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의도에서]

미래에셋 박현주 회장의 기부


해마다 4월이 되면 직장인들의 연봉이 화제로 떠오른다. 지난해부터 보수가 5억원을 넘으면 일반 임직원도 명단을 공개하도록 규정이 바뀐 때문이다.

올해 가장 주목받은 인물은 공교롭게도 나영석 PD다.

CJ ENM이 공개한 지난해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나 PD는 지난해 7월 이후 급여 2억1500만원에 성과급 등 상여금으로 35억1000만원을 받았다. CJ오쇼핑과 합병하기 전 CJ E&M 당시의 보수액까지 포함하면 나 PD는 지난해 한 해 총 40억7600만원을 수령했다. 이재현 CJ그룹 회장(23억2700만원)보다 많은 액수다. 허민회 CJ ENM 대표이사의 보수액(12억7700만원)과 비교해서는 3배가 훌쩍 넘는다.

연봉과 함께 직원의 평균 연봉도 사람들의 입방아에 오르내린다.

지난해 기준으로 가장 높은 곳은 에쓰오일로 1억3700만원이었다. 삼성전자(1억1900만원), SK텔레콤(1억1600만원) 등도 평균 연봉이 1억원을 웃돌았다. 다른 사람의 연봉에 관심이 많은 것은 아마도 자신과 비교를 하기 좋아하는 특성 때문일 것이다.

고액 연봉이 화제를 모으는 가운데서도 눈에 띄는 인물은 바로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이다.

연봉 때문이 아니라 기부금액 때문이다.

박 회장은 매년 배당금 전액을 기부해왔다. 벌써 9년째다. 그간의 누적 기부금액은 230억원이 넘는다.

박 회장은 지난 2000년 75억원의 사재를 출연해 미래에셋박현주재단을 설립했다.

재단은 기초수급자나 차상위 계층을 대상으로 국내 장학생과 해외 교환장학생, 글로벌 투자전문가 장학생 프로그램 등을 운영하고 있다. 재단을 설립할 당시의 출연금 등을 합하면 박 회장은 300억원이 넘는 돈을 기부한 셈이다.

박 회장의 연봉은 약 8억~9억원대로 알려졌다. 이는 지난해 금융투자회사들의 전문경영인(CEO) 연봉이 10억원대에서 30억원대를 기록하고 있는 것보다는 3분의 1에 불과하다.

그러면서 이어지는 기본적 생각은 '연봉과 기부는 전혀 다른 것인가'라는 의문이다. 고액연봉을 받는 분들이 과연 어느 정도의 기부를 하는지 궁금해졌다.

물론 '오른손이 하는 일을 왼손이 모르게 하라'는 이유에서 남모를 기부가 이뤄졌을지는 모른다. 대기업 오너인 박 회장과 일반 직장인들을 비교하는 것이 무리일 수도 있다.

그러나 박 회장을 제외하고 금액의 크기와 상관없이 배당금 전액을 기부하는 대기업 오너를 본 적이 없다. 지도층의 사회적 책임을 논하는 노블레스 오블리주와 같은 어려운 단어는 떠올리지 않더라도 박 회장과 같은 선의를 굳이 폄하할 필요는 없다.

특히 박 회장의 기부를 높이 보는 부분은 기부를 통해 대한민국 금융시장 발전에 힘을 보태고 있다는 점이다.


우리는 기업인에 대한 칭찬이 궁핍할 정도로 '인색한' 사회에 살고 있다. 대부분의 재벌이 선대로부터 물려받은 것이라 어쩔 수 없는 측면도 있다.

그러나 잘하는 것은 잘한다고 과감히 칭찬하자. 그래야 더 신나서 좋은 일을 많이 하지 않겠는가. 우리 사회에 박현주 회장 같은 창업자, 기부자가 넘쳐나길 기대해본다.

kjw@fnnews.com 강재웅 증권부 차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