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정치인의 '말'

박지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4 17:42

수정 2019.03.04 17:42

[기자수첩] 정치인의 '말'

정치는 말의 성찬이다. 그러나 말로 망하기도 한다.

정치인이 던진 말 한마디가 실체의 옷을 입고 현실이 되기도 하고, 큰 잘못이 말 한마디로 정국을 바꾸곤 한다. 반대로 몰락한 경우도 여럿 있었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은 2002년 4월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에서 장인의 빨치산 전력으로 코너에 몰렸다. 당시 노무현 후보는 당내에서 공격을 받자 "아내가 또 아버지 일로 눈물을 흘려야 하나"라며 맞받아 여론의 흐름을 돌렸고 결국 대선 후보로 대통령까지 올랐다.


지난 대선에서 안철수 당시 국민의당 후보는 후보 토론회에서 아바타 발언 한마디로 지지율이 출렁였다. 당시 안 후보는 "제가 MB(이명박 전 대통령) 아바타입니까"라고 맞받았고 직후부터 지지율이 급전직하했다. 그러곤 대선 내내 아바타 프레임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4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에 따르면 '20대 비하' 논란 끝에 문재인 대통령과 여당의 지지도가 동반 하락했다는 결과가 나왔다.

문 대통령이 '잘하고 있다'란 긍정평가는 지난주 51.0%에서 1.6%포인트 하락한 49.4%였다. '잘못하고 있다'는 지난주 44.1%에서 0.3%포인트 상승한 44.4%였다. 50%대 지지도가 무너졌지만 긍정·부정 간 격차는 오차범위(±2.0%포인트) 밖으로 벗어난 5.0%포인트로 집계됐다. 이번 조사는 리얼미터가 YTN 의뢰로 지난달 25~28일 전국 성인 2011명을 상대로 진행했고,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자세한 결과는 리얼미터 홈페이지 혹은 중앙선거여론조사심의위원회 홈페이지를 참고하면 된다.

여당 인사들의 각종 실언 논란이 문 대통령 지지도에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실제 20대 비하 발언 논란이 발생한 25일 당일 조사에서 50.2%였던 지지율이 26일엔 논란이 더욱 확산되며 48.7%까지 하락했다. 정당별 지지도에서는 더불어민주당이 전주보다 2.1%포인트 하락한 38.3%로 나타났다.
지난 3주 동안의 오름세가 꺾인 것이다. 최근 5·18 망언을 일으킨 자유한국당 일부 의원들의 설화가 정국을 뒤엎던 시점에서 민주당발 또 다른 설화로 정국이 또다시 뒤집힌 것이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2%포인트 오른 28.8%를 기록하며 2주 연속 상승했다.

pja@fnnews.com 박지애 정치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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