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 측 이번엔 "기억력 감퇴"..검찰 "더 위중한 사람도 수감"

이명박 전 대통령 항소심 새 재판부, 공판준비기일 진행
양측 보석 신청 및 핵심증인 채택 취소 놓고 공방

이명박 전 대통령/사진=연합뉴스

구속 수감 중인 이명박 전 대통령 측이 이번에는 ‘기억력 감퇴’를 들어 불구속 재판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검찰은 다른 피고인과의 형평성을 이유로 보석이 허가 돼선 안 된다고 맞섰다.

서울고법 형사1부(정준영 부장판사)는 27일 횡령, 뇌물수수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진 이 전 대통령의 항소심 공판준비기일을 열었다. 앞서 법원 정기인사로 항소심 재판부의 재판장과 주심 등 구성원이 바뀌면서 향후 재판 일정과 증인 채택, 보석에 대한 의견 등을 새롭게 듣기로 했다.

이 전 대통령 측 강훈 변호사는 “기존 재판부가 정했던 기일대로 증인신문이 이뤄졌으면 지금쯤 결심단계에 와 있었을 것”이라며 그런데 소환장이 송달되지 않은 핵심증인 여럿 있고, 항소심 기일이 진행된 지 4개월이 지난 상황에서 재판부가 변경됐다는 사정 변경이 있다“고 보석 신청의 배경에 대해 재차 설명했다.

강 변호사는 “핵심증인들은 반드시 신문을 해야 하고, 그들의 증언을 듣고 난 후에 선고를 해야할 것”이라면서 “구속 만기(4월 8일 자정)까지는 한 달반 정도에 불과하다. 그때까지 재판부가 기록을 다읽고 선고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이어 “이 사건을 변호함에 있어 이 전 대통령의 기억에 의존해 변론 방향을 정하곤 했다”며 “그런데 1년의 수감생활을 통해 이 전 대통령의 기억력이 급격히 감퇴하고 있고, 백혈구의 수치가 증가해서 외부 종합병원의 진료를 받아야 된다는 의견이 있다”고 이 전 대통령의 건강 상태에 대해 언급했다.

그는 “(이 전 대통령은) 쇼를 하는 것처럼 보이는 것 때문에 외부진료를 거부하고 계시는 상황”이라며 “건강상태까지 고려하면 보석을 허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에 검찰은 “보석 허가 신청이 재판부의 변경이 없었다면 문제되지도 않았을 것이라는 변호인의 말은 재판부 변경만이 보석청구의 유일한 사유임을 스스로 인정한 것으로 이는 보석 사유가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황제보석 논란과 양승태 전 대법원장의 보석 청구로 보석에 대한 국민적 관심이 높은 시기”라며 “피고인의 건강상태가 구치소에서 석방돼 치료받아야 할 정도로 위중한 상태인지가 문제인데, 그 정도의 상태는 아니라는 게 저희 판단이다”고 덧붙였다.

검찰은 “현재 동부구치소에는 이 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고령이면서도 위중한 사람들이 아무런 문제없이 수용돼있다”며 “구치소에는 전담 의사 뿐만 아니라 피고인의 대통령 재임 시절 주치의도 방문해 진료하고 있다. 다행스럽게 피고인의 현재 건강상태가 외부 의료진의 조치가 필요하지 않을 정도로 잘 관리돼 있어 피고인으로부터 요청을 받은 바도 없다고 한다”고 꼬집었다.

이외에도 고령과 건강문제로 보석을 신청했던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 이병호 전 국정원장, 최시중 전 방송통신위원회 위원장, 신영자 롯데복지재단 이사장의 보석 신청을 법원이 기각한 전례를 들었다.

이날 재판에서 검찰 측은 김백준 전 청와대 총무기획관과 이학수 전 삼성그룹 부회장, 김성우 전 다스 사장, 권승호 전 다스 전무 등 증인들에 대한 증인 채택을 취소해달라고 요청했다.

강 변호사는 “이들의 증언이 탄핵되면 대부분 공소사실이 무죄가 선고돼야 하는 중요한 사람들”이라며 “만약 1심에서 검찰이 증인으로 신청하고 법원이 소환했는데 송달 불능이 돼도 검찰이 그렇게 말했을지 의문이 든다”고 반박했다.

재판부는 양측의 입장을 검토한 후 다음달 6일 공판기일을 진행한 후 보석 허가 여부에 대해 고지할 예정이다.

fnljs@fnnews.com 이진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