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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벌어진 장단기 국채금리.."연준 금리인하 가능성 80%"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3.28 16:27

수정 2019.03.28 16:27

더 벌어진 장단기 국채금리.."연준 금리인하 가능성 80%"

세계 경기둔화에 대한 우려가 깊어지면서 안전자산인 국채로 자금쏠림이 심화하고 있다. 27일(현지시간) 미국의 장단기 국채 수익률 격차(스프레드)는 더 벌어졌고, 주식시장도 다시 하락했다.

금리인상을 거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미 연방준비제도(연준) 고위 관계자의 발언에도 불구하고 이날 투자자들은 연내 금리인하 가능성을 80% 수준으로 높여잡았다. 뉴질랜드 중앙은행(RBNZ)이 세계 경기둔화를 이유로 금리동결에 나서면서 잠잠하던 시장에 다시 기름을 부었고, 마리오 드라기 유럽중앙은행(ECB) 총재가 마이너스 금리 연장을 시사하면서 투자자들이 국채로 몰렸다. 독일은 2016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로 10년만기 국채를 매각했다.

22일 폭락세 뒤 일단 소강국면에 들어섰던 시장에 다시 채권 수요 방아쇠를 당긴 것은 RBNZ의 통화정책 회의였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RBNZ은 이날 세계 경기둔화를 이유로 금리동결을 결정했고, 다음 정책행보는 금리인상보다 인하일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시사했다. 10년만기 뉴질랜드 국채는 통화정책 회의 뒤 0.11%포인트 폭락해 1.76%로 떨어지며 사상최저치를 기록했다.

FT는 뉴질랜드 국채 폭락세가 다른 채권시장에 파문을 일으키기에 충분했다고 전했다. 롬바르드 오디어의 수석 투자전략가 살만 아흐메드는 RBNZ의 이날 결정으로 "거의 모든 중앙은행들이 비둘기로 돌아섰다"고 말했다.

ECB, 마이너스 금리연장 시사
뉴질랜드가 당긴 방아쇠로 다시 불붙은 채권시장에 마리오 드라기 ECB 총재는 기름을 부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에 따르면 드라기 총재는 이날 프랑크푸르트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 연설 원고에서 내년 이후로 미룬 마이너스 금리 연장 기간을 더 확대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그는 "3월 회의에서 그랬던 것처럼 ECB는 선제안내(포워드 가이던스)가 새로운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 전망을 반영하도록 수정함으로써 통화정책이 경제흐름에 맞춰지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드라기 총재 등의 이날 발언은 적어도 이번 경기순환 주기에서는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이 없을 것임을 시사하는 것으로 풀이되고 있다. 웰스파고 인베스트먼트 인스티튜트의 글로벌 자산배분 전략 책임자 트레이시 맥밀리언은 "중앙은행들의 긴축 전망은 시장이 더 이상 (이번 경기순환에서는) 어떤 추가 긴축도 없을 것으로 예상하는 지점까지 감퇴됐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경제지표가 (개선으로) 전환된다해도 여전히 매우 낮은 인플레이션과 매우 낮은 (국채) 수익률이 지속될 것"이라며 지표 개선이 중앙은행들의 통화정책 중립 전환을 곧바로 부르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했다.

앨라이언스번스타인의 유럽 채권부문 공동책임자 존 테일러도 "전세계 중앙은행들이 완전히 방향을 틀었다"면서 "실질 인플레이션에 대한 어떤 우려도 없고, 중앙은행들은 어떤 금리인상 압박도 받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이는 장기 국채가 가격 급등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수단임을 나타낸다. 레이먼드 제임스의 채권자본시장 부문 책임자 케빈 기디스는 "연준의 긴축 위협이나 인플레이션 급등이 없는 상태에서 10년만기 국채는 더 매력적인 투자수단이 됐다"고 지적했다.

다시 요동치는 금융시장
이날 독일 정부는 2016년 가을 이후 2년 여만에 처음으로 마이너스 수익률로 국채를 발행했다. 안전자산 수요가 급증한데 따른 것이다. 독일 금융청에 따르면 독일은 이날 10년만기 국채 24억유로어치를 평균 수익률 마이너스(-)0.05%에 발행했다. 입찰규모는 2.6배에 이르렀다. 채권시장이 가장 주의 깊게 바라보는 미 국채 장단기 수익률 스프레드 역시 격차가 확대되면서 수익률 역전이 심화하고 있다.이날 3개월만기 미 국채 수익률과 10년만기 수익률간 격차는 -0.085%포인트로 2007년 8월 이후 최저수준으로 추락했다.

로버트 캐플란 댈러스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금리인하를 검토하기에는 아직 이르다고 시장 진화에 나섰지만 역부족이었다.
CME 그룹에 따르면 채권 선물시장에서는 올해 연준의 금리인하 가능성이 80%에 육박하는 것으로 보고 있다. 연내 1차례 금리인하 가능성은 40%, 2차례 인하 가능성도 25%로 시장은 보고 있다.
주식시장도 다시 하락해 도쿄,파리, 뉴욕 주요지수가 일제히 약세를 기록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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