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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테이블코인이 피었습니다]④끝. 세계 3대 스테이블코인 트루USD의 신뢰는 잘짜여진 美 제도 '덕'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4 11:41

수정 2019.03.04 11:51

신뢰 바탕으로 '스테이블코인 2.0’으로 사업 확장 본격화 
이달 중 법정화폐 대출-장외거래 서비스 개시 예정 
발행 1년만에 시가총액 기준 세계 3대 스테이블코인 자리를 굳힌 ‘트루USD(TUSD)’가 이달 중 법정화폐 대출 상품과 장외거래(OTC) 등 서비스 확장을 공식화한다. 올해부터는 아시아권 서비스 확장에서 나설 채비를 갖추는 등 활동 무대도 넓히고 있다. 지난해 3월 트루USD를 발행한 트러스트토큰은 엄격한 회계감사와 실명인증(KYC)·자금세탁방지(AML) 확인절차 등 미국 정부의 규정을 준수하며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스테이블 코인 2.0’이라고 이름붙인 사업확장에 본격 나서는 것이다.

트루USD가 발행 1년여 만에 바이낸스와 업비트 등 70개가 넘는 암호화폐 거래소에 상장되며 시총 2억 달러(약 2200억 원)를 돌파한 데 이어 세계시장을 대상으로 스테이블코인 2.0 프로젝트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은 바로 미국 정부의 명확한 ‘룰 세팅’이라는게 업계의 중론이다.

블록체인·암호화폐를 기반으로 신산업에 도전하는 한국 기반 업체들을 무조건 ‘잠재적 범죄자’로 분류하는 한국에서 세계시장의 관심을 끄는 신생기업이 성장하지 못하는 현실의 역설이기도 하다.

트러스트토큰 공동설립자 겸 파트너십&사업개발 부문장인 토리 라이스
트러스트토큰 공동설립자 겸 파트너십&사업개발 부문장인 토리 라이스

■美재무부 산하 기관에 금융서비스로 등록
트러스트토큰 공동설립자 겸 파트너십&사업개발 부문장인 토리 라이스( 사진)는 최근 파이낸셜뉴스 블록포스트와의 서면 인터뷰를 통해 “트루USD를 발행·운영해 온 지난 1년 간 합법적인 스테이블 코인을 만드는 데 중점을 뒀다”며 “트루USD 발행 2년차에 접어들면서 암호화폐와 전통 금융을 아우르는 스테이블 코인 적용 사례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법정화폐와 달리 스마트 컨트랙트(블록체인 기반 조건부 자동계약 체결) 등으로 프로그래밍 할 수 있는 스테이블 코인을 통해 대출, 송금, 자산관리 등 핀테크 혁신을 가속화할 수 있다는 것이다.

모든 사업개발 과정은 법·제도에 따라 이뤄지고 있다. 현재 트루USD 관리법인인 트루코인(TrueCoin, LLC)은 미국 재무부 산하 금융범죄단속네트워크(FinCEN)를 통해 금융서비스사업(MSB)으로 등록돼 있다. 이에 따라 트러스트토큰 팀은 엄격한 AML과 컴플라이언스(준법감시) 프로그램으로 트루USD 투자자를 보호하고 있다는 게 라이스 부문장의 설명이다.

그는 “트루USD는 글로벌 회계법인인 코헨 앤 컴퍼니로부터 은행계좌를 감사받고 매월 감사 보고서를 공개한다”며 “이를 통해 트루USD가 에스크로 계좌(제3자 예치)에 있는 달러와 1:1로 연동돼 있음을 보증한다”고 말했다. 이른바 ‘테더 사태(운영·보증기관 불신)’와 달리 트루USD가 발행된 만큼 예치금(달러)을 보유하고 있는지 여부를 제3의 회계법인과 에스크로 계좌가 입증해준다는 것이다. 또한 트루USD와 1:1로 연동된 예치자금은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가 보장해주고 있다.

암호화폐 담보대출 서비스 업체인 넥소(Nexo) 이용자는 트루USD를 예치하고 법정화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암호화폐 담보대출 서비스 업체인 넥소(Nexo) 이용자는 트루USD를 예치하고 법정화폐로 대출을 받을 수 있다.

■트루USD 담보로 법정화폐 대출도 지원
현재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는 트루USD를 증권형(시큐리티 토큰)으로 분류하지 않고 있다. 트루USD는 증권의 성격 보다는 투자자가 예치한 자금을 보관하고 있음을 알려주는 ‘안전자산 영수증’의 성격이 강하다는 분석이다.

투자 성격이 적으니 규제도 덜 받을만하지만 트루USD 투자자들은 엄격한 KYC 요구사항 등을 통과해야만 트루USD를 이용할 수 있다. 예치금을 입금하면 스마트 컨트랙트를 통해 트루USD가 발행된다. 트루USD를 달러로 바꾸는 과정 역시 비슷한 형태로 이뤄진다. 라이스 부문장은 “트루USD는 거래 목적을 넘어 OTC 및 대출·투자 상품으로 영역을 확대되고 있다”며 “최근 체결한 넥소와의 파트너십을 통해 트루USD를 담보로 법정화폐 대출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전했다.
유럽 핀테크 그룹 크레디시모에서 운영하는 암호화폐 담보대출 서비스 업체 넥소(Nexo)는 딜로이트에서 감사를 받고 있다.

트러스트토큰 팀은 원화와 유로 등과 각각 연동된 ‘트루KRW’, ‘트루EURO’ 발행도 모색하고 있다.
라이스 부문장은 “한국도 다른 국가들과 마찬가지로 트루USD를 이용하기 위한 동일한 기준을 가지고 있다”며 “특히 트루USD와 같은 스테이블 코인은 가격 안정성을 통해 국가 간 해외송금 부문에서도 보다 쉽고 빠르며 저렴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제공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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