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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호화폐 시장에 기관투자가 몰려온다…'크립토 금융시대' 본격 열릴 것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7 17:45

수정 2019.03.17 17:45

김 서 준 해시드 대표, 포스텍 최고경영자과정 강의
美 예일대 등 크립토 펀드 투자.. 월가도 커스터디 라인업 확보
ICE 거래 플랫폼 '백트'도 주목
암호화폐 시장에 기관투자가 몰려온다…'크립토 금융시대' 본격 열릴 것

미국을 중심으로 전통금융기관의 암호화폐 시장 진입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이 때문에 암호화폐 보관·관리 등 커스터디 서비스를 제공하는 업체들이 경쟁우위를 점하게 될 것이란 관측도 제기됐다. 이른바 '글로벌 크립토 금융 시대'가 본격적으로 열리고 있다는 것이다.

김서준 해시드 대표(사진)는 지난 13일 서울 테헤란로 포스코센터에서 열린 포항공과대학교(POSTECH, 포스텍) 블록체인 최고경영자 과정 첫 강의를 통해 "올해 주목할 블록체인·암호화폐 생태계 변화 중 하나는 기관투자자들의 시장 진입"이라며 "2017~2018년 암호화폐 시장은 개인들이 만들어낸 거품이 중심이었지만, 올해부터는 기관투자자들이 철저하게 주도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해시드 역시 서울과 샌프란시스코에 기반을 둔 블록체인 전문 투자사이다. 소프트뱅크벤처스 벤처파트너+로도 활동 중인 김 대표는 "현재 세계 암호화폐와 투자시장은 극심한 구조조정기를 지나고 있다"며 "이 과정을 거치면서 진짜 실력 있는 업체들이 두각을 드러내고 있고, 전통적인 기관투자자들이 시장에 속속 진입하면서 시장 구도가 변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김 대표가 주요 사례로 지목한 것은 예일대를 비롯해 미국 주요 연기금들의 시장 참여와 백트(Bakkt)이다. 대학 기부금 등을 기반으로 한 기금운용의 전설로 여겨지는 예일대 가 최근 크립토 펀드 'a16z' 등 암호화폐에 대한 투자를 시작했으며, MIT와 스탠포드 등 유력 대학의 기금들도 크립토 펀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이는 곧 암호화폐 등 디지털 자산이 대체자산 역할을 하고 있음을 의미한다는게 김대표의 설명이다.

김 대표는 "글로벌 최고 권위를 인정받는 투자 컨설팅 업체 캠브리지 어소시에이츠는 보고서를 통해 투자사들이 포트폴리오 중 일부분을 크립토 에셋에 노출시킬 것을 주문하며 적극매수(스트롱바이) 의견을 내놓았다"고 전했다. 그는 이어 "특히 기관투자사들의 운용 자금 규모는 최소 1000억 안팎이기 때문에 결국 커스터디 생태계가 뒷받침 돼야 한다"며 "골드만삭스와 피델리티 등 미국 월가를 비롯해 코인베이스 등이 커스터디 라인업을 갖추고 있는 이유도 같은 맥락"이라고 덧붙였다.

김 대표가 또 하나 주요 관전 포인트로 지목한 부분은 백트(Bakkt)이다.
뉴욕증권거래소(NYSE) 등을 소유하고 있는 세계 최대 거래소 그룹인 ICE가 만든 백트는 암호화폐 거래 및 결제 등을 위한 플랫폼이다. 연내 실물인수 방식의 비트코인 선물 출시를 예고한 상태다.


김 대표는 "미국 금융권의 꼭대기에 있는 ICE가 비트코인을 가지고 트레이딩과 커스터디를 비롯해 선물옵션까지 커버할 것"이라며 "올 하반기에 출시될 백트가 암호화폐 시장에 새로운 투자 패러다임을 가져올 것이라 여긴다"고 강조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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