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록체인 일반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 "개인정보 유출 막을 해법은 블록체인"

허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3 13:45

수정 2019.04.03 13:45

금융, 신원확인, 게임 등이 유망한 분야 일반 기업들도 80% 정도는 실패, 블록체인만 유별난 것 아냐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앱 나오면 가치 재평가 될 것
“대기업들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 사고가 잇따르고 있다. 이같은 보안 우려가 블록체인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블록체인 기반 애플리케이션(앱)이 등장하면 블록체인의 가치가 높게 평가될 것으로 기대한다.”
비트코인과 함께 대표 암호화폐로 주목받고 있는 이더리움의 창시자인 비탈릭 부테린이 한국을 찾아 “블록체인 산업 초기에는 사기 프로젝트에 대한 불안이 높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우수한 프로젝트들이 많이 등장하고 있다”며 “중앙 서버에 보관된 개인정보가 대량으로 유출되는 사고는 블록체인 기술이 더 각광받게 되는 촉매가 될 것”이라는 견해를 내놨다.

비탈릭 부테린은 3일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의원과 한국블록체인협회 재단법인 여시재가 주최하고 코인플러그가 후원한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의 대화, 블록체인과 미래경제’ 강연회에서 블록체인 산업의 현재를 진단하고 미래를 예측하는 의견을 제시했다. 비탈릭 부테린은 이더리움을 만들어낸 인물로 특정 조건이 만족하면 자동으로 계약이 체결되는 스마트컨트랙트를 고안한 것으로 잘 알려져있다.


■”대규모 개인정보 유출, 블록체인 확산 이끌 것”
비탈릭 부테린은 블록체인을 활용해 이용자들이 스스로 자신의 개인정보를 관리할 수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페이스북 등 글로벌 기업들의 고객 개인정보 유출은 중앙서버에 개인정보를 저장하는 서비스가 가진 치명적 단점이어서, 이를 극복하기 위해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하게 될 것이라는게 그의 주장이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가운데)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비탈릭 부테린 이더리움 창시자(가운데)가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열린 강연회에서 발언하고 있다.

그는 “블록체인 기술을 활용해 이용자의 신원을 확인하겠다는 프로젝트가 여럿 등장하고 있다”며 “중앙화된 서비스는 수만개의 계정 해킹이라는 태생적인 한계를 가지고 있는데, 이 한계를 블록체인으롶 극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그는 자신이 어드바이저로 참여하고 있는 한국 프로젝트 메타디움을 예로 들었다. 메타디움을 통해 신원확인을 할 수 있게 되면 다양한 앱에서도 이 신원정보를 활용해 허위계정 문제 등을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블록체인 기반 신원확인 프로젝트 ‘유망’
신원정보 프로젝트는 전세계 10억명이 절대빈곤에서 살고 있고, 20억명이 은행시스템을 이용하지 못하고 있는 글로벌 고민거리를 해결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설명이다. 중앙화된 시스템은 할 수 없지만 블록체인으로 신원정보를 확인한 뒤 기부금을 제대로 전달한다거나, 은행 없이 블록체인의 신원정보를 서로 믿고 돈을 주고 받을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아울러 비탈릭 부테린은 금융 산업이나 게임산업 등에서 블록체인 기술이 활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단순히 암호화폐를 활용하는 것을 넘어 누구나 손쉽게 결제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도록 하거나, 블록체인 기술이 인터넷 인증서를 대체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이같은 서비스가 등장하기 위해서는 블록체인 기술의 발전이 더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면 초당 정보처리 속도 문제를 해결하거나 거래 수수료 문제, 사용자 개인키를 분실했을때 어떻게 해결할 수 있는지 등에 대한 문제가 해결과제라는 것이다.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의원과 한국블록체인협회 재단법인 여시재가 주최하고 코인플러그가 후원한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의 대화, 블록체인과 미래경제' 강연회가 열렸다.
3일 국회 의원회관에서 국회 정무위원장인 민병두 의원과 한국블록체인협회 재단법인 여시재가 주최하고 코인플러그가 후원한 '이더리움 창시자 비탈릭 부테린과의 대화, 블록체인과 미래경제' 강연회가 열렸다.

■”ICO 80%가 실패? 일반 기업도 그 정도는 실패한다”
그는 일각에서 제기하는 ‘암호화폐는 사기다’는 주장에 대해서는 동의하지 않는다고 입장을 분명히 했다. 특히 암호화폐공개(ICO)에 나선 프로젝트의 80%가 실패했다는 지적에 대해 “비단 암호화폐 프로젝트가 아니라 일반 기업도 80%는 실패할 수 있다”며 “신생산업은 실패할 확률이 높은 것이 당연하며, 이는 업계가 성장하면서 겪는 성장통”이라고 강조했다. 기술이 발전하고 블록체인 프로젝트에 관심을 가지는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부실하거나 사기를 위한 프로젝트들이 사라지고 더 탄탄하고 우수한 프로젝트들이 등장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다만 그는 대중들이 단순히 암호화폐를 투기의 대상으로 바라보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지적했다. 암호화폐가 거래소를 통해 거래되는 것이 블록체인 기술의 전부가 아니라는 것이다.
특히 투기를 조장하는 일부 거래소에 대해서는 ‘사라져야 한다’고 강하게 비판하기도 했다. 허위물량을 만들어내고 시세를 조작하는 행위들에 대한 지적이다.
거래소가 암호화폐를 더 다양한 서비스에서 활용될 수 있는 창구가 될 수 있도록 생산적인 방향으로 진화해야 한다는 것이 그의 조언이다.

jjoony@fnnews.com 허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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