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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소형 빌딩의 눈물 下] 자영업 통계 감추기 급급한 당국

이환주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6 15:46

수정 2019.03.26 18:14

중기부 산하 소상공인진흥공단 작년부터 소상공인 폐업률 데이터 제공 중단 
"데이터 신뢰성 확보" 주장하나 자영업 경기 침체에 따라 수치 공개 부담 느낀 듯
지난 몇 년간 소상공인 창업률과 폐업률 등 관련 통계를 발표하던 소상공인진흥공단 사이트는 현재 폐업률 데이터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7년 하반기부터 소상공인 폐업률이 창업률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지난해 나오고 난 뒤부터다.
지난 몇 년간 소상공인 창업률과 폐업률 등 관련 통계를 발표하던 소상공인진흥공단 사이트는 현재 폐업률 데이터 등을 공개하지 않고 있다. 2017년 하반기부터 소상공인 폐업률이 창업률을 넘어섰다는 보도가 지난해 나오고 난 뒤부터다.

최근 서울 핵심상권에 빈건물이 늘어나고 있는 현상은 서민 경제의 한 축인 자영업 시장에 나타나는 위험 신호다.

하지만 현황파악과 대책을 마련해야할 관계 당국은 정작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의 어두운 실태를 감추기에 급급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 2017년부터 소상공인 페업률이 창업률을 앞지르는 등 부정적인 지표들이 나타나자, 윗선 '눈치보기'에 나선것 아니냐는 비판이 나온다.

26일 관련 업계 등에 따르면 중소벤처기업부 산하 소상공인진흥공단은 지난 2014년부터 2018년까지 소상공인상권분석시스템을 통해 8개 업종의 창·폐업률 자료 등을 제공했으나 현재는 더 이상 제공하지 않고 있다.

소상공인진흥공단 측은 "보다 신뢰성 있는 소상공인 및 자영업자 통계 자료 작성을 위해 현재는 공개하고 있지 않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자영업 분야에서 폐업률이 창업률을 앞지르는 등 부정적인 지표가 나오자 통계 공개에 부담을 느낀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과거 지난 3년간 8대 업종의 창업률과 폐업률 등을 공개했던 소진공 홈페이지는 현재 국세청이 발표한 '2017년 국세통계 연보'를 가공해 정보를 제공하고 있다. 2019년 현재 사용하기에는 정보 가치가 크지 않다.

이에 대해 소진공 관계자는 "과거 공개했던 자료는 통계청 공식 인증을 받지 않은 추청치"였다며 "현재 종업원 5인 미만인 소상공인과 이보다 큰 규모의 자영업자 모두를 포함하는 자영업자 공식 통계를 만들기 위해 연구 용역을 맡긴 상태"라고 했다.

현재 우리나라에는 자영업자 공식 통계가 없는 상황이다. 서울시 경기도 등 일부 지자체가 운영하는 지역 상권분석시스템과 소진공의 소상공인상권분석시스템 정도가 그나마 활용할 수 있는 자료다.

통계청 관계자는 "전체 자영업자의 숫자와 매출 등 모수 자체가 크고 업종도 다양하다"며 "조사비용도 커서 현재 자영업자 전체를 포괄하는 정부 통계는 없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에 중소벤처기업부는 올해 2월 '소상공인 통계 개선 착수' 계획을 발표했다. 전국 소상공인 9546개를 대상으로 조사를 진행하고 이를 바탕으로 자영업자 자생력을 키우기 위한 정책을 강화한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중기부는 2015년, 2016년, 2017년에 총 10억원에 가까운 비용으로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했으나 이마저도 공개하지 않았다. 현행법상 실태조사 결과를 인터넷 홈페이지에 공개토록 돼 있지만 이를 어기면서도 소상공인 실태조사를 공개하지 않은 것이다.

한 민간 경제연구소 관계자는 "자영업의 경우 관련 통계 자체가 적은데 현황 연구와 대책 마련의 기본이 되는 통계조차 공개하지 않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관련 통계를 바탕으로 영세 소상공인 지원을 위한 맞춤 대책이 필요하다는 지적도 나온다.
소상공인연합회 한 관계자는 "정부가 추진한 '소상공인자영업자 대책'도 발표 시에는 '소상공인'이 빠지고 '자영업자 대책'으로 둔갑했다"며 "변호사, 회계사, 대형수퍼 마켓 주인도 모두 자영업자인 만큼 종업원 5인 미만 영세 소상공인에 대한 맞춤 지원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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