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빠는 코치, 아들은 선수.. “고교 운동부도 상피제 도입해야”

인천 동산고 야구부 학부모 '공정성 문제 제기'
최근 연습경기 선발투수는 '코치 아들'
"감독은 상피제 적용 대상... 철저히 운영감독할 것"

▲ 메이저리거 류현진 선수의 모교이자 인천 고교야구 명문 동산고등학교의 야구부 선수들의 모습. 사진=독자 제공

인천 동구 동산고등학교 야구부의 지도자들이 고액 연봉 체결로 논란(관련 기사 인천 동산고 야구부 감독은 어떻게 ‘연봉 9600만원’이 됐나)인 가운데, 혈연관계의 선수와 코치가 같은 야구부에 소속돼 있어 일부 학부모들 사이에서 공정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1일 익명을 요구한 한 학부모는 “올해 새 코치가 부임하면서 그 아들이 수차례 선발로 나갔다. 학부모들은 불만이 가득하지만 자신의 아이에게 피해가 갈까 봐 한마디도 못하고 있는 상황”이라며 "정당한 실력으로 평가받을 수 있도록 운동부도 상피제가 적극 도입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상피제는 선생님인 부모와 학생인 자녀가 같은 학교에 다니지 못하도록 하는 규정으로써, 지난해 일명 ‘숙명여고 자매 시험지 유출 사건'이 일어난 직후 올해 전국 교육청에서 이미 도입하거나 본격 논의되고 있다. 하지만 여전히 학교장의 영향력이 미치지 못하는 운동부는 논의 대상에서 예외로 보는 시각이 크다.

■ “아무리 공정해도 팔이 안으로 굽지 않겠냐”
제보에 따르면, 해당 선수는 최근 연습경기에서 세 경기의 한 번꼴로 선발 투수에 출전한다고 주장했다. 투수는 선수 보호 차원에서 매일 던질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1회 출전에 2~3일 휴식을 취한다.

현재 이 학교 야구팀 3학년 투수는 총 8명이다. 선수 선발과 전술에 따른 포지션 변화 등이 감독 고유의 영역이라곤 하나 학부모들 사이에선 코치가 공정한 과정을 무시하고 일방적으로 해당 선수를 밀어주려 한다는 소문이 나돌았다.

학부모들이 자신의 자녀가 선발로 뛰길 바라는 이유는 선발투수가 되면 대학 진학이나 프로 스카우트에서 집중 조명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이 학부모는 “아무리 공정하게 하려 해도 결국 팔이 안으로 굽지 않겠냐”라면서 “이 선수 엄마 또한 졸지에 사모님이 됐다. 다른 학부모들은 좋지 않은 말이 코치의 귀에 들어갈까 봐 사모님 눈치를 살핀다”라고 말했다.

▲ 지난 2월 연습경기에서 코치의 아들인 선수가 연속적으로 선발 투수로 나선 대목. 한 학부모는 이 과정이 공정하지 못하다고 주장했다. 사진=독자 제공

■ 인천시 교육청 "감독은 상피제 적용 대상.. 코치는 아직"
통상 고교 야구부 감독은 학교장이 전문 인력을 선발해 고용한다. 그럼 감독은 각 분야 별 코치진을 고용해 야구팀을 이끈다. 해당 학교 야구부 감독과 코치진 총 네 명은 올해 1월 부임했다.

학교 측은 새로 부임할 코치 한 명과 선수가 부자관계 임을 이미 알고 있었지만 이를 묵인했다. 대부분의 학교장은 코치진 선발을 감독의 고유 권한으로 보고 그 관례를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와 같이 단체 운동 종목에서 가족관계의 지도자와 선수가 한 팀에 소속돼 있다면 어느 한쪽에서 불필요한 오해나 불만이 제기될 수밖에 없어 보인다.

더구나 도제식 시스템에다 인력 풀이 좁은 운동부 특성상 지도자의 발언권은 선수의 장래에 커다란 영향을 준다. 그런 만큼 어느 한 쪽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공정하고 투명한 운영이 더욱 강조된다.

이에 대해 21일 인천시 교육청은 "올해까지 지역 인사관리 기준을 개정해 내년 3월부터 상피제를 본격적으로 시행할 계획"이라며 “각 학교 운동부 감독은 교육청에서 정규 교사로 임용한 것이므로 내년부터 시행할 상피제 대상에 포함 된다”라고 밝혔다.


다만 코치진에 대해선 “해당 학교와의 계약에 의해 체결된 경우이므로 논의 대상으로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해당 학교 측은 “코치진 선발은 감독의 고유 권한이며, 최근 이와 관련된 학부모 민원은 들어오지 않은 상태"라고 밝혔다. 이어 "만약 이 같은 상황으로 인해 불이익을 받는 선수와 학부모가 있다면, 철저히 조사해 공정하게 운영될 수 있도록 관리 감독하겠다”라고 밝혔다.

#상피제 #야구부 #동산고 #교육청 #류현진

demiana@fnnews.com 정용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