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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eekend 레저] 바람이 먼저 닿는, 그 섬에 가고 싶다..태안, 섬 여행

조용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8 17:09

수정 2019.04.18 17:23

새들이 차지했던 아름다운 부속섬들에 사람이 찾고… 이름 없던 바위섬들은 이름을 가졌다
옹도 정상에 하얀 등대가 있어 등대섬이라고도 불린다.
옹도 정상에 하얀 등대가 있어 등대섬이라고도 불린다.

【 태안(충남)=조용철 기자】 태안의 해변에 서면 저 먼 중국땅까지 바다는 막힘이 없을 듯하지만 태안이 두르고 있는 보석같은 섬들이 제법 있다. 사람이 터를 잡은 섬들도 있고, 사람은 살지 못하나 멀리 봐도 그리움으로 다가오는 그런 섬들도 있다. 이들을 만나기 위해 여행객들은 신진항에서 배에 몸을 싣는다. 몇 대의 관광버스와 자동차들이 배 시간에 맞춰 여행객들을 쏟아낸다.
신진항을 떠난 배가 향한 곳은 옹도다. 옹기를 닮아 지어진 이름이라니 궁금증이 더해진다. 옹도는 충남에선 유일하게 등대지기가 거주하는 등대를 가지고 있는 섬이기도 하다.

50여분동안 배를 타고 가니 옹도에 닿았다. 섬 모습을 가늠할 즈음부터 등대를 머리에 인 광경에 사람들이 뱃전으로 나와 환호성을 지른다. 옹도에 오른다는 설렘 때문인지 부두에서 등대가 있는 곳까지 가파른 길을 기꺼운 수고로움으로 걸어 오른다. 주변은 동백 군락이어서 붉은 꽃송이가 탐스럽게 피어있다. 배에 올랐던 여행객들과 묵묵히 섬 정상에 이르자 환한 햇살 아래 하얗게 반짝이는 등대가 먼저 눈에 들어온다. 해질녘 근사한 불빛을 비추며 배들이 지나가는 장면을 상상해본다.등대 주변은 찾아오는 사람들이 섬 주위 바다 풍경을 둘러보는 전망대이기도 하다. 주변의 바위섬들이 옹도와 한 식구인 양 바다 위에서 어우러진 풍경이 장관이다. 신진항으로 돌아오는 길에는 가의도와 여러 무인도를 멀리서나마 바라볼 수 있다. 별도로 이름을 가지고 있지 않았던 바위섬들은 독립문바위, 사자바위, 거북바위 등 생김새 하나만으로 이름을 얻는다.

난도 괭이갈매기들의 천국같은 곳이다.
난도 괭이갈매기들의 천국같은 곳이다.

독립문바위 유람선의 귀항길에서 만날 수 있다.
독립문바위 유람선의 귀항길에서 만날 수 있다.


태안의 아름다운 부속섬 중에 우리나라의 대표적인 괭이갈매기 서식지인 난도를 빼놓을 수 없다. 난도는 약 4만7000㎡ 면적의 삼각형 모양 섬으로, 가장자리가 50∼70m 높이의 수직 암벽으로 돼 있다. 난도는 섬 전체가 온통 괭이갈매기와 바위뿐이다. 경남 홍도와 함께 괭이갈매기의 서식지로 알려진 난도에는 갈매기들이 그야말로 '천국'을 이룬다. 4월말부터 번식기를 맞아 이곳에 모여드는 괭이갈매기는 5월말 그 수가 절정에 이른다. 섬 전체를 새하얗게 뒤덮은 2만여마리 이상의 괭이갈매기들은 그 어디에서도 보기 힘든 장관을 연출한다. 박은서 문화관광해설사는 "괭이갈매기 서식지인 난도는 보존가치를 인정받아 섬 전체가 천연기념물 334호로 지정돼 있다"고 설명했다. 신진항으로 돌아온 뒤 찾아간 곳은 안흥성이다. 안흥성은 갖은 수산물이 부려지고 태안 앞바다의 섬으로 여행을 떠나는 출발점인 안흥항에 이르기 전 서해 바다를 지켜 태안과 한반도의 안위를 다지기 위해 쌓은 석성이다. 1655년 조선 17대 임금인 효종 6년에 축성된 안흥성은 충청감사의 지휘에 따라 진행됐다. 당시 안흥성 주변 19개 읍만이 이 공사에 동원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동서남북에 각각 수성루, 수홍루, 복파루, 감성루 등 4개 성문을 뒀다.
안흥성은 이후 240여년간 안흥진을 굳건히 방어하며 제 역할을 해냈으나 고종 31년, 1894년 동학혁명이 발발하면서 성내 거의 모든 건물이 소실됐다. 안흥성의 가치는 1970년대에 이르러 재발견되기 시작했다.
다행히 4개 성문과 성곽 일부는 원형대로 잘 남아있었기에 일부 보수를 거쳐 현재의 모습을 갖추게 됐다.

yccho@fnnews.com 조용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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