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 금융일반

심상찮은 자영업자 대출...다중채무·연체율 지속 증가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1 17:03

수정 2019.04.22 09:23

4곳 이상 금융기관서 돈 빌린 자영업자 매년 증가 
다중채무 자영업자 대출잔액도 전체의 41%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 대출 의존도도 확대 
지난해 연체 자영업자 수, 전년 대비 14%P 증가 
심상찮은 자영업자 대출...다중채무·연체율 지속 증가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박지영 기자]
정부의 부동산 규제 강화 등으로 가계대출 증가세는 안정세에 접어들었지만, 자영업자 대출 증가세가 심상치 않다. 특히 국내 자영업자의 다중채무와 비은행권 대출이 늘고, 이에 따른 연체율 상승으로 부채의 질이 계속 악화되고 있다.

■4곳 이상 다중채무 비율 늘어
21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 3월 말 기준 은행 개인사업자(자영업자) 대출잔액은 319조원으로 한달 전보다 2조3000억원 늘었다. 이는 지난해 11월 2조4000억원 이후 4개월 만에 최대치다. 자영업자 대출 월간 증가 규모는 지난해 2∼11월 2조원대를 유지하다 같은 해 12월 3000억원대로 떨어진 바 있다. 하지만 올 들어 1월(1조1000억원)과 2월(1조7000억원) 다시 증가세를 이어가다 지난달 2조원대를 넘어섰다.
주택거래 위축에 따른 가계대출 증가세 둔화, 예대율 규제 강화 등으로 은행들이 자영업자 대출 확대에 나섰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최소 4곳 이상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의 다중채무 비율은 현재 30%초중반대에 진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4년 전 28%였던 자영업자 다중채무 비율이 약 4%포인트 이상 증가한 것이다. 반면 1~2곳의 금융기관에서 돈을 빌린 자영업자 비율은 4년 전 22%에서 현재 10% 후반대로 낮아졌다. 다중채무 자영업자의 대출잔액도 매년 증가해 현재 전체 자영업자 대출잔액 609조원 중 41% 수준인 249조원을 기록했다.

저축은행이나 상호금융 등 비은행권에서 돈을 빌리는 자영업자의 비율도 계속 늘고 있다. 전체 대출 중 90% 이상을 비은행권에서 대출받은 자영업자의 비율은 4년 전 10%였지만 현재 20%에 육박, 4년새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령대별 채무 자영업자 비율을 보면 60대 이상은 4년 전 14%에서 지난해 17%로 상승한 반면 같은 기간 30대 이하 채무 자영업자 비율은 20%에서 18%로, 40대는 34%에서 31%로 각각 감소했다.

■다중채무일수록 연체율 높아
자영업자의 연체 규모도 다시 증가하고 있다. 2017년에 30일 동안 부채를 미상환한 연체 자영업자 수는 전년 대비 3%포인트 감소했지만, 지난해에는 전년 대비 14%포인트 늘었다. 돈을 빌린 금융기관이 많을수록 연체 발생 비율도 높았다. 1곳에서 대출을 받은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2015년 0.6%에서 지난해 0.2%로 감소했지만, 4곳 이상 다중채무 자영업자의 연체율은 현재 0.6%로 높아졌다.

불량률(특정 시점 이후 6개월간 신규 연체)도 4년 전 3.1%에서 지난해 3.5%로 상승했다. 연체 자영업자의 신용등급을 보면 1~5등급에선 0.1%도 채 되지 않았지만, 6등급 0.1%대, 7등급 0.5% 안팎, 8등급 2% 이상, 9~10등급 10% 이상을 나타냈다. 불량률은 모든 신용등급에서 전반적으로 상승했다.

금융연구원 관계자는 "자영업자에 대한 소극적인 지원이나 비용 부담을 줄이는 방법보다 임금근로자 비중을 높이는 정책을 통해 자영업 시장으로의 진입을 감소시켜야 한다"며 "기존 자영업자는 경쟁력을 갖춘 기업으로 성장시키는 등 근본적인 대책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융감독원과 한국은행은 은행권의 자영업자 대출에 대한 공동 검사에 착수했다. 신한은행을 시작으로 KB국민은행, 우리은행, KEB하나은행 등 4대 시중은행의 자영업자 대출 취급 실태를 점검 중이다.
이번 검사에서 한은은 통화정책 관련 규정을 중심으로, 금감원은 담보와 보증과 관련한 과정을 중심으로 들여다볼 것으로 전해졌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박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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