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식을 뒤집는 놀라운 혁신.. 호주 국보 와이너리 '펜폴즈

펜폴즈 와인을 공급하는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의 브랜드 앰버서더 에밀리 스테킨본이 생 헬리 와인에 대해 설명하고 있다.


호주의 국보 와이너리인 '펜폴즈(Penfolds)'는 '호주의 국가문화재 와이너리', '세계에서 몇 안되는 도시 속 빈야드', '프랑스 5대 샤또를 넘어선 품질' 등 다양한 수식어가 붙지만 이 중에서도 펜폴즈를 가장 잘 표현하는 말은 '상식을 뒤집는 놀라운 혁신'이다.

펜폴즈는 정통성을 기반으로 늘 변화를 추구한다는 면에서 모든 와이너리와 비슷하지만 그 변화의 폭과 결과는 놀라울 정도로 다르다. 상식을 아예 뒤집고 발상도 내면부터 통째로 혁신한다.

펜폴즈 와인의 가장 큰 특징은 와인을 빚을때 어느 특정지역 한 곳만의 포도를 사용하는게 아니라 호주 전 지역의 포도를 사용한다는 점이다. 제조 담당자가 호주 전역을 돌며 그 와인의 성격에 가장 적합한 포도들을 선별해 이를 섞어 와인을 빚는다. 한마디로 지역을 블랜딩한다고 표현한다. 전 세계의 모든 와이너리가 어느 한 지역 또는 하나의 포도밭(싱글 빈야드)에서만 나는 포도만 사용하고 고급 와인일수록 '싱글 빈야드'를 강조하는 것과는 완전히 상반되는 방식이다.

펜폴즈 와이너리의 그랜지, 생 헨리, 빈 28 와인(왼쪽부터).


펜폴즈는 또 지난 2017년 10월에는 'G3'와인을 내놔 전 세계 와인애호가들을 충격에 빠뜨렸다. 펜폴즈의 최상위급 와인인 그랜지의 2008년, 2012년, 2014년 3개 빈티지를 섞어 만든 와인이었다.

이같은 빈티지 블랜딩은 전세계에서 유래없는 시도였다. 와인을 블랜딩할때는 포도 품종을 섞는게 일반적이지만 이처럼 같은 와인의 다른 빈티지를 섞는 것은 발상의 혁신이었다. 전 세계 애호가들은 그 자리에서 G3 와인을 매진시키는 것으로 화답했다. 1200병 한정판으로 가격은 한병에 3000달러(360만원)이었다.

야타나.


■화이트 그랜지라 불리는 야타나.. 몽라쉐가 연상되는 맛
펜폴즈가 지난 18일 국내에서 대표 와인 '그랜지'를 비롯한 아이콘 와인을 소개하는 행사를 가졌다. 워낙 많이 알려진 와이너리지만 이날 행사는 화이트 펜폴즈라 불리는 '야타나(Yattarna)'를 비롯해 최고급 부띠크 와인 '그랜지(Grange)', 그들의 혁신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작품 'G3'에 대한 설명을 들을 수 있었다.

야타나는 샤르도네 100% 화이트 와인으로 1995년 처음 출시됐다. 펜폴즈의 최상위급 와인인 그랜지와 견줄 수 있는 '화이트 그랜지'를 만들어보자는 의도에서 시작됐다.

호주에서 가장 차가운 기후를 보이는 타즈매니아와 아들레이즈 힐스 두 곳에서 재배한 샤르도네 포도를 사용한다. 두 곳에서 난 포도알 하나하나를 골라서 만든 최고급 와인으로 30년 이상 숙성이 가능하다. 프랜치 오크에서 8개월간 숙성을 거쳤다. 일반 화이트와인과 다르게 골드빛이 살짝 돈다. 잔에서 피어오르는 은은하고 고급스러운 과실향이 특징이다. 약간의 사과향과 견과류 향도 묻어있고 꽃향기도 배어있다.

입에 머금어보면 깜짝 놀란다. 아주 강렬한 신맛이 입속에서 요동친다. 잔에서 느낀 부드러움을 완전히 뒤집는 맛이다. 그동안 느껴보지 못한 산미에 당황스럽지만 그렇다고 불쾌하지 않고 오히려 우아하다. 상당히 훌륭한 아로마와 미네랄 느낌도 섞여있다. 와이너리 측에서는 2015년 빈티지의 어린 와인이라 산미가 더 도드라질 수 있다고 설명하지만 삼키고 난 후에도 한참동안 혀는 물론이고 입속 전체가 얼얼하다. 이렇게 강렬하고 우아한 산미는 처음이다. 사실 이렇게 좋은 와인은 최소 10년 정도 후에 먹어봐야 균형잡힌 맛을 느낄 수 있다고 한다. 야타나는 우리나라에 5상자(60병)만 들어온다. 그만큼 고급 와인기도 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잘 알려지지 않은 탓도 있다.

펜폴즈가 내놓은 또 다른 샤르도네 와인인 '쿠눙가 힐(Koonungga Hill)'은 열대과일 맛을 기반으로 상큼한 맛이 좋은 대중적인 와인이다. 샤르도네 100%를 사용해 스틸탱크와 프랜치오크 발효를 거쳤다. 알코올 도수는 13.0%다. 옅은 그린색깔을 기반으로 노란빛을 살짝 띤다. 누구나 가볍게 마실수 있는 쇼비뇽 블랑의 느낌도 난다.

펜폴즈가 호주 시라 만으로 빚은 레드와인 '빈 28 칼림나 쉬라즈(Bin 28 Kalimna Shiraz)'와 보르도와인을 닮은 레드와인 '생 헨리 쉬라즈(St. Henri Shiraz)'에 대한 설명도 이어졌다. 펜폴즈의 빈 시리즈는 럭셔리 와인을 상징한다. '빈 389'가 가장 유명하며 '빈 407'도 빈 시리즈 중 최고급 와인이다.

펜폴즈의 그랜지(왼쪽)와 생 헨리 와인


■생 헨리, 고급스런 아로마에 부드러운 질감 일품
빈 28 칼림나는 바로사 밸리, 맥라렌 베일 등에서 재배된 시라를 중심으로 아메리칸 오크에서 12개월 간 숙성해 내놓는 전형적인 호주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가 14.5%로 제법 높다. 잔에 따라보면 찐득한 과실향이 출렁대는 검붉은 와인이다. 흑연, 초콜릿 등 오크향도 있다. 입에 넣어보면 호주 시라 특유의 향과 맛을 느낄수 있다.

생 헨리는 빈 시리즈와 작명부터 다르고 맛도 완전히 다른 와인이다. 시라 93%와 까베르네 쇼비뇽 7%를 섞어 만든 와인이다. 알코올 도수는 14.5%로 맥라렌 베일, 로브, 페닌슐라, 바로사 밸리 등에서 좋은 포도만 선별해 와인을 담근다. 생 헨리는 역사가 50년이 넘은 1만리터 규모의 초대형 오크통에서 12개월간 숙성시켜 출시한다. 오크통이 크다는 것은 부케향을 배제해 그만큼 포도맛을 중요하게 표현한 와인이라는 것이다. 잔에 따라보면 진한 컬러에 고급스런 아로마가 일품이다. 풀바디에 가까우며 부드럽게 혀를 감싸는 질감이 굉장히 좋다. 그 뒤에는 타닌도 부드럽지만 꼿꼿하게 서 있다.

그랜지 와인의 검붉은 색깔.


■그랜지, 진한 아로마와 세련된 부케향 환상적
펜폴즈의 최고의 부띠끄 와인은 '그랜지(Grange)'다. 호주는 물론 전 세계 와인애호가들이 손꼽는 최고의 와인이다. 50년 이상 장기숙성이 가능한 최고의 와인으로 품질로도 프랑스 보르도의 5대 샤또를 능가한다는 평가가 많다. 시라 98%에 까베르네 쇼비뇽 2%를 섞어 와인을 빚으며 바로사 밸리, 맥라렌 베일, 클레어 밸리, 매길 에스테이트 등 호주 전역에서 재배한 최고의 포도만을 골라 사용한다.

잔을 채운 그랜지는 아주 검붉은 색깔을 띤다. 입에 대기 전에 잔에서 향을 맡아보면 부드럽고 고급스런 과실향을 기반으로 세련되고 둥글둥글한 부케향도 휘몰아친다. 아로마는 과실을 졸여 만든 것처럼 진하다. 오래된 발사믹 식초의 그런 부드러움이 연상된다. 말린 자두와 향신료, 허브향까지 겹쳐져 있다. 진하면서 부드럽다.

입에 넣어보면 처음 느낀 아로마와 부케향이 그대로 녹아있다. 2009년 빈티지로 꼭 10년째 되는 그랜지 치고는 비교적 어린 와인이지만 잘 어우러진 아로마와 부케 속에 타닌이 감춰져 있다. 모나지 않게 뒤에서 조용히 서 있지만 상당히 두텁다.

잔을 기울여보면 불투명한 느낌이 강하다. 역시나 잔을 다 비우고 나니 작은 찌꺼기들이 잔에 붙어있다.
필터링을 안한 와인이다. 그래서 펜폴즈에서는 뒷면에 그랜지를 마실때 더블 디캔팅을 할 것을 권하고 있다.

펜폴즈 와인을 공급하고 있는 트레저리 와인 에스테이트의 브랜드 엠버서더 에밀리 스테큰본(Emilie Steckenborn)은 "펜폴즈 와이너리가 존경받는 이유는 시라라는 하나의 품종으로 프랑스 5대 샤도와 견줄수 있는 그랜지 라는 뛰어난 와인을 만들었다는 것과 싱글 빈야드가 아닌 호주 전역에서 생산된 포도를 사용한 멀티 리저널 방식으로 상식을 뒤집는 변화를 추구한다는 점"이라고 설명했다.

kwkim@fnnews.com 김관웅 부동산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