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설·칼럼 기자수첩

[기자수첩] '종횡무진' 박영선 장관에 거는 기대

구자윤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8 17:20

수정 2019.04.18 17:20

[기자수첩] '종횡무진' 박영선 장관에 거는 기대

박영선 중소벤처기업부 장관이 취임하자마자 광폭 행보를 하고 있다. 재벌 저격수라는 꼬리표와 인사청문회에서 보여준 강성 이미지와 달리 강원도 산불 피해 현장, 전통시장을 잇따라 방문하면서 감성과 소통의 리더십을 보이고 있다.

장관 취임 전부터 자신의 지역구인 남구로시장을 방문해 상인들과 친분을 과시하더니 취임 후에는 강원 산불 피해 현장을 찾아 피해 기업·소상공인들을 만나 이야기를 경청했다. 이어 충남 당진시장 방문 일정을 급히 잡아 당진시장을 대기업 유통업체인 이마트와 전통시장의 상생 사례로 소개하고, 소상공인연합회·중소기업중앙회 같은 유관단체와도 잇따라 간담회를 갖는다. SNS 소통도 잊지 않는 등 그야말로 '종횡무진'이다.

박 장관 덕분에 요즘 중기부 기자단 단체대화방은 활기(?)가 넘친다.
물론 박 장관이 전국 방방곡곡을 누비면서 웬만한 선거유세를 방불케 하는 행보여서 기자들에게는 다소 부담일 수 있지만, 그만큼 박 장관이 무언가를 하려는 의지를 보이는 것이기에 중소기업, 소상공인에게는 여러모로 긍정적인 상황 같다.

이 같은 스킨십과 소통은 전임 홍종학 장관에게 아쉬웠던 점이기도 하다. 청에서 부로 승격한 중기부는 중소기업, 소상공인의 목소리를 충분히 대변할 것으로 기대를 모았지만, 최저임금과 주52시간 근무제 시행에서 중소기업을 대변하는 중기부의 모습은 찾아보기 힘들었다고 업계 사람들은 입을 모은다.

박 장관의 이 같은 소통 행보는 실제 유의미한 정책으로도 이어져야 한다. 시작은 좋다. 중기부는 산불 피해를 본 소상공인에 대한 긴급경영안정자금 상환기간을 7년에서 10년으로 추가 연장하고 대출금리도 2.0%에서 1.5%까지 낮추기로 했다.

이처럼 중소업계, 소상공인들은 중기부 장관이 업계의 대변인이자 청와대를 향해 할 말도 하는 사람이 되길 원한다.
박 장관은 인사청문회에서 "내년도 경제상황이 심각해진다면 최저임금 인상 속도도 동결에 가까운 수준으로 갈 수 있지 않겠나"라고 밝혔다. 다만 이 같은 목소리를 실제 최저임금 결정 과정에서 낼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된다.
아울러 정책 추진과정에서 자신의 임명을 반대해온 야당을 설득해야 하는 것도 또 하나의 과제다.

solidkjy@fnnews.com 구자윤 산업2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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