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英, 2차 의향투표도 실패…ECB "노딜 고려해야"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2 14:57

수정 2019.04.02 14:57

Britain's Prime Minister Theresa May leaves the Houses of Parliament in London, Britain April 1, 2019. REUTERS/Hannah McKay<All rights reserved by Yonhap News Agency>
Britain's Prime Minister Theresa May leaves the Houses of Parliament in London, Britain April 1, 2019. REUTERS/Hannah McKay
영국 하원이 1일(현지시간) 2차 의향투표에서도 총리의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EU) 탈퇴)합의안을 대체하는 방안 마련에 실패했다. 테리사 메이 총리가 계획하고 있는 5일 메이합의안과 의회의 대안투표가 동시에 치러질 수도 있게 됐다. 브렉시트를 둘러싼 혼란이 지속되는 가운데 영국이 아무런 협정 없이 EU를 탈퇴하는 노딜 브렉시트 우려는 점점 커지고 있다. 유럽중앙은행(ECB) 2인자가 이날 유럽의회 청문회에서 시장이 이를 반영하지 않고 있어 충격이 클 수 있다고 경고했고, 도이체방크는 노딜 가능성을 20%에서 25%로 높여잡았다.

격차 좁혔지만 과반 대안 실패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외신에 따르면 영 하원은 이날 △브렉시트 뒤에도 EU 관세동맹 잔류 △관세동맹에 잔류하면서 동시에 EU 단일시장에도 일부 참여 △모든 합의안을 국민투표로 결정 △노딜 브렉시트 우려 높을 경우 정부가 브렉시트 취소 등 4가지 방안을 놓고 의향투표를 했지만 어떤 방안도 과반 지지를 얻는데 실패했다. 지난달 29일 1차 의향투표를 통해 8개 방안 가운데 4개를 탈락시키고 가장 많은 표를 얻은 4개를 표결에 부친 결과다.
이 가운데 관세동맹 잔류, 국민투표의 1안과 3안이 가장 많은 표를 얻었다. 관세동맹 잔류 방안은 3표차로 과반획득에 실패했고, 국민투표로 결정하자는 방안은 12표차로 실패했다. 각각 지난주 8표차, 27표차에서 과반에 더 접근했다. 관세동맹과 EU 단일시장 일부 참여 방안은 95표차에서 21표차로 격차를 좁혔다. 4안은 101표차로 나머지 방안들과 큰 차이를 보였다.

메이 대변인이 표결 뒤 총리 합의안 4차 표결 상정은 통과 승산이 있을 경우에만 현실화할 것이라고 밝혔지만 5일 의회에서 메이안 표결과 의회의 대안을 모색하는 의향투표가 동시에 치러질 가능성은 높아지고 있다. 1일 의향투표에 장관들을 포함한 의원 60명이 기권해 단순비교는 어렵지만 메이안은 지난달 29일 표결에서 하원의 어떤 대안보다 많은 286표를 얻은 바 있다. 당초 2일 4차 표결에 부칠 것으로 예상됐지만 의원들을 설득하느라 주말로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지고 있다.

10일 EU 정상들이 브렉시트와 관련해 긴급 정상회의를 가질 계획이어서 조건에 변화가 있겠지만 지금 당장은 오는 12일까지 영국이 합의안을 통과시키지 못하면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게 된다.

다만 영국은 어떤 식으로든 파국은 피할 것으로 보인다. 영국 정부 관계자들은 의회가 어떤 형태로든 노딜 브렉시트는 막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커지는 '노딜 대비' 목소리
그렇지만 노딜 브렉시트가 현실화할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기 때문에 이를 대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아지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ECB 2인자인 루이드 데 귄도스 부총재는 1일 유럽의회 경제통화위원회 청문회에서 시장이 노딜 브렉시트에 준비가 돼 있지 않다고 경고했다. 귄도스 부총재는 "시장이 노딜 시나리오 가능성은 가격에 반영하지 않고 있다"면서 노딜이 현실화해도 그 위험은 '관리가능한' 수준이겠지만 단기적으로 시장이 갑작스런 소식에 '과잉반응(오버슈트)'하는 경향이 있다는 점을 감안할 때 급격한 출렁거림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세계 경제 둔화, 유로존(유로 사용 19개국) 경제 둔화에 노딜이 반영되지 않은 시장의 충격까지 더해지면 유로존 하강세는 더 깊어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도이체방크도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상향조정했다.
CNBC는 이날 도이체방크가 오는 12일 노딜 브렉시트 가능성을 20%에서 25%로 높이고, 영국 파운드에 대해서도 비관전망으로 돌아섰다고 전했다. 도이체방크는 파운드 가치가 1일 현재 유로당 0.85파운드에서 0.9파운드로 떨어질 것으로 예상했다.
도이체방크 거시전략가 올리버 하비는 기본 시나리오가 하원이 합의한 어떤 대안이건 정부가 거부해 총선이 치러지는 것이라면서 확률은 30%라고 말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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