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업계 재편 급물살]

73년 역사 금호그룹 와해 수순으로

M&A에 발목… 중견기업 추락 위기

금호아시아나그룹이 핵심 계열사인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포함한 수정 자구계획안을 내놓으면서 사실상 그룹 와해 수순에 직면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로 한때 재계 순위 9위까지 승승장구했지만 무리한 인수합병(M&A)과 글로벌 금융위기, 계열분리 등이 맞물리면서 급속한 쇠락의 길로 접어들게 됐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금호아시아나는 이날 박삼구 전 회장 등이 채권단에 아시아나항공 매각을 포함한 수정 자구안을 제출하면서 사실상 중견기업으로 떨어질 위기에 처했다.

금호아시아나는 1946년 창업주인 고 박인천 회장이 설립한 광주택시를 모태로 광주여객자동차(금호고속), 삼양타이어공업(금호타이어), 한국합성고무(금호석유화학), 금호건설 등을 설립하며 눈부신 성장을 거듭했다. 박인천 회장의 장남인 박성용 회장이 그룹을 이끌던 1988년에는 제2 민간정기항공 운송사업자에 선정되면서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고 한진그룹과 함께 국내 항공·물류를 대표하는 기업으로 자리잡았다. 이후 차남인 박정구 회장의 3대 회장 시절을 거쳐 2002년 3남인 박삼구 전 회장이 4대 그룹 회장에 오르면서 그룹의 대도약기를 맞는 듯했다. 금호아시아나는 2006년 박 전 회장이 당시 국내 종합시공능력 1위인 대우건설 지분 72.1%를 6조4255억원에 인수한 데 이어 불과 1년반 뒤인 2008년 3월 대한통운까지 4조원대에 인수하며 단숨에 재계 순위 9위까지 오르는 괄목할 성장세를 보였다. 그러나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건설업 등이 경기침체에 빠지면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에 따른 후폭풍을 맞았다.
유동성 위기로 금호렌터카, 금호생명, 금호고속 등 주력 계열사들을 매각하고 금호산업, 금호타이어, 아시아나항공, 금호석유화학은 워크아웃(기업회생절차)과 자율협약에 줄줄이 나서는 등 최악의 경영난과 그룹 축소로 이어졌다. 이 과정에서 대우건설과 대한통운 인수를 반대했던 4남 박찬구 금호석화 회장과 박삼구 전 회장 간 경영분쟁이 겹치면서 금호아시아나그룹과 금호석화그룹으로 나뉘는 계열분리의 아픔까지 겪었다.

결국 그룹의 자금줄이자 핵심사업인 아시아나항공까지 경영난에 빠지면서 금호아시아나는 2002년 금호그룹에서 '금호아시아나'로 사명을 변경한 지 17년 만에 대기업군에서 제외될 상황에 몰렸다.

cgapc@fnnews.com 최갑천 권승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