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일반

블록체인 해외송금 서비스 글로벌 경쟁 점화...한국은 무풍지대(?)

김미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18 16:05

수정 2019.03.18 16:22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미국, 프랑스, 싱가포르, 홍콩, 호주 등 주요 선진국 기반 핀테크 업계가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경쟁에 돌입한 것이다. 즉 기존에 국제 결제 시스템(스위프트‧SWIFT) 대신 리플과 스텔라 등 블록체인을 연동해 계좌이체처럼 ‘빠르고 안전하게 저렴한 수수료’로 해외송금을 구현하는 게 핵심이다.


블록체인 해외송금 서비스 글로벌 경쟁 점화...한국은 무풍지대(?)


■IBM,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시장 선도


18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암호화폐 거래소를 비롯해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과 간편결제 등 핀테크 서비스가 급속히 확산되고 있다.


특히 기존에 스위프트망에 갇혀 있던 해외송금과 관련, IBM은 블록체인 네트워크 ‘스텔라’를 기반으로 한 ‘월드와이어’를 활발히 운영 중이다. 아시아 기반 은행을 시작으로 최근엔 국내 은행들과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또 국제금융센터가 발표한 내용에 따르면 글로벌 대형은행인 스페인 산탄데르 은행도 리플(Ripple)의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해외송금 서비스를 출시했다.


기존 금융권이 스위프트망 대신 블록체인을 연동하는 이유는 수수료 등 비용절감이 가장 큰 이유다. 네트워크 속도는 평준화됐지만, 중개 수수료에 따른 비용 이슈는 여전히 부담 요인이기 때문이다.


영국 금융감독청(FCA)은 관련 보고서를 통해 “블록체인 기술은 해외송금관련 비용을 절감하고, 보안과 신뢰는 물론 처리 속도도 향상시킬 수 있는 기술임을 확인했다”며 지원의사를 밝힌 바 있다.


최근에는 인도네시아, 멕시코, 필린핀 등 개발도상국들도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복수의 블록체인 업계 관계자는 “영국, 미국, 싱가포르 등은 정부기관들이 직접 블록체인‧암호화폐를 이용한 해외송금 라이센스를 운영하고 있다”며 “반도체와 스마트폰 등 제조업과 달리 금융 분야에서는 단 한번도 글로벌 서비스를 출시해본 적이 없는 한국이 블록체인이란 신기술을 활용해 핀테크 허브가 될 수 있는 기회를 반드시 잡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국, 블록체인 기반 해외송금 사각지대


반면 국내에서는 블록체인‧암호화폐 기반 송금과 결제 등 핀테크 서비스가 일체 만들어지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정부가 암호화폐공개(ICO) 뿐 아니라 블록체인 기술이나 암호화페를 이용하는 서비스 전체에 대한 의심을 거두지 않아 정부 인·허가가 필요한 대목마다 발목을 잡고 있기 때문이다.


일례로 지난 2016년 3월 설립된 블록체인 기반 핀테크 업체 모인(MOIN)은 기획재정부로부터 소액해외송금 라이선스를 취득해 일본, 중국, 미국, 싱가포르 등 4개국에 대한 송금 서비스를 운영하고 있다. 최근에는 임시허가(시장출시 허용)와 실증특례(규제 면제)가 핵심인 규제 샌드박스를 활용해 블록체인·암호화폐 기술 기반 해외송금 서비스 경쟁력을 갖추려 시도하고 있지만 규제샌드박스가 또다른 규제역할을 하고 있는 실정이다.


지난 1월 규제샌드박스 신청 1호업체로 정부에 특례를 요청했지만 정부는 2차례나 심의 자체를 연기했다. 당초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규제특례를 요청했는데, 결국 정부부처간 협의를 이루지 못하고 4월 금융위원회 규제특례와 통합해 논의하겠다는 중간 결론을 내려놓은 상태다.


업계 한 전문가는 “한국 정부의 규제정책은 블록체인 핀테크 기업들이 은행 주도의 금융서비스에 수수료 절감 등 서비스 고도화에 나서는 것 까지만 허용하고, 블록체인 같은 신기술을 활용해 신산업을 창출하는 것은 금지하고 있는 모양새”라고 문제를 지적했다.



elikim@fnnews.com 김미희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