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나루]

무역전시산업, 국제경쟁력 높여야 한다


금년 초 산업계 화두 중 하나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국제전자제품박람회(CES) 2019와 스페인 바르셀로나의 모바일월드콩그레스(MWC)였다. CES는 약 20만㎡ 전시면적에 165개국, 4500여개 업체가 참여했고 우리 업체들만 해도 305개사가 참여했다. 일반인 관람이 금지된 상황에서 관람객은 약 18만명에 이르렀고 외국인도 7만여명이었다. MWC는 입장료가 약 100만원, 최고가는 약 650만원이었음에도 불구하고 10만명 이상 관람했다. 국내 무역전시회는 초라하다. 가장 규모가 큰 서울모터쇼에는 금년 3월 8만㎡ 면적에 12개국, 227개 업체가 참여한다. 참여업체 수 면에서 CES의 5%, MWC의 9%에 불과하며 국내 참여업체 수도 155개사로 CES 참여 국내업체 수의 절반이다. 관람객은 65만명에 이르나 순수 바이어는 수천명에 불과하다. 무역전시산업은 친환경적이며 기술발전을 리드해가는 서비스산업으로 창출되는 경제효과는 선진국의 경우 국별 국내총생산(GDP)의 1%를 상회하나 우리는 0.5%에도 미치지 못한다.

우리 무역전시회의 국제경쟁력을 높여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먼저 최소한 10만㎡ 이상의 대규모 전시장을 2∼3개 확보해 가는 것이 중요하다. 독일은 10만㎡ 이상 규모의 전시장을 10개 이상 확보하고 있으나 우리는 이런 전시장이 킨텍스 한 곳뿐이다. 코엑스, 벡스코, 엑스코 등 주력전시장 면적은 3만6000∼4만9000㎡에 불과하다. 신규 전시장을 추가로 건설하기보다는 기존 전시장 규모를 확대해 가야 한다. 둘째, 산업별 대표전시회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유사 전시회가 많은 경우 개별 전시회 입장에선 전시 규모, 참여기업과 관람자 수는 물론이고 최초 공개되는 신기술과 신제품 수도 줄어든다. 독일은 전시장 면적이 총 280만㎡로 우리(35만㎡)의 10배에 이르나 2016년 현재 전시회 개최건수는 340건으로 우리나라 590개보다 적다. 우리의 경우 개최건수가 많아진 것은 전시장이 늘어나면서 전시장별 가동률 제고가 불가피해진 데 상당한 원인이 있다.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해서는 유사 전시회를 통합·조정해 산업별 대표전시회를 키우는 것이 중요하다. 이는 시장의 힘에 의해 이뤄질 수도 있으나, 시급성을 고려해 정부와 전시장 운영자 등이 인위적으로 추진하는 것도 방법이다. 셋째, 우리 전시회에서 신기술이나 신제품이 최초 공개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렇게 되면 언론과 바이어의 관심이 집중되고, 기업의 최초 공개 의지와 행태도 강화될 수밖에 없다. 최초 공개와 무역전시회 발전은 선순환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서는 우리의 산업기반 강화와 기술개발이 중요하지만 전시 기획자의 노력도 중요하다. MWC의 경우 스페인은 IT산업 기반이 특별하지 않은데도 활성화됐다는 점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 산업별 기술과 제품 트렌드를 잘 살펴 전시 기획에 반영하고, 관련업체와 지속적으로 소통도 해야 한다. 우리 전시 기획자들은 신기술이나 신제품 변화에 무지를 넘어 무관심하고, 참여업체와 관계도 단속적으로 가져가는 경향이 있다. 사물인터넷(IoT),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을 전시회 기획과 관리에 도입해 각종 데이터를 실시간 수집·분석함으로써 전시장 접근성을 높이고 참여업체와 바이어의 'Match making'도 과학적으로 관리해 갈 필요가 있다. 마지막으로 전시회의 관광, 오락, 레저 등과 융합도 중요하다.
CES의 경우 인근에서 골프를 즐기는 등 관광·레저 요인도 매력요인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도 특단의 노력이 필요해 보인다. 전시회의 국제경쟁력 제고를 위한 관계자들의 합심된 노력을 기대해본다.

정만기 한국자동차산업협회장·前 산업통상자원부 제1차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