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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던파' 이용자들 암호화폐 받는다...넥슨, 암호화폐-게임 연계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1 16:25

수정 2019.03.11 16:25

블록체인 프로젝트 '픽션'과 던파 2차 창작물 활성화 도모 던파 이용자들이 암호화폐로 창작자들에게 보상

국내 대표 게임업체 넥슨 온라인게임 ‘던전앤파이터’가 이용자들에게 암호화폐를 나눠주는 이벤트를 진행한다. 넥슨의 암호화폐-게임 연계의 첫 사례로 업계 이목이 집중된다.


디지털 콘텐츠 블록체인 기업 픽션은 11일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전략적 협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픽션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던전앤파이터의 2차 창작물 활성화를 도모한다는 것이다.


■연매출 1조 넘는 글로벌 히트작 ‘던파’에 암호화폐 관련 이벤트 진행


‘던전앤파이터’는 넥슨의 자회사인 네오플이 개발한 온라인 액션게임이다. 지난 2005년 출시됐다.

한국은 물론 중국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글로벌 누적 회원이 6억명에 달하며, 글로벌 매출도 연간 1조원을 넘는 인기게임이다.


디지털 콘텐츠 블록체인 기업 픽션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전략적 협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디지털 콘텐츠 블록체인 기업 픽션이 넥슨의 던전앤파이터와 전략적 협업을 진행한다고 발표했다.

네오플은 던전앤파이터로 지난 2017년 매출 1조1495억원, 영업이익 1조636억원을 기록했다. 영업이익률이 무려 90%를 넘는다. 수익 대부분이 중국에서 발생하는 로열티 수익인 덕분이다. 게임기업 가운데 영업이익 1조원을 넘긴 기업은 네오플이 유일하다.


픽션은 블록체인 기반 디지털 콘텐츠 생태계를 혁신하겠다는 비전을 제시하고 있다. 게임, 웹툰, 동영상과 같은 디지털 콘텐츠에 블록체인 기술을 적용해 이용자와 창작자가 직접 협업하고 그에 대한 성과를 공유하는 새로운 생태계를 제시한다. 넥슨에서 대표를 지냈던 데이비드리와 서원일 씨가 어드바이저로 합류해 화제가 된 바 있다. 배승익 대표 역시 넥슨과 스마일게이트 등을 거친 게임인이다. 픽션은 올 상반기 중으로 메인넷을 론칭할 예정인 카카오의 블록체인 플랫폼 ‘클레이튼’의 초기 파트너로도 이름을 올렸다.


이번 협력으로 ‘던전앤파이터’ 이용자들은 공식 홈페이지에 게시된 2차 창작물에 코인을 기부할 수 있다. 2차 창작물을 만든 이용자는 기부 받은 코인을 픽션에서 다양하게 활용할 수 있게 된다.


■2차 창작물 활성화 위해 암호화폐로 창작자 보상


넥슨은 그동안 ‘넥슨콘텐츠축제(네코제)’를 진행하는 등 이용자들의 2차 창작물 활성화를 위해 힘써왔다. 메이플스토리, 마비노기, 엘소드 등 넥슨의 인기 게임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다양한 액세서리, 피규어, 그림, 인형 등의 상품을 제작하는 것이다. 지난해 부산에서 열린 제6회 네코제에는 1만명 이상의 관객들이 몰렸고, 창작물은 1만7000여개나 팔렸다. 올해는 스타크래프트로 잘 알려진 블리자드와 함께 네코제를 준비하고 있다.


픽션과 던전앤파이터와의 협업도 이같은 2차 창작물 활성화의 일환으로 보인다. 2차 창작물 제작을 독려하기 위해 암호화폐 보상체계를 구축한 것이다.


배승익 픽션 대표는 “던전앤파이터 지식재산권 및 이용자 기반은 픽션의 콘텐츠 생태계가 초기에 성공적으로 안착하는 것을 넘어, 픽션이 새로운 패러다임의 글로벌 콘텐츠 서비스로 나아가는데 큰 기여를 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던전앤파이터에 이어 여러 IP들이 픽션 생태계에 참여한다는 소식을 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넥슨 “단순 이벤트 차원… 게임 본격 적용은 아직”


업계에서는 넥슨이 처음으로 암호화폐와 연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넥슨은 지주회사인 엔엑스씨 김정주 대표는 그동안 국내 암호화폐 거래소인 코빗과 유럽 암호화폐 거래소인 비트스탬프 등을 인수하며 암호화폐 산업에 꾸준히 관심을 보여왔다. 최근 김 대표가 넥슨을 매물로 내놓기는 했지만, 암호화폐 거래소 등 블록체인 관련 사업은 계속 이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던전앤파이터와 픽션과의 협업이 향후 넥슨의 다른 게임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도 관심이다. 이번에는 단순 이벤트 차원이지만, 향후 게임 내 블록체인 기술과 암호화폐를 적용할 수도 있다는 예측도 나온다.

넥슨의 관계사가 암호화폐 거래소 사업을 진행하고 있는 만큼, 게임 내 블록체인 기술 적용은 시간문제로 보는 시각이 많다. 이미 넥슨도 연구개발 조직인 인텔리전스랩스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을 들여다 보고 있다.


다만 넥슨 측은 이번 협업에 대해 “웹페이지에서 진행하는 이벤트”라며 “게임 내 블록체인 기술 적용 등에 대해서는 논의된 바 없다”고 확대해석을 경계했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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