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韓 조선사, 2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 90% 싹쓸이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1 17:01

수정 2019.03.11 17:01

발주량, 전년比 절반 줄었지만 국내 조선사 수주는 오히려 늘어
국내 조선업체들이 지난 2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이 감소한 와중에도 쾌속 순항을 지속한 것으로 조사됐다. 한국 조선사들은 지난 2월 전세계에서 발주된 선박 '열에 아홉척'을 수주했다. 선가 역시 지속적으로 올라 국내 조선업체들이 싹쓸이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선 가격은 지난달에 이어 100만달러 상승하며 상승세를 이어갔다.

11일 영국 조선해양시황 분석기관 클락슨리서치에 따르면 지난 2월 전세계 선박 발주량 70만CGT(15척) 중 한국은 63만CGT(8척·90%)를 수주했다. 중국은 2만CGT(1척)에 그쳤고, 일본은 1만CGT(1척)으로 뒤를 이었다. 올 들어 2월까지 누계 수주 실적은 중국이 124만CGT(65척) 41%, 한국 121만CGT(20척) 40%, 이탈리아 24만CGT(3척) 8%, 일본 23만CGT(6척) 8% 순이다.


다만 전세계 선박 발주량은 오히려 줄어든 것으로 조사됐다. 2월 발주량은 1월 231만CGT(86척)에 비해 70% 감소했고, 최근 2년간 1~2월 누계 선박 발주량과 비교해도 적었다. 실제 올해 2월까지 누계 선박 발주량은 301만CGT인데 비해 2018년은 707만CGT(1~2월)이었다. 지난해 1~2월 선박 발주량에 비하면 절반 이상 줄어든 셈이다.

이 탓에 올해 2월말 전세계 수주잔량은 1월말 대비 101만CGT 감소한 8050만CGT를 기록했다. 그러나 한국 조선업체들은 오히려 수주잔량이 증가했다. 지난달과 비교해 한국의 수주잔량은 22만CGT 증가한 반면 중국은 21만CGT, 일본은 54만CGT 감소했다. 국가별 수주잔량은 중국 2913만CGT(36%)에 이어 한국 2175만CGT(27%), 일본 1452만CGT(18%) 순이다.

선가 역시 상승했다. 2월 클락슨 신조선사지수(NPI)는 131포인트를 기록하며 지난달 130포인트에서 1포인트 올랐다. 특히 선종별 선가 추이를 살펴보면 유조선(VLCC), 컨테이너선(1만3000~1만4000TEU)은 각각 전달과 동일한 9300만달러, 1억1500만달러를 나타냈다.
LNG선은 지난달에 이어 100만달러 상승한 1억8500만달러로 지난해 2월 최저점(1억8000만달러)을 기록한 후 지속 상승(3%)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국내 조선업체들이 독식하고 있는 LNG선의 가격 상승은 인수 본계약 체결 후 각국의 기업결합심사를 기다리고 있는 현대중공업그룹과 대우조선해양의 독과점 평가에 독이 될 수도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홍인선 산업연구원 박사는 "시장 집중도를 파악하는 지표인 허핀달-허쉬만 지수(HHI)가 심사의 기준"이라며 "벌크선이나 컨테이너선 등 여타 선종만 두고 본다면 HHI지수 상 독과점 우려가 없지만 LNG선을 포함할 경우 지수가 우려할 수준으로 상승한다"고 말했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