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선임기자의 경제노트]

신남방지역, 건설한류 '텃밭' 급부상

아세안서 작년 수주 100억 달러 육박,전체 수주액의 40.9%에 달해
중동보다 많아 한국최대 수주처... "고부가가치 창출 노력 필요" 


아세안 건설시장 추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ASEAN) 소속 10개국인 신남방지역이 건설한류의 '텃밭'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문재인정부의 신남방정책과 적극적인 측면지원에 힘입으면서다.

아세안 수주실적 '전통텃밭' 중동 넘어서
28일 건설업계와 대외경제정책연구원에 따르면 지난해 10월 기준 한국 건설업체들의 신남방지역 수주실적은 98억9000만달러다. 이는 같은 기간 전체 수주액의 40.9%에 달한다.중동에 대한 수주액 85억 7000만 달러(전체의 35.5%)를 넘어선 수치로 신남방지역이 한국의 최대 수주처로 자리매김했음을 보여준다.

아세안 시장은 한국 건설 인프라 기업이 가장 큰 수주실적을 기록하던 중동시장과 성격이 다르다. 중동 지역은 플랜트에 대한 집중도가 매우 높은 반면 아세안 지역은 토목, 산업설비, 전기 등 다양한 공종으로부터 수주 실적을 올린다는 특징을 지닌다.

한국 정부는 2022년까지 1억 달러 규모의 아세안 글로벌인프라펀드를 신규 조성해 아세안(ASEAN) 지역에서 한국 건설기업의 인프라 수주 지원을 강화해 나갈 계획이다.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아세안 지역에서만 3조 3000억 달러의 신규 인프라 수요가 창출될 전망이다.

하지만 수주 지역이 특정국가 몇 군데에 몰려 있고, 수주 건당 부가가치마저 들쑥날쑥 하기 때문에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투자개발 사업에 집중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특히 현지 진출 기업들은 해외건설현장 훈련·해외진출 원스톱패키지 서비스 등 정부의 '맞춤형 지원'을 기대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연구원이 이같은 한국의 아세안 인프라 시장 참여 현황을 분석한 결과, 우리나라 건설기업의 수주 지역은 베트남, 태국, 싱가포르에 집중돼 있어 지역별 편중도가 높았다. 수주 건당 부가가치도 지역별로 차이가 있는데 베트남, 인도네시아, 필리핀에서는 부가가치가 낮은 반면 싱가포르에서는 높았다.

특히 한국 건설기업은 대부분 단순 도급공사를 수주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따라서 부가가치가 높은 투자개발사업으로 수주를 전환할 필요가 있다고 연구원은 지적했다. 이를 위해 한국 기업은 경쟁력 강화를 위해 마케팅 능력과 유형자산 부문의 경쟁력 강화가 시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중소기업과 대기업은 사업수주 시 서로 다른 요소로부터 영향을 받고 있다. 대기업은 국제정세에 영향을 많이 받는 반면, 중소기업은 환율과 국내 건설경기로부터 더 많은 영향을 받고 있었다.

대기업의 64%는 수주 리스크 대응책을 보유한 반면, 중소기업의 66.6%는 대응책을 보유하고 있지 않았다. 신남방정책에 대해서는 단기에 영업성과로 이어져 수익성을 개선하기는 어렵겠지만, 장기 성장성을 확보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했다.

연구원 관계자는 "아세안 인프라 시장에 진출하려는 기업에 대한 지원정책은 대기업과 중소기업으로 구분하고 수요에 부합하도록 추진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해외건설 지역별 수주 비중

■"현지 훈련·원스톱패키지 지원 등 부족"
대외경제정책연구원이 한국의 해외 인프라 시장 진출기업을 대상으로 설문 조사한 결과, 기업들은 해외시장 개척 지원·해외 타당성조사·해외 프로젝트 수주 지원 등에 대해 상대적으로 만족했다.

이에 비해 해외건설현장 훈련지원, 해외진출 원스톱패키지 지원 등에 대해서는 만족도가 낮았다.

전체 설문참여 기업의 70%가 중소기업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이는 대기업보다는 중소기업의 평가라고 볼 수 있다. 정부에 대한 지원요청사항도 기업 규모·주력 공종별로 상이하게 나타났다. 따라서 해외진출 지원정책 마련시 기업 규모와 공종을 함께 고려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또한 해외 진출 동기에 대한 질문에 국내 건설시장이 포화상태라서 새로운 기회를 발굴하기 위해서라고 답한 기업이 전체 응답의 36.7%, 기술력 및 사업관리 능력 향상을 위해서라고 응답한 기업이 31.5%를 차지했다. 새로운 시장에 대한 공략과 함께 생존을 위한 역량강화에 한국기업이 더 많은 관심을 두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아세안 인프라 건설시장에서 한국기업과 경쟁관계에 있는 기업은 주로 국내업체로 조사됐다. 경쟁과다의 문제점도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에서 더 크게 경험하고 있었고, 진출국의 상이한 정치사회구조에 대해서는 중소기업보다 대기업이 더 많은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
중소기업은 대부분 대기업과의 하청 구조 속에서 생존하므로 경쟁에 직접적으로 노출되지 않기 때문이다.

연구원 관계자는 "진출국가의 정치ㆍ사회구조에 대기업이 직접적으로 노출되는 반면에 중소기업은 대기업을 통해 한번 걸러지기 때문에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다.win5858@fnnews.com 김성원 산업·경제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