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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 미래기술육성 44개 과제 선정..'논문·결과독점 無'

최갑천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0 13:50

수정 2019.04.10 13:50

삼성, 미래기술육성 44개 과제 선정..'논문·결과독점 無'
"삼성의 미래기술 연구 사업은 기존에 없던 신기술의 창출과 과학의 패러다임을 바꾸는 게 목표다. 그래서 연구결과 도출이나 논문을 일체 요구하지 않는다. 국가 예산을 써야하는 정부 연구사업은 도저히 할 수 없는 차별화가 장점이다."
김성근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 사진)은 10일 서울 세종대로 태평로빌딩에서 열린 '2019년 상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연구과제 선정' 발표회에서 이같이 밝혔다. 김 이사장은 "이번 선정과제 리스트를 보면 신기하고 재밌는, 문외한도 알 수 있는 과제들이 많다"며 "삼성의 미래기술육성사업은 가시적 성과가 아닌 불투명한 목표를 향해 나가는 프로젝트"라고 설명했다.

■'세상 바꿀' 미래 기술 육성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2013년부터 10년간 삼성이 1조5000억원을 출연해 기초과학, 소재기술, ICT 등 3개 연구 분야에서 미래를 책임질 과학 기술을 지원하는 프로그램이다.
올해로 7년째를 맞았다. 올해 삼성미래기술육성재단 이사장에 내정된 김 이사장(서울대 화학부 교수)은 "민간 기업이 지원금을 전액 부담해 장기 프로젝트로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분야 육성에 나서는 건 세계에서 찾아보기 힘든 사례"라고 했다. 김 이사장은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승인 후 정식 임명될 예정이다.

삼성전자는 지난해까지 기초과학 분야 180개, 소재기술 분야 160개, ICT 분야 177개 등 총 517개의 연구과제를 선정해 지원했다. 지금까지 총 6667억원이 소요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을 통해 서울대, 한국과학기술원(KAIST), 포스텍(POSTECH) 등 국내 대학들과 한국과학기술연구원(KIST), 고등과학원(KIAS) 등 공공연구소 46개 기관에서 교수급 1133명을 포함해 8657명이 국가 과학기술 발전을 위한 연구에 참여했다"고 설명했다. 사업 7년째에 접어들었지만 사업화 단계까지 이른 성과는 거의 없는 것도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특징이다.

과제선정 심사위원장인 김은경 연세대 교수는 "노벨상 수상자 등 해외 포함 3000여명의 심사위원 풀을 통해 심사의 공정성과 최고 수준의 과제선정에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며 "삼성 과제는 정부사업과 달리 순수 기초과학과 응용과학 분야에서 미래를 이끌 획기적 기술 육성이 목표인 만큼 재단이나 삼성전자미래기술육성센터에서 사업화나 연구결과에 전혀 개입하지 않는다"고 전했다.

■AI, 로봇 등 44개 과제 선정
삼성전자는 이날 올 상반기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지원 대상으로 44개 연구과제를 공개했다.이번에 선정된 과제는 기초과학 16개, 소재기술 11개, 정보통신기술(ICT) 분야 17개로 연구비 617억원이 지원된다.

기초과학 분야에서는 글로벌 수준에서도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는 과제 16개가 선정됐다. 유니스트(UNIST) 이자일 교수팀은 방사선이나 바이러스 등 다양한 외부 환경의 영향으로 손상된 유전자(DNA)를 복구하는 메커니즘을 밝혀 암치료제 개발에 활용가능한 기초기술을 연구하는 '크로마틴 구조에서 DNA 손상 복구 메커니즘 연구'를 진행한다.

연세대 이수형 교수팀은 현대 입자물리학의 난제 중 하나인 '소립자의 한 종류인 강입자의 질량 측정'과 관련된 연구를 진행할 예정이다.

총 11개 과제가 선정된 소재기술 분야에서는 사회적 관심이 높은 환경 이슈 과제들이 대거 포함됐다.
정현석 성균관대 교수는 '멀티 오염물 제거 다기능 필터(멤브레인)' 연구를 통해 중금속, 유기물 등 다양한 수질 오염원을 한번에 정화할 수 있는 필터를 개발해 수처리 시스템에 도움을 줄 것으로 보인다.

ICT 분야에서는 인공지능(AI), 머신러닝, 양자컴퓨터 등 미래 핵심기술을 연구하는 17개 과제를 선정했다.
연세대 유기준 교수팀은 입 주변과 성대의 미세한 근육 움직임을 측정할 수 있는 피부 부착형 센서와 딥러닝 기반의 단어 변환 알고리즘을 개발해 청각∙발화 장애인들의 의사소통에 응용할 수 있는 연구를 진행한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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