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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시 8만호 공급 놓고 건설사도 시민단체도 '시큰둥'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2 18:12

수정 2019.04.02 18:12

"실수요 대기 길어져 시장 침체" 건설사들 공공주택 확대 경계
"市, 용적률 완화해 투기 조장" 경실련은 '건설사 특혜' 비판
서울시가 2020년까지 8만호 주택공급을 추진 중인 가운데 건설업계, 시민단체, 학계 등이 온도차를 보이고 있다.

서울시는 공공임대 주택 공급 확대 등을 통해 공적영역을 강화한다는 입장인 반면 민간 건설사 등은 주택시장 침체기에 공적영역의 확대로 시장 전체의 동반 침체를 우려하고 있다. 업계 일각에서는 서울시의 35층 층고 규제, 그린벨트 해제 등 보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를 주장하는 반면 시민단체 등은 규제완화를 두고 건설사 특혜라고 주장한다.

■주거비율 상향이 투기조장?

2일 부동산 업계 등에 따르면 서울시가 최근 재정비촉진지구(옛 뉴타운지구) 내 도시정비형 재개발사업의 주거비율을 한시적(3년)으로 90%까지 높이겠다는 계획을 발표하자 시민단체가 건설사 특혜를 주장하며 비판하고 나섰다.

서울시는 앞서 옛 뉴타운지구 내 주상복한 단지의 경우 주거비율을 50~70%수준으로 유지했으나 이를 90%까지 확대해 주는 조례를 통과시켰다.

2022년 3월까지 한시적으로 주거비율 상한선을 90%로 높여주고 이중 연면적 10%를 공공주택(전용면적 45㎡이하)으로 지어 행복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바탕으로 약 1만7000호의 주택 공급이 가능해질 전망이다. 이에 대해 시민단체 경실련은 "투기 및 토건업자를 위한 특혜 대책"이라며 "주거비율이 90%로 늘어나면 상업지역 면적이 줄어 분양가와 임대료가 오르고, 소상공인이 쫓겨 날 수 있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를 두고 비판을 위한 비판이라는 시각도 있다. 주거비율 최고 비율 상향은 필요한 구역(단지)에만 유동적으로 적용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함영진 직방빅데이터 랩장은 "최근 공실률 상승과 경기침체가 이어지는 가운데 지역 상권에 따라 주거비율을 유동적으로 적용하면 될 것"이라며 "서울시가 현재 35층 층고 규제와 그린벨트 해제 계획 등이 없는 상황에서 주택 공급을 위해 필요한 조치"라고 말했다.

■공공주택 확대에 건설사 경계

강력한 대출 규제를 포함한 9·13종합부동산 대책이 시행중인 가운데 서울시의 공공주택 확대 계획에 대해 민간건설사 등은 시장의 침체를 우려했다. 건설사 한 관계자는 "시장이 좋지 않을 때 서울주택도시공사(SH)등을 통해 공적 주택 공급량을 늘리면 실수요층의 대기가 길어지며 시장이 더 침체하게 된다"며 "2009년 당시 보금자리주택을 통한 주택공급 정책이 발표되자 금융위기 이후 침체된 건설경기가 급랭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일단, 서울시는 2020년까지 총 8만호의 주택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크게 △부지 활용(2만5000호) △도심형 주택 공급(3만5000호) △저층주거지 활성화(1만6000호) △정비사업 및 노후 임대단지 활용(4600호) 등을 통해서다. 하지만 이를 두고서도 보다 적극적인 규제 완화 등이 필요하다는 주장도 나온다.
대표적인 것이 35층 층고 규제다.

이창무 한양대 도시공학과 교수는 "서울은 OECD다른 국가들과 비교해 출퇴근 시간이 1시간에서 1시간30분으로 길다"며 "도심인근 주택 확보를 위해 층고 제한 규제 완화 등의 조치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임재만 세종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2020년까지 8만호 공급계획도 사라지는 주택수를 감안하면 서울시 주택공급 해소에 크게 도움이 되는 수준은 아니다"며 "다만 규제 완화에 대해서는 도시계획측면에서 고려해야 해 신중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hwlee@fnnews.com 이환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