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산업일반

[아시아나 자구안 사실상 퇴짜] LCC에 밀리고 경영권 흔들리고… 양대 국적항공사 계속되는 '난기류'

김용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1 17:40

수정 2019.04.11 17:40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양대 국적항공사가 올 들어 난기류에서 좀처럼 헤어나오지 못하고 있다. 3월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행동주의 사모펀드 KCGI의 경영권 위협을 받던 대한항공은 결국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대표이사 자리에서 물러나게 됐고, 주총 12일 후 조 회장이 타계했다. 지난해 기내식 대란 이후 경영진을 교체하고 착실하게 재무구조개선 작업을 하는 것처럼 보였던 아시아나항공도 지난해 회계감사에서 감사의견 '한정'을 받아들면서 박삼구 금호아시아나그룹 회장이 결국 퇴진을 선언했다. 이 와중에 이들 풀서비스항공사(FSC)들은 앞으로 저비용항공사(LCC)들과 치열한 경쟁을 벌여야 할 형편이다. 올 1·4분기(1~3월) LCC와의 경쟁에선 이미 상당부분 밀렸다.

■양대 FSC 영업실적 저하 전망

11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두 항공사는 최근 비슷한 시기에 사고까지 발생했다.
이날 오전 7시34분 김포공항에서 이륙해 제주공항으로 향하던 KE1203 대한항공 항공기가 공중에서 엔진에 이상이 생겨 긴급 회항했다. 다행히 항공기는 안전하게 착륙했으며 부상자도 없었다. 앞서 지난 9일엔 김포공항을 이륙한 아시아나항공 A320 항공기가 광주공항에 착륙하는 과정에서 바퀴 파손사고가 발생했다. 불과 이틀 만에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항공사에서 사고가 발생한 것이다.

여행수지 중 여행지급이 6개월째 줄면서 대한항공이나 아시아나항공과 같은 FSC의 영업실적이 저하될 가능성이 크다. 이날 한국은행에 따르면 지난 2월 여행수지에서 여행지급은 22억6000만달러를 기록했다. 1년 전 같은 달(25억3000만달러)보다 약 2억7000만달러(10.6%) 감소했다. 여행지급은 내국인이 해외에서 쓴 돈이다. 유학연수와 일반여행까지 모두 포함되지만 해외여행 총비용 중 항공권 비중이 높은 탓에 항공권 부담이 감소하면 여행지급 역시 줄어든다.

여행지급은 해외여행객 증가세와 맞물려 꾸준히 몸집을 불려왔다. 10년 전인 지난 2009년 약 949만명에 불과했던 내국인 출국자 수가 지난해 2870만명까지 늘어나자 여행지급도 150억3000만달러에서 역대 최대치인 319억7000만달러로 늘었다. 그러나 최근엔 해외여행객 증가세에도 여행지급이 줄고 있다. 실제 여행지급이 감소한 2월에도 출국자 수는 261만8000명으로 전년동월(231만1000명)보다 13.3% 늘었다. 한은은 LCC 노선이 늘어났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국제선에서도 LCC 거센 추격

LCC들과의 경쟁은 더욱 치열해질 전망이다. 국토부는 신규 항공사 3곳에 사업면허를 허가했고, 한·중 항공회담으로 중국 하늘길이 넓어진 만큼 LCC의 성장동력이 강화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지난 3월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동월 대비 6.3% 늘었다. 8개 국적사 기준으로도 6.0% 증가했다.
이 가운데 국내 LCC들의 국제선 여객 수는 전년동월 대비 18% 증가했다.

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LCC들은 수도권 공항들의 슬롯이 포화됨에 따라 인천공항 대신 지방공항, 일본 대신 동남아에서 해외여행 수요를 찾아내고 있다"며 "실제 제주항공의 점유율 상승이 1.5%포인트로 가장 가팔랐고, 티웨이항공이 0.9%포인트 올랐다"고 설명했다.
현재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두 항공사와 LCC의 국제선 점유율 격차는 4.4%포인트에 그친다.

fact0514@fnnews.com 김용훈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