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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기업들 블록체인 사업 본궤도... SKT부터 카카오까지 결과 '가시권'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4 14:23

수정 2019.03.04 14:23

MWC 2019서 블록체인 기반 신분증 공식화한 SKT KT-LGU+도 블록체인 사업 적극 추진 삼성전자도 갤S10에 암호화폐 지갑 탑재 국가대표 인터넷 기업 네이버-카카오도 블록체인 사업 확장 가속 정부도 예산지원 등으로 측면지원 가세
국내 대기업들의 블록체인 사업이 속도를 내고 있다. 블록체인 열풍이 불어닥친 지난해부터 물밑에서 준비해오던 결과물을 올 상반기부터 속속 꺼내 놓을 예정이다.

4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물론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통신3사와 네이버와 카카오 등 대표 인터넷 기업들까지 일제히 블록체인 사업을 본격화, 올 상반기 중에는 사업결과물을 내겠다며 가속페달을 밟고 있다.

■SKT, MWC 2019서 블록체인 기반 신분증 사업 공식화
SK텔레콤은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모바일 전시회인 MWC 2019에서 블록체인 기반 신분증 사업을 공식화했다. 도이치텔레콤과 협력해 국경없는 글로벌 모바일 신분증을 만들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전시회 시연부스에서는 실제로 모바일 신분증이 어떻게 작동되는지 시연도 진행했다.


블록체인을 본인 확인에 활용하게 되면 개인정보를 노출할 필요 없이 사용자가 직접 관리해, 필요한 모든 곳에서 간편하면서도 안전한 방식으로 신원을 확인하고 인증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 SK텔레콤 측의 설명이다. 또 블록체인 기반 신분증 이용이 활성화되면 각종 티켓 예매, 온라인 공동구매 등 민간 분야뿐 아니라 운전면허증, 정부 발급 신분증, 여권 등으로 확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SK텔레콤이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서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모델이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을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이 지난달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열린 모바일 전시회 MWC 2019에서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 사업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SK텔레콤 모델이 블록체인 기반 모바일 신분증을 소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의 민간주도 블록체인 시범사업에도 참여한다. SK텔레콤 주도로 코스콤, 코인플러그, LG유플러스, KEB하나은행, 해치랩스, 우리은행, SK플래닛 등이 구성한 컨소시엄이 ‘블록체인 ID/인증 네트워크 기반 금융, 통신, 교육 분야 서비스 개발 및 응용 확산’ 시범사업에 선정된 것이다.

■삼성전자는 암호화폐 지갑 탑재, KT-LG유플러스도 블록체인 사업 ‘속도’
KT와 LG유플러스도 블록체인 사업 확장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KT는 지난해 블록체인 기반 인터넷 서비스 계획을 발표한데 이어 기업들이 손쉽게 블록체인 서비스를 개발할 수 있도록 하는 블록체인 서비스 플랫폼(BaaS)도 선보였다. 블록체인 기반 기부, 블록체인 기반 주문형비디오(VOD) 관리, 블록체인 기반 지역화폐 서비스 등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이번 MWC 2019에서 QR코드를 활용한 블록체인 기반 결제 서비스를 선보였다.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3~5일 걸리던 해외 신용카드 결제 승인시간을 실시간으로 단축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LG유플러스는 지난해 말 조직개편을 통해 이상민 FC부문장(전무) 산하에 블록체인전담조직을 두고 블록체인 사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KT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Blockchain as a Service) 플랫폼을 개발했다.
KT는 클라우드 기반 서비스형 블록체인(BaaS, Blockchain as a Service) 플랫폼을 개발했다.

삼성전자도 블록체인 사업을 공식화했다. 오는 8일 출시될 전략 스마트폰 갤럭시S10에 암호화폐 지갑인 ‘블록체인 키스토어’를 탑재한다. 이용자가 암호화폐를 주고받거나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때 필요한 프라이빗 키를 스마트폰 안에 탑재된 ‘삼성 블록체인 키스토어’에 저장해 두고 바로 쓸 수 있게 된 것이다.

이미 삼성SDS를 통해 프라이빗 블록체인 분야에 진출한 삼성은 갤럭시S10 출시를 기점으로 스마트폰으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향후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가 스마트폰에 선탑재 되거나 삼성페이와 암호화폐 결제가 연동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네이버-카카오의 블록체인 서비스도 곧 나온다
네이버와 카카오도 블록체인 사업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네이버는 일본 자회사인 라인을 통해 블록체인 사업을 진행하고 있으며 카카오도 계열사인 그라운드X를 통해 블록체인 사업에 열을 올리고 있다.

라인은 모바일 메신저 ‘라인’과 ‘라인 게임’, ‘라인 뮤직’ 등 기존 서비스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한 암호화폐 보상체계를 도입하는 작업에 한창이다. 라인의 링크체인 안에서 암호화폐 ‘링크’로 콘텐츠 이용자와 창작자들에게 보상을 주는 방식이다.

카카오의 그라운드X도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하며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을 고도화하고 있다. 클레이튼을 올 상반기 중으로 메인넷을 론칭할 예정이며, 메인넷 론칭과 함께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디앱, Dapp)를 선보일 계획이다. 메인넷이 론칭되면 카카오의 기존 서비스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접목될 것으로 예상된다.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 참여하는 초기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디앱, Dapp) 파트너.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에 참여하는 초기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디앱, Dapp) 파트너.

■정부도 예산 지원, 시범사업 확대
이처럼 대기업들이 블록체인 사업에 속도를 내면서 정부의 블록체인 기술 지원 사업도 활발해지고 있다. 과기정통부는 올해만 300억원 이상의 예산을 투입해 블록체인 기술 확산에 나선다. 전자문서, 친환경, 관광 등 올해만 12개 블록체인 시범사업이 예정돼 있으며 민간의 아이디어에 예산을 지원하는 민간주도 시범사업 3개도 결정됐다.

지자체의 움직임도 활발해지고 있다. 서울시는 이달부터 블록체인 기술을 행정에 접목한다.
블록체인 기반 투표 ‘엠보팅’이 실제로 서비스될 예정이며 장안평 중고차 매매 시장에도 블록체인 기술이 적용된다. 제주도와 부산시는 올 7월로 예정된 블록체인 특구 지정을 위해 기업 유치에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업계 한 관계자는 “지난해가 블록체인 기술의 가능성을 확인하는 시점이었다면, 올해는 실제로 블록체인 기술이 사회 전반에 적용되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스타트업들이 아닌 대기업들이 대규모 투자에 나서고 있는 만큼 다양한 블록체인 기반 서비스들이 등장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전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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