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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은행 신임 총재에 데이비드 맬패스 미 재무 차관 선출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6 09:11

수정 2019.04.06 09:11

데이비드 맬패스 미국 재무 차관.AP연합뉴스
데이비드 맬패스 미국 재무 차관.AP연합뉴스


데이비드 맬패스 미국 재무 차관이 5일(현지시간) 새로운 세계은행(WB) 총재로 선출됐다. 외신들은 도널드 트럼프 정부의 관료가 WB 수장이 됐다며 WB의 정책이 앞으로 트럼프 정부의 정책 기조를 따라갈 수 있다고 지적했다.

WB는 이날 성명을 내고 집행이사회가 만장일치로 맬패스 차관을 WB 그룹 제13대 총재로 선출했다고 밝혔다. 임기는 5년이며 오는 9일부터 시작된다. WB는 총재 선출이 공개적이고 투명한 지명 절차를 포함해 철저한 심사와 인터뷰 과정을 거쳐 이뤄졌다고 설명했다.

새 총재 선출은 한국계 미국인인 김용 전 총재가 민간 투자회사로 옮기겠다며 임기를 3년여 앞두고 지난 1월 갑자기 사퇴를 선언한 데 따른 것이다.
WB는 지난 2월 7일부터 3월 14일까지 총재 후보 추천을 받았으며 레이 워시번 해외민간투자공사(OPIC) 대표, 마크 그린 미 국제개발처(USAID) 처장, 인드라 누이 전 펩시코 최고경영자(CEO) 등이 후보로 거론됐으나 추천 마감 결과 맬패스 차관만 입후보했다.

국제경제학자인 맬패스 총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복심이자 대중 강경파로 손꼽힌다. 그는 과거 콜로라대를 졸업하고 덴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학위를 받았다. 맬패스 차관은 과거 로널드 레이건, 조지 H. W. 부시 행정부에서 각각 재무부, 국무부 관리로 일했으며 투자은행 베어스턴스의 수석 이코노미스트로 활동했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의 2016년 대선 캠프에서 선임 경제정책 보좌관을 지낸 뒤 재무부에 입성해 '미국제일주의'로 요약되는 보호주의 통상정책 집행에 앞장섰다.

맬패스 차관은 특히 중국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과 마찬가지로 강경한 대응을 요구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7년 의회 청문회에서 "WB의 대부분 대출은 중국이나 브라질 등 상대적으로 발전한 국가들이 받고 있다"면서 "이는 국제 금융시장에서 대출을 받지 못하는 빈곤국들에게 대출을 해 준다는 은행의 취지에 부합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그는 또한 "WB의 최대 대출 국가는 중국"이라며 "미국에서 빌린 돈을 자원이 풍부한 중국에 지원하는 것은 말도 되지 않는다"고 비난하기도 했다.


이번 선출 결정에 대해 블룸버그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의 충성파"인 미 재무부 고위 관리가 WB 총재로 임명됐다고 전했다. AFP통신은 맬패스 차관에 대해 "국제금융기관에 대한 강경한 비판자"라며 그가 WB의 대출 관행이 부패하고 비효율적이며 중국에 지나치게 관대하다고 지적한 바 있다고 전했다.
AFP는 양대 국제금융기구 가운데 WB 총재는 미국인이, 국제통화기금(IMF) 총재는 유럽인이 맡는 게 불문율이었으며 이번 선출도 예상대로 이뤄졌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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