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eekend 레저]

황금돼지해 福받으실분 여기로 오이소

돼지가 누운 모습 닮은 창원 돝섬&저도
마산항서 배타고 들어가는 돝섬
'돝'은 돼지의 옛말로 말 그대로 돼지섬
푸른바다 풍경과 월영대 둘러보기 좋아
'콰이강의다리 스카이워크'로 유명한 저도
바다 끼고 달리는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
빨간다리만큼 유명한 비치로드까지 낭만적

한 여행객이 경남 창원 돝섬에 있는 황금돼지 조형물을 만지고 있다.
【 창원(경남)=조용철 기자】 올해는 기해년, 돼지해다. 그중에도 60년만에 한 번 돌아오는 '황금 돼지해'라고 한다. 돼지는 다산의 상징으로도 통하며, 돼지 돈(豚) 자가 돈(화폐)과 음이 같아서 재물을 뜻하기도 한다. 이에 옛날부터 돼지는 행운과 재물을 부르는 동물로 여겼고 돼지꿈은 길몽이라고 해서 크게 반겼다. 경기 이천시 율면 '돼지보러오면돼지' 농장, 충북 청주의 삼겹살거리, 전북 남원 운봉 지리산 흑돼지, 경북 경주 불국사 복돼지, 미끄럼을 타는 새끼 돼지 공연을 만나볼 수 있는 제주 휴애리자연생활공원의 '흑돼지야 놀자' 등 돼지와 관련된 명소를 전국 곳곳에서 찾을 수 있다. 이중 황금 돼지의 기운이 깃들었다는 경남 창원으로 발길을 옮겼다.


경남 창원에 가면 돼지와 관련된 여행지가 두 곳이 있다. 돝섬과 저도다. 돝섬은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들어가면 된다. 돝섬의 '돝'은 돼지의 옛말로 말 그대로 돼지 섬이다. 마산항에서 배를 타고 바람을 맞다 보면 10분여 만에 돝섬에 도착한다. 배를 타고 가면서 과자 한 봉지로 갈매기를 유혹하는 재미도 쏠쏠하다.

배에서 내리면 섬 입구에 '복을 드리는 황금돼지섬 돝섬'이라는 환영 문구가 여행객을 맞는다. 섬에 들어서면 황금 돼지상이 눈길을 끈다. 배에서 내린 여행자는 황금 돼지를 어루만지며 사진 찍기 바쁘다. 하늘에서 내려다보면 섬의 형상이 돼지가 누운 모습을 하고 있다고 해서 돼지 '돝'을 붙여 돝섬으로 불리고 있다. 마산만 한가운데 위치한 지형적 특성으로 인해 섬을 둘러싸고 있는 파도소리길, 돝섬 정상으로 향하는 황금돼지길, 하늘화원, 바다장미원, 동백나무길, 매화나무길, 바람의 언덕 등 다양한 산책로가 조성되어 있다. 또 최치원과 연계된 전설이 전해져 내려온다. 가락국 왕의 총애를 받던 후궁 미희 이야기다. 미희가 어느 날 작은 섬으로 숨어들었는데 신하들이 환궁을 요청하자 미희는 황금 돼지로 변해 무학산으로 사라졌다. 이후 황금 돼지가 백성을 괴롭힌다는 소문이 떠돌았다. 이에 병사들이 금빛 돼지에 활을 쏘자 한 줄기 빛이 내려와 돼지가 누운 모습의 섬으로 변했다고 한다. 신라시대엔 밤마다 돝섬에서 돼지 우는 소리가 나면서 민심이 흉흉했지만 최치원이 섬을 향해 활을 쏘니 잦아들었다는 전설이 있다. 입구에 있는 황금 돼지상 뒤에는 이같은 전설을 표현한 벽화가 보인다.

돝섬은 지난 1982년 해상유원지로 만들어졌다. 과거에는 돝섬에 서커스장과 동물원, 놀이기구가 있었다. 이를 보기 위해 섬에 들어가는 배를 타려고 여행객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고 한다. 하지만 시대가 흐르면서 돝섬은 점차 잊혀졌고 잠시 문을 닫기도 했다. 이후 민간 업체가 운영하다가 현재는 창원시에서 인수해 시민들이 함께 즐기는 휴식 공간으로 만들어지고 있다. 섬 입구에 들어가서 왼쪽을 바라보면 출렁다리가 보인다. 돝섬은 천천히 산책하기 좋은 코스로 이뤄져 있다. 푸른 바다의 풍경을 눈에 담으면서 걷다 보면 월영대와 관련된 시비와 조각 작품이 하나둘 나타난다. 2012년 창원조각비엔날레 때 전시된 작품이다. 섬 곳곳에 핀 꽃을 단지 바라만 봐도 즐겁다.

스카이워크로 유명한 저도는 바다를 끼고 걷기 좋은 섬이다. 돝섬을 뒤로 한 채 찾은 저도 역시 돼지 섬으로 하늘에서 보면 돼지가 누운 형상이라서 붙여진 이름이다. 마산합포구 구산면에 위치한 저도로 가는 길은 바다를 끼고 달리기 때문에 드라이브 코스로 제격이다. 좁고 꼬불꼬불 길을 따라 가면 저도가 한 눈에 들어온다. 저도는 돝섬과는 달리 육지와 다리로 이어져 있어 접근하기 편하다.

섬모양이 돼지가 누워 있는 모습과 비슷하다는 저도 콰이강의 다리(왼쪽). 이 부근 사랑의 열쇠 조형물(가운데)과 돼지 조형물(오른쪽)도 관광객에게 인기다.

저도의 마스코트는 무엇보다도 파란 바다 위에 있는 빨간 다리다. '콰이강의다리 스카이워크'다. 영화 '콰이강의 다리'에서 따온 이름이다. 2차 세계대전 당시 영국군 포로들이 콰이강에 건설한 다리와 닮았기 때문에 지어진 이름이다. 지난 2017년 리모델링할 때 바닥에 강화유리를 설치했다. 다리를 건너면서 유리 아래로 바다를 바라보는 느낌이 짜릿하다. 다리 입구엔 귀여운 돼지 조형물과 사랑의 자물쇠, 느린 우체통 등이 비치돼 있어 데이트 코스로도 인기다. 빨간 다리만큼 저도에서 유명한 것은 저도 비치로드다. 경사가 급하지 않아 마음도 편하다.

창원은 또 예술의 고장으로도 유명하다. 창동예술촌은 예술의 향기를 느낄 수 있는 장소다. 골목 구석구석이 화려한 작품과 문화의 기운으로 가득하다. 창동예술촌은 1950~1980년대 문화 예술의 중심이던 마산의 추억을 되살리기 위해 추진한 도시 재생 사업 일환으로 조성됐다. 문신 선생을 재조명하는 '문신예술골목', 마산의 옛 거리를 재현한 '마산예술흔적골목', 창작 공간과 상가를 혼합한 '에꼴드창동골목'으로 구성된다. 창원의 대표 문화 예술 거리로, 가죽공예와 자수, 한지, 양초 등 다양한 공방도 자리한다.

최근에는 창원NC파크마산구장이 오는 18일 시민과 야구팬 모두가 참여한 가운데 시민화합 축제행사와 함께 개장한다. 365일 함께 열린 야구장 운영을 위해 NC구단과 협의, 새 야구장 시설 투어 프로그램, 스카이박스를 회의실 또는 워크숍 장소로 활용하고 무엇보다 시민여가를 즐길 수 있도록 도심 속 잔디광장으로 가족공원이 조성된다. 이곳에서 버스킹 공연 등 시민들이 함께 모여 문화생활을 누리는 등 홈경기가 없는 비경기시에도 시설을 시민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해 창원의 또다른 명소로 탈바꿈할 예정이다.

미더덕덮밥
미더덕회와

여행지를 둘러보고 나니 배가 고파진다. 이맘 때엔 제철을 맞는 미더덕이 예술이다. 국내 미더덕 생산량의 60%를 차지하는 마산 진동면 고현은 싱싱한 미더덕을 회와 무침으로 즐길 수 있다. 이곳의 미더덕은 우리가 생각하는 된장찌개 속 '미더덕'이 아니다. 그것은 '오만둥이'라는 다른 종이다. 참미더덕은 참기름을 뿌린듯 고소하고 향긋한 미더덕을 단단한 껍질만 반쯤 살짝 벗겨내고 그대로 먹는다.
어른 손가락만큼 커다란 참미더덕을 골라 먹기좋게 손질해 상에 올린다. 향긋한 바다향과 고소함이 입을 가득 채우는 미더덕 회는 다른 곳에선 맛보기 힘든 별미다. 특히 미더덕을 까서 밥에 비벼먹는 미더덕덮밥이 유명하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