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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시아나 인수전 성패 가를 ‘현금’… 누가 얼마나 쌓아뒀나

김미정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8 17:39

수정 2019.04.19 17:07

자회사 통매각에 최대 2兆 예상..SK 계열 포함 13兆 이상 보유
한화도 현금성자산 8兆에 육박
애경·신세계도 후보 거론되지만 보유한 자금여력은 미흡한 수준
아시아나 인수전 성패 가를 ‘현금’… 누가 얼마나 쌓아뒀나

아시아나항공 매각가격은 1조원을 웃돌 전망이다. 재무 유동성이 풍부한 대기업그룹이 아시아나항공을 인수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SK, 한화, 신세계, 애경 등이 유력 인수후보자로 거론된다. 이들의 재무여력을 고려할 경우 SK와 한화의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매각가격 1조~2조 추정

18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은 자회사와 함께 일괄 매각할 경우 가격이 1조원을 상회할 것이라는 예상이다.

지난 16일 기준 아시아나항공 주가는 8450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말 기준 아시아나항공의 연결기준 순차입금은 3조1000억원으로, 지난 16일 종가를 반영하면 EV(기업 시장가치)는 4조8000억원이다.
올해 아시아나항공의 EBITDA(상각전영업이익)가 7340억원임을 고려하면 에비타 멀티플(EV/EBITDA)은 6.5배에 해당한다.

KTB투자증권에 따르면 아시아나항공이 EV/EBITDA 6.5배 수준에서 매각될 경우 인수자는 금호산업(지분율 33.47%)에 약 5840억원을 지급해야 한다. 구주매출에 더해 유상증자(5000억원)를 가정하면 매각금액은 1조원을 상회하게 된다. 해외 항공사 인수합병(M&A)에서 밸류에이션이 많게는 11배까지 적용된 사례가 있음을 감안하면 아시아나항공 매각가격은 향후 최대 2조원까지 오를 수 있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는 "아시아나항공은 항공면허 취득의 어려움, 인천공항 포화 시점에서 슬롯(slot) 밸류에이션의 상승, 보유 운수권 등 무형의 프리미엄이 분명히 존재한다"면서 "다만 인수자 입장에서 적정 밸류에이션 산정이 쉽지 않은 만큼 고민이 깊어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SK㈜ 현금성자산 7조

아시아나항공 인수후보로 거론되는 대기업그룹의 자금여력도 관심사다. 인수후보자들 가운데선 SK그룹의 재무여력이 월등한 것으로 분석된다.

한국기업평가와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지주회사인 SK㈜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6조7830억원에 이른다. SK㈜를 포함한 18개 상장계열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13조8335억원이나 된다.

SK그룹은 지난해 최규남 전 제주항공 대표를 수펙스추구위원회 글로벌사업개발 담당 부사장으로 영입하면서 항공사 인수설이 불거지기도 했다.

재계 한 관계자는 "SK가 지난해 내부적으로 항공사 인수를 검토했으나 ADT캡스 인수 건으로 이를 유보한 것으로 안다"면서 "정유, 통신 등 자회사 시너지와 대외 인지도 상승 등을 감안할 때 거론되는 후보들 가운데 여전히 인수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한화그룹도 자금여력 측면에서 유력 인수후보로 꼽힌다. 지주회사 격인 ㈜한화의 지난해 말 기준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2조9445억원이다. ㈜한화를 포함한 7개 상장계열사를 합치면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7조9533억원으로 불어난다. 한화그룹은 항공엔진부품 계열사인 한화에어로스페이스를 보유했고, 저비용항공사(LCC) 에어로케이에 투자하는 등 항공산업에 관심이 높다.


LCC 제주항공을 운영 중인 애경그룹, 유통업과 시너지를 위해 티웨이항공 인수를 검토한 바 있는 신세계그룹도 후보군이다. 지난해 말 기준 애경그룹의 지주회사인 AK홀딩스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은 5114억원, 지주사 포함 상장계열사 4곳의 현금성자산은 9543억원을 기록했다.
신세계그룹은 신세계와 이마트 등 7개 상장계열사의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7741억원 수준이다.

mjk@fnnews.com 김미정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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