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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깐깐해진 암호화폐 상장 투표 '픽썸', 시장 건전성 높인다

김소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3 14:21

수정 2019.03.23 14:21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 픽썸 3라운드 투표 종료 블라인드 투표 첫 도입, 실시간 득표수 확인 불가 "다수에게 긍정적으로 평가된 프로젝트만 남을 것"

암호화폐 거래소 빗썸의 상장투표 ‘픽썸’이 송곳같은 검증을 통해 투명하고 건전한 상장환경을 조성하겠다는 목적에 가까워지고 있다. 횟수를 거듭할수록 투표 절차를 개선하며 암호화폐 프로젝트의 옥석을 가려내고 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빗썸은 지난 20일 픽썸 3라운드 투표를 완료한 뒤 1주일간 내부 투표 검수를 거쳐, 오는 27일 투표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23일 밝혔다.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상위 프로젝트 2개는 빗썸 거래소에 상장된다.


픽썸은 지난 2라운드 때 부정 투표가 여럿 적발되면서 홍역을 치렀다. 1인 1표 방식의 투표가 아닌 회원 레벨에 따라 투표권이 차등 배분되는 픽썸의 규칙을 악용한 일부 사용자가 높은 레벨의 계정을 매입하는 부정행위가 발생한 것. 또, 일반적이지 않은 번호나 이메일로 가입된 가짜 계정도 전수 조사 과정에서 여럿 드러났다.

그 결과 2라운드에서 1위를 차지한 큐브 프로젝트는 전체 득표 수의 약 13% 가량이 삭감됐다.


픽썸 홈페이지
픽썸 홈페이지

■어떤 프로젝트가 1등인지 모르게…픽썸 3라운드는 ‘블라인드 투표’


빗썸은 3라운드 투표 과정에 블라인드 방식을 적용했다. 이전 라운드까지는 실시간으로 프로젝트 별 득표 수를 공개했었다. 상장이 결정된 프로젝트에 투표한 사람에게 보상으로 제공되는 에어드랍을 노리고 상장 가능성이 높아 보이는 프로젝트에 표를 몰아주는 행위를 막기 위해 블라인드 투표를 도입했다는게 빗썸의 설명이다. 이를 통해 투표인단이 객관적으로 가치 있다고 평가한 프로젝트에 투표할 수 있도록 제도를 만들어 픽썸의 본래 취지였던 ‘암호화폐 상장 과정의 투명성을 높이겠다는 것이다.


투표에 앞서 1주일 간의 후보 공개 및 검증 과정을 추가한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올초 실시된 픽썸 2라운드에선 프로젝트 공개와 동시에 투표가 진행됐다. 하지만 이번 라운드에선 프로젝트 공개와 투표, 전수 조사 기간을 철저히 분리했다. 이를 통해 사용자들이 충분한 기간을 갖고 각 프로젝트를 자체적으로 검증할 수 있게 했다. 또, 투표 기간 역시 기존 7일에서 3일로 줄여 불필요한 ‘눈치게임’이 발생하지 않게 만들었다.


이 밖에 빗썸은 픽썸 3라운드를 앞두고 ARS 인증을 도입해 신규가입 절차를 강화하기도 했다. 이전까지 빗썸은 회원가입을 원하는 신규 사용자에게 SMS 인증과 이메일 인증을 요구해 왔다.


■ 에어드랍 수량은 사전에 공지…일부러 1등 투표 피하는 경우도


더 깐깐해진 암호화폐 상장 투표 '픽썸', 시장 건전성 높인다


에어드랍은 암호화폐 프로젝트 제작자가 화폐 활성화를 위해 이벤트 성격으로 참여자에게 화폐를 무료로 배분하는 것을 뜻한다. 주식시장에서 새로 발행하는 주식을 주주에게 공짜로 나눠주는 무상증자와 비슷한 개념이다.


지난 12일 총 4개의 픽썸 후보 프로젝트들은 픽썸 홈페이지를 통해 각각의 에어드랍 수량을 공개했다. 본격적인 투표는 18일부터 시작되기 때문에 픽썸 참여자들은 사전에 에어드랍 수량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후 각종 암호화폐 커뮤니티에선 “2위 프로젝트를 맞춰야 한다”는 얘기가 나돌았다. 이는 에어드랍 분배 구조 때문인데, 후보 프로젝트가 받는 총 득표수가 높을수록 개별 투표자에게 돌아가는 암호화폐는 수량은 줄어들기 때문이다.

그러다보니 오히려 ‘사용자의 공정한 평가를 토대로 우수한 암호화폐를 가려낸다’는 픽썸의 본래 취지가 무색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srk@fnnews.com 김소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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