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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척추·관절 100세 설계] 날씨 풀렸으니 몸도 풀어볼까? 앗! 허리 통증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09 07:59

수정 2019.03.09 07:59

한재석(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신경외과 전문의)
한재석(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신경외과 전문의)


회사원 정 모씨(남·38)는 겨울 내 쉬었던 운동을 다시 시작했다. 오랜만에 하는 운동에 기분이 좋아졌지만 조금 무리하다 싶게 무게를 올려 기구를 들어올리려던 순간 허리를 삐끗했다.

갑자기 생긴 허리 통증에 당황했지만 파스를 붙이고 며칠 쉬면 괜찮아질 거라 여겼다. 그런데 며칠 뒤 작은 아이가 안아달라고 매달리는 통에 아이를 안아 올리려다 허리와 허벅지에 찌릿한 통증과 함께 그대로 주저앉고 말았다. 병원을 찾은 정 씨는 '허리디스크(추간판 탈출증)'라는 진단을 받았다.

허리디스크는 추간판이 돌출하거나 터져나오면서 신경을 압박해 허리나 골반, 다리에 통증을 유발하는 질환이다.
정 씨와 같이 평소 허리 통증이 없던 사람이라도 무거운 운동 기구를 들다 허리에 순간적인 충격이 가해지면서 급성 디스크가 발생할 수 있다. 특히 평소 허리 통증이 있던 사람이라면 더 큰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어 봄철 운동에는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봄철은 몸의 경직이 가장 심한 시기이기 때문에 어느 때보다 운동 전·후 스트레칭이 중요하다.

척추 질환은 대부분 퇴행성 질환이라는 인식이 많았으나 최근 스마트폰, PC 사용이 증가하면서 젊은 환자들이 늘고 있어 사실상 척추질환에 안전한 연령대는 없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 자료에 따르면 2014년 790만 명이었던 환자가 2017년 860만 명으로 집계되어 척추질환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실제로 젊은 직장인이나 청소년들이 허리 통증으로 병원을 찾는 사례가 부쩍 증가하고 있다.

또한 정 씨와 같이 어린 자녀가 있는 부모들이라면 보채는 아이를 안거나 업는 일이 흔해 부모들의 척추 건강에 비상등이 켜질 수 있다. 쪼그려 앉은 상태에서 아이를 업은 후 허리 힘으로 바로 일어서는 과정이 허리에 큰 부담을 준다. 허리를 숙여 아이를 안아 올릴 때 똑바로 서 있을 때보다 2배 이상의 하중이 더해지기 때문이다.

아이를 업거나 안은 상태로 장시간 걷게 되면 디스크에 지속적인 압력이 가해지고 이로 인해 디스크가 신경근을 압박해 허리디스크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한다. 아이와 외출할 때는 아기띠나 유모차를 이용해 이동하는 것이 좋고 안거나 업어야 할 경우라도 10분을 넘기지 않는 것이 좋다.

급성디스크 초기에는 보존적 치료를 통해 대부분 회복이 가능하다.
하지만 보존적 치료에도 증세가 호전되지 않는다면 비수술 치료법인 경막외 감압술을 통해 증상을 개선할 수 있다.

이런 비수술 치료에도 통증이 지속되거나 디스크가 심한 경우 수술적 치료를 고려해야 하는데, 수술이 반드시 필요한 경우라면 자신의 뼈와 인대, 근육을 최대한 살리는 최소 침습적인 방법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하지만 무엇보다 중요한 건 평소 허리와 척추의 근력 강화 운동을 통해 약해진 부분을 보강해주는 것이다.

/한재석(바른세상병원 척추클리닉/신경외과 전문의)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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