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뚝 떨어진 커피 원두값에… 재배 포기하는 중남미 농가들

윤재준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18 17:52

수정 2019.04.18 17:52

가격 13년만에 최저
브라질·베트남 생산 늘린데다 헤알화 가치 하락한 탓
국제 커피원두가격이 13년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지면서 중남미에서 재배를 포기하는 농가가 늘고 있어 업계 대란 우려가 일고 있다.

17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는 뉴욕선물시장에서 거래되는 커피 원두 가격이 떨어지고 있는 가운데 재배 농가들이 별다른 대책이 없어 작업을 포기하거나 다른 작물로 대체중이라고 보도했다. 콜롬비아에선 커피 대신 마약 원료로 쓰이는 코카를 재배하고 있으며 일부 농민들은 난민 행렬인 캐러밴에도 합류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영국 원두 로스팅 업체 케어다이렉트 최고경영자(CEO) 존 스틸은 "시장 변동성으로 재배업자들의 생계가 파괴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여러 생산국에서 젊은 세대들은 커피 재배 직종을 아예 기피까지 하고 있다고 밝혔다. 중미의 커피 재배업자들은 아라비카 원두가 파운드(0.45kg) 당 1.2~1.5달러에 거래돼야 손실을 면할 수 있으나 현재 뉴욕 선물 시장에서 약 93센트대에 거래되고 있다. 지난 13년래 가장 낮은 수준이다.


커피 가격 급락의 주요 원인은 생산 규모가 각각 1, 2위인 브라질과 베트남의 급격한 증산으로 두나라는 재배할 토지가 많은데다가 재배 환경도 이상적인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또 다른 중미 생산국들에 비해 관개 시설과 수확 장비도 현대화돼 있어 생산비가 낮다. 특히 세계 커피 무역량의 4분의 1을 차지하는 브라질은 지난해에 6200만자루(1자루=60㎏)를 생산해 가격을 더 끌어내렸다. 브라질 헤알화 가치 하락까지 겹치면서 수출을 늘리는 대신 달러로 거래되는 가격을 약화시켰다는 지적이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15% 적은 5000만~5300만자루를 생산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여전히 많은 규모이며 올해들어 수출도 2월에만 역대 최대인 50만자루를 포함해 활기를 이어가고 있다. 영국 선물중개업체 머렉스 스펙트론의 애널리스트 제임스 헌은 현재 같은 원두 가격 인하가 내년까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커피 시장의 주요 열쇠는 헤알화 가치가 될 것이라며 브라질 정부의 연금 개혁과 재정 개선 노력 성공 여부에 방향이 달려있다고 설명했다.

jjyoon@fnnews.com 윤재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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