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단독] 관계형 금융 지원대상 '개인자영업자' 확대

윤지영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7 15:14

수정 2019.03.27 17:18

경영난 해소, 점포확장 등 도움...기준모호, 폐업 등 대책마련 필요

관계형 금융 지원 규모
2016년 2017년 2018년
4조2043억원 5조9210억원 7조6000억원
(금감원)
금융감독원이 은행권 관계형 금융 지원대상에 '개인 자영업자'를 포함하는 방안을 추진한다.

그동안 중소법인에만 이뤄졌던 관계형 금융 지원을 개인 자영업자까지 확대해 경영난을 겪고 있는 이들을 지원하기 위한 차원이다. 하지만 선정 기준이 모호한데다 자영업자 폐업률도 높아 이에 대비한 대책이 마련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금감원 고위 관계자는 27일 "지금까지는 중소법인 중심으로 관계형 금융 지원이 이뤄졌지만 앞으로 안정 단계에 접어든 자영업자도 그 대상에 포함될 수 있도록 은행과 협의중"이라고 밝혔다. 관계형 금융은 재무상황이나 신용등급으로만 판단하지 않고, 기업에 대한 지속적인 거래를 통해 생긴 정보 등을 바탕으로 경영 자문 컨설팅을 제공하거나 장기 대출자금 등을 지원하는 것이다.

지난 2014년 시작한 관계형 금융은 제조·정보통신기술업에만 지원됐지만 현재는 부동산업을 제외한 모든 업종(법인)으로 확대됐다.
은행연합회는 이 같은 내용을 골자로 한 관계형 금융 가이드라인을 개정해 2016년 4월부터 적용해왔다. 금감원에 따르면 매년 은행에서 관계형 금융으로 지원되는 자금대출은 증가세가 이어지고 있는데 지난해까지 7조6000억원(잔액 기준)의 자금공급이 이뤄졌다.

금감원은 지난해와 올해 초 시중은행을 대상으로 개인 자영업자를 관계형 금융 지원대상에 포함하는 방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한 것으로 전해졌다.

아직 추진 단계인만큼 세부 조건은 논의 중인데 자영업 업종이 다양하다보니 '신중히' 접근한다는 계획이다. 개인 자영업자가 지원대상에 포함될 경우, 관계형 금융을 통해 지원되는 혜택을 대부분 누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관계형 금융 지원은 설립 후 1년 이상 된 중소법인부터 가능하며, 3년 이상의 장기대출이나 금리인하 등의 혜택을 받을 수 있다.

금감원이 개인 자영업자에 대한 금융 지원 확대를 검토하는 이유는 경기악화로 문을 닫거나 어려움을 호소하는 자영업자들이 늘고 있기 때문이다.

통계청에 따르면 지난해 3·4분기 자영업자는 568만7000명으로 전년 동기 대비 1.0% 줄었다. 특히 일정기간 이상 사업을 해온 자영업자 중 사업을 확장하거나 업종 전환을 위해선 급전이 필요하지만 마땅한 대안이 없어 어려움을 겪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금감원 관계자는 "모든 개인 자영업자들이 관계형 금융 지원 대상이 될 수는 없겠지만, 창업 이후 3~4년이 지나 점포 확장 등으로 자금난을 겪는 일부 자영업자들의 숨통은 트일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하지만 우려의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비교적 저금리 장기대출이 가능해져 자영업자들이 부담을 덜 수 있다는 점은 긍정적이다.
반면 요식업 비중이 높은 개인 자영업자가 가진 '기술력'의 의미가 명확하지 않은데다 문을 닫는 자영업자수가 꾸준히 늘고 있어 사업전망이 어두운점을 감안하면 은행들의 관계형 금융 지원은 한계가 있다는 지적이다.

jyyoun@fnnews.com 윤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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