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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경제 꺾이고 반도체 부진 … 수출·투자 전망 확 낮췄다 [한은 성장률 전망 하향]

장민권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8 17:37

수정 2019.04.18 17:37

수출 증가율 3.1%→2.7%로 설비투자 2%→0.4%로 내려
경기흐름은 '상저하고' 예측
디플레는 "가능성 낮다" 일축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가 18일 서울 세종대로 한은에서 열린 금융통화위원회 정례회의의 시작을 알리는 의사봉을 두드리고 있다. 금통위는 이날 기준금리를 연 1.75%로 동결했다. 사진=서동일 기자

한국은행이 18일 올해 우리나라 성장률 전망치를 종전 2.6%에서 2.5%로 0.1%포인트 하향한 것은 지난 1·4분기(1~3월) 우리 경제 양대 축인 수출과 투자 부진이 예상 외로 컸다는 판단에서다.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성장세가 한풀 꺾인 가운데 반도체 가격 하락 국면 속에서 대외의존도가 높은 한국의 수출·투자에 하방압력이 가중된 것으로 분석된다.


■반도체 부진·세계 성장둔화 여파

한은은 이날 발표한 '2019년 수정경제전망'을 통해 올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2.5%로 제시했다. 3개월 전인 지난 1월(2.6%)보다 0.1%포인트 내린 것이다. 가장 큰 요인 중 하나는 우리 경제 버팀목인 수출의 부진이다. 한은은 지난 1월까지만 해도 연간 상품수출 증가율이 전년동기 대비 3.1%를 기록할 것으로 봤다. 하지만 4월에는 이보다 0.4%포인트 떨어진 2.7%로 낮춰잡았다. 이에 따라 올해 수출에서 수입을 뺀 순수출 기여도는 1.0%로, 지난 1월(1.1%)보다 0.1%포인트 떨어졌다.

한은은 지난해 하반기 미·중 무역분쟁, 중국의 긴축정책,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통화정책 정상화 등으로 세계경제가 하방압력을 받은 영향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4월 한은이 전망한 올해 세계경제 성장률은 3.3%로, 1월(3.5%)과 비교해 0.2%포인트 하향됐다. 같은 기간 세계교역 신장률도 3.7%에서 3.5%로 떨어질 것으로 점쳤다.

설비투자도 큰 폭으로 하향 조정됐다. 한은의 설비투자 증가율 전망치는 지난 1월 2.0%에서 4월 0.4%로, 종전 5분의 1 수준으로 뚝 떨어졌다. 반도체 경기의 조정 여파가 컸다. 반도체 수출액은 지난 2월 전년동기 대비 25% 감소한 68억7000만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3월에는 90억달러로, 17% 줄었다. 반도체는 국내 수출의 20%를 차지하는 주력 수출품목이다.

정규일 한은 부총재보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글로벌 성장세와 반도체 경기가 급격히 둔화됐다"며 "이는 올해 1·4분기 수출과 설비투자에 예상보다 굉장히 큰 영향을 줬다"고 말했다.

역성장을 거듭하며 성장률을 끌어내리고 있는 건설투자는 지난 1월과 마찬가지로 3.2% 감소할 것으로 전망했다. 민간소비 역시 지난 1월 2.6%에서 4월 2.5%로 0.1%포인트 내려가는 등 다소 둔화될 것으로 봤다.

다만 한은은 수출과 투자 등 주요 지표가 하반기로 갈수록 회복되는 '상저하고' 흐름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실제 설비투자는 상반기 5.3% 감소하고, 하반기 6.4% 증가할 것으로 내다봤고, 상품수출도 상반기 1.4%에서 하반기 3.9%로 전망했다.

■디플레이션 우려는 일축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로 전망됐다. 지난 1월 전망치(1.4%) 대비 0.3%포인트 내려간 것이다.

다만 한은은 일각에서 지적하는 디플레이션(지속적 물가하락) 가능성은 낮다고 선을 그었다.
향후 임금상승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공급 측 물가하방 압력이 완화될 것이란 이유에서다. 한은은 소비자물가가 상반기 0.7%, 하반기 1.4%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환석 한은 조사국장은 "지난해 하반기 유류세·개별소비세 인하, 정부의 복지정책 강화 등으로 물가상승이 제한됐다"면서 "올해 하반기에는 유류세·개소세 인하 조치가 종료되고, 공공요금 인상이 예정돼 있다"고 말했다.

mkchang@fnnews.com 장민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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