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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치단체장 칼럼] ‘에너지 자립마을’로 탄소배출 없는 제주 실현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4 17:12

수정 2019.03.14 17:12

[자치단체장 칼럼] ‘에너지 자립마을’로 탄소배출 없는 제주 실현

제주시는 에너지 자립을 꿈꿉니다!

신재생에너지를 이용해 전기를 생산하고, 에너지 효율을 높여 에너지 낭비를 없애는 한편 탄소배출을 최소화함으로써 육지부에서 운송된 에너지를 최대한 사용하지 않는다는 꿈입니다.

세계 7위의 온실가스 대국인 우리나라는 2030년까지 온실가스 배출 전망치의 37%를 감축하기로 했지만, 제주특별자치도는 정부와 동일한 기간에 최대 60%의 온실가스를 줄여 탄소 없는 섬을 만들겠다는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Carbon Free Island)' 계획을 세워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런 야심찬 계획에도 불구하고 현재의 상황은 그 꿈과는 너무나 멀리 있습니다. 300~400㎿의 전력이 매일 전남 해남과 진도에서 해저케이블을 통해 공급되고 있고, 도내 3개의 화력발전소에서는 중유 등을 이용해 853㎿의 전력을 생산하고 있습니다. 제주의 전력소비량은 2018년 12월 말 기준 1318㎿입니다.

앞으로 삼양화력발전소(240㎿)와 내년 준공되는 화순화력발전소(150㎿)는 복합발전 방식이지만 천연가스를 이용한 발전으로 바뀌면 탄소배출을 크게 줄일 수 있을 것입니다.


또한 자동차와 각종 기계, 과수하우스와 가정 난방용으로 사용되는 휘발유, 경유, 액화천연가스(LPG) 등 화석연료는 98만6000TOE(Ton of Oil Equivalent, 원유 1t이 발열하는 칼로리)에 이릅니다.

제주도가 2012년 마련한 '2030 카본 프리 아일랜드'의 핵심은 △4.3GWh 규모의 신재생에너지 발전설비 마련 △37만7000대의 전기자동차를 보급으로 탄소배출 없는 교통인프라 구축 △도 전역 스마트그리드화로 에너지 효율을 높이는 것입니다.

제주시는 '카본 프리 아일랜드' 계획에 맞춰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에너지 이용 효율화를 제주의 미래를 위한 핵심 정책으로 추진하는 결단을 내렸습니다.

우선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를 위해 '에너지 자립마을'을 집중적으로 육성해 나가고 있습니다. 마을공동체라는 관리체계를 결합해 지역주민의 주도 아래 에너지를 효율적으로 생산·유통·관리 할 수 있도록 하는 것입니다. 올해 5개의 에너지 자립마을을 시작으로 점차 시 전역으로 확대하고,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보급 확대와 주민 주도의 에너지생태계 구축으로 '제주형 제로에너지하우스' 도입을 연차적으로 구현해 나갈 계획입니다.

제로에너지하우스는 건물 외벽 및 창문 단열과 기밀로 에너지 손실을 최소화(패시브)하고 신재생에너지를 활용해 에너지를 생산(액티브), 외부에너지 사용률이 '0'에 가까운 건축물을 말합니다.

2017년 기준 제주시의 건축물에서 사용하는 에너지가 30.6%를 차지합니다. 이는 제주시의 모든 건물을 제로에너지화하면 화석에너지 사용을 30.6%나 줄일 수 있게 되는 것입니다.

또한 '제주형 제로에너지 도입기준'을 마련해 올해부터 신축·리모델링하는 읍면동 청사나 경로당, 청소년 문화의집 등 모든 공공건축물을 제로에너지하우스로 조성하면서 점차 민간부문까지 확대할 예정입니다.


화석연료는 인류 문명의 총아였지만 이제는 인류의 생존을 위협하는 재앙으로 둔갑했습니다. 화석연료가 만들어낸 온실가스는 기후변화의 원인이 되어 재해를 일으키고 환경을 변화시켰으며 국제사회가 공감하는 '재앙'이 됐습니다.


제주시가 꾸는 에너지 자립의 꿈은 먼 미래를 향한 여유 있는 바람이 아닌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고희범 제주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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