국내 로봇산업은 2017년을 기준으로 중소기업 비중이 97%, 대기업이 0.4%에 불과해 중소기업이 자력으로 연구개발이나 투자, 마케팅을 수행하기에 한계가 있다"면서 "정부 지원과 개방형 혁신도 필요하지만 최근 다시 대기업들이 뛰어들면서 시장이 커지고 중소기업과 대기업관 협력할 수 있는 기회도 열릴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ksh@fnnews.com 김성환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