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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성장률 안갯속] '9조→6조' 기대 밑도는 추경… 2.7% 성장 떠받칠 수 있을까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09 17:39

수정 2019.04.09 17:39

수출 부진 등 경기 하방압력 속..정부, 재정적자에 추경 규모 절충
기대하는 부양 효과 낼지 물음표..기관들은 올 성장 전망 잇단 하향
[한국 성장률 안갯속] '9조→6조' 기대 밑도는 추경… 2.7% 성장 떠받칠 수 있을까

당초 9조원 안팎으로 전망되던 올해 추가경정예산 편성 규모가 6조원+α가 될 것이란 관측이 나오면서 정부의 올해 성장률 목표치(2.6~2.7%) 수성에도 물음표가 붙고 있다. 경제 버팀목인 수출의 부진이 이어지는 등 경기 하방압력에 대응하는 목적치고는 재정운용이 보수적이라는 지적이다.

9일 정부 및 더불어민주당 등에 따르면 정부는 올해 6조원 안팎의 추경 편성을 준비 중이다. 2015년부터 5년 연속 추경이다. 당초 시장 예상보다 쪼그라들었다. 앞서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 3월 올해 우리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 달성을 위해선 국내총생산(GDP)의 0.5%, 즉 9조원 이상의 추경 편성이 필요하다고 권고하기도 했다.


올해 추경은 미세먼지 대응보다 경기활성화 목적이 강하다. 무엇보다 우리 경제를 떠받쳐온 수출이 흔들리고 있다. 우리나라 수출은 지난해 12월(-1.7%)부터 올해 3월(-8.2%)까지 4개월 연속 내리막을 걷고 있다.

최근 세계무역기구(WTO)는 세계 교역 증가율을 3.7%에서 2.6%로 하향했다. 미·중 무역분쟁,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등 불확실성도 여전하다. 한국은행은 올해 수출이 전년 대비 1.4% 감소할 것이란 전망을 내놨고, 최근 현대경제연구원도 수출 증가율 전망치를 3.7%에서 0.7%로 대폭 하향했다.

일각에선 수출 부진이 장기화됐던 2015년 상황과 유사하다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2015년에도 1~3월 우리 수출액은 1336억달러로 전년동기 대비 2.8% 감소했다. 당시 수출액은 2015년 1월부터 2016년 7월까지 사상 최장인 19개월 연속 마이너스가 지속됐다. 2015년 기준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 성장기여도는 마이너스(-)1.0%포인트를 기록했다. 수출 제조업을 주력으로 삼는 우리 경제특성상 수출이 악화되면 생산, 투자, 소비 등 경제 전방위적으로 부정적 파급효과를 미친다.

이미 대내외 주요 기관에서는 올해 한국의 성장률 전망치를 잇따라 내려잡고 있다. 경제협력개발기구(OECD)는 기존 2.8%에서 2.6%로 낮췄고, 국제 신용평가사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도 2.5%에서 2.4%로 하향했다. 무디스는 2.3%에서 2.1%로 내리며 2%대 초반까지 전망하고 있다. 현대경제연구원·LG경제연구원(2.5%), 한국경제연구원(2.4%) 등도 정부 전망치를 하회했다. 이날 세계경제 전망을 발표하는 IMF도 우리나라의 종전 성장률 전망치(2.6%)를 하향할 것으로 예상된다.

정부가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와 가뭄사태 대응 및 경기진작 목적으로 11조6000억원의 추경을 편성한 것과 비교해 6조~7조원 규모의 추경은 경기하강 방어 목적으로는 충분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마저도 미세먼지 대책 등에 투입되는 2조원을 제외하고 나면 경기대응용으로 사용되는 금액은 더욱 줄어든다.
2015년 당시 성장률 2.8% 중 재정기여도는 0.6%포인트를 차지했다.

최배근 건국대 교수는 "세계무역 둔화 전망 등을 감안하면 수출 개선 가능성은 크지 않다"면서 "성장률만 따져도 2015년보다 상황이 좋지 않은데, 정부가 재정운용을 너무 보수적으로 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정식 연세대 교수는 "정부가 세수여건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재정적자를 고려해 추경 규모를 절충한 것으로 보인다"며 "당초 정부 전망보다 하반기 수출이 좋지 않을 경우 정부의 성장률 목표치를 하회할 가능성이 있다"고 언급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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