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전국

국내 첫 영리병원…제주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취소

좌승훈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7 11:12

수정 2019.04.17 18:29

원희룡 지사 “3개월 내 개원 위반…정당한 사유 없어 취소 사유 해당”
녹지측, 허가 지연‧내국인 진료 제한…손해배상 소송 등 후폭풍 예상
17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녹지국제병원 ‘외국인 한정 진료 조건부 개설 허가’ 취소 처분에 따른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17일 오전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녹지국제병원 ‘외국인 한정 진료 조건부 개설 허가’ 취소 처분에 따른 입장문을 발표하고 있는 원희룡 제주도지사

[제주=파이낸셜뉴스 좌승훈 기자] 제주도는 17일 국내 첫 투자개방형병원(영리병원)인 녹지국제병원에 대해 법률이 정한 기한 내 개원하지 않은 것은 엄연한 의료법 위반행위라며 허가 취소 결정을 내렸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17일 제주도청 기자실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녹지국제병원에 대한 청문이 종료됨에 따라 청문 주재자가 제출한 청문조서와 의견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병원 측이 정당한 사유 없이 현행 의료법에서 정한 3개월의 기한을 넘겨서도 개원하지 않았을 뿐만 아니라, 개원을 위한 실질적인 노력도 없었다고 판단하고 의료법에 따라 조건부 개설 허가를 취소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현행 의료법 제64조(개설 허가 취소 등)에는 ‘개설 신고나 개설 허가를 한 날로부터 3개월 이내에 정당한 사유 없이 업무를 시작하지 아니한 때 개설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명시돼 있다.

지난해 12월 5일 조건부 허가 이후, 제주도는 개원에 필요한 사항이 있다면 얼마든지 협의해 나가자고 녹지 측에 수차례 제안했지만, 녹지측은 이러한 제안을 거부하다가 기한이 임박해서야 개원 시한 연장을 요청해 왔다.

녹지국제병원 /사진=fnDB
녹지국제병원 /사진=fnDB

당초 녹지 측은 의료인 이탈 사유에 대해 충분히 소명하지 못했으며, 의료진 이탈 후 신규 채용 공고 계획 등 의료진을 유지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원 지사는 이에 대해 “녹지 측은 외국인을 주된 고객으로 하겠다고 사업계획을 제시했기 때문에 ‘내국인 진료’여부는 개원에 있어서 반드시 본질적이거나 중요한 부분이라고 보기 어려움에도 이를 이유로 행정소송을 제기하고 병원을 개원하지 않고 있는 것 또한 모순되는 태도로서 정당한 이유가 될 수 없다”고 말했다.


제주도가 당초 공론화위원회의 ‘불허 권고’에도 불구하고 ‘외국인진료 조건부 개설허가’결정을 내린 이유는 침체된 국가 경제 활성화와 새로운 의료관광산업 육성, 행정에 대한 신뢰도 확보, 이미 채용된 직원들의 고용관계 유지를 비롯한 한·중 국제관계 등의 문제를 종합적으로 고려한 판단으로 풀이된다.


도는 녹지 측이 개설 허가 후 개원에 관한 의료법을 위반한 이상, 법과 원칙에 따라 취소 처분 절차를 진행하고 차후 있을지 모르는 소송 등 법률 문제에도 적극 대처하기로 했다..

국내 첫 영리병원…제주 '녹지국제병원' 개설 허가 취소

녹지 측은 지난 2월 14일 제주도가 진료 대상을 외국인으로 한정해 개설허가를 낸 것은 위법하다며 허가 조건을 취소해달라는 내용의 행정소송을 제기한 상태다.
행정소송 결과에 따라 녹지 측이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이 커 지루한 법정공방이 이어질 수 있다.

jpen21@fnnews.com 좌승훈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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