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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준, 금리인하 검토?… "물가 떨어지면 가능" 발언 잇따라

송경재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1 17:27

수정 2019.04.21 17:27

시카고 에번스·댈러스 캐플란 등 인플레 1.5%서 수개월 밑돌면 금리인하 찬성하겠단 의사 밝혀
현상황 1995년 인하때와 비슷.. PCE 물가지수 따라 논의 부칠듯
연준, 금리인하 검토?… "물가 떨어지면 가능" 발언 잇따라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가 금리인하를 진지하게 검토하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WSJ)이 20일(현지시간) 보도했다. 공식 입장은 지난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에서 밝혔듯이 연내 금리인상은 가능성이 낮다는 것이지만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최근 발언, 인터뷰 등으로 볼 때 무게 중심은 금리인하로 기운 듯 보인다는 것이다.

WSJ은 또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금리인하를 압박하는 가운데 연준 인사들의 발언으로 보면 경제 성장세가 양호하더라도 인플레이션(물가상승률)이 더 떨어지면 연준이 금리인하에 나설 가능성도 있다고 전망했다. 당장 오는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FOMC에서 금리를 내리거나 금리인하가 회의 주제로 떠오르지는 않겠지만 연준이 내부적으로 금리인하에 대해서도 검토를 하고 있음을 시사하는 연준 고위 관계자들의 발언이 잇따르고 있다.

■인플레 1.5%, 인하 방아쇠?

연준내 강경파 가운데 한 명인 찰스 에번스 시카고 연방은행 총재는 15일 인플레이션이 크게 둔화되면 금리인하를 검토해야 한다고 밝혔다. 에번스 총재는 인플레이션이 연준 목표치인 2%를 크게 밑돌면 이는 "연준의 통화정책이 실질적으로 긴축적임을" 보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며 그렇게 되면 "(기준금리를) 하향조정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에번스는 현재 자신의 전망으로는 인플레이션이 내년까지 오르고, 이에 따라 내년 후반 한 차례 금리인상, 또 물가상승 압력을 계속 통제하기 위해 2021년 추가 인상이 있을 것이라고 전제했다. 에번스는 그러나 만약 월별 변동이 큰 식료품·에너지를 제외한 물가지수인 근원 물가지수가 앞으로 수개월 간 1.5% 근처까지 떨어져 이 수준에서 벗어나지 못한다면 자신이 "보험을 취하는 것을 확실하게 검토하게 될 것"이라고 말해 선제적인 금리인하에 찬성할 것임을 강조했다.

로버트 캐플란 댈러스 연방은행 총재도 18일 지금 당장 금리인하는 어불성설이라면서도 만약 인플레이션이 지속적으로 1.5% 이하에서 맴돌면 금리를 결정할 때 "이를 확실히 고려사항에 두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 역시 근원 물가지수가 1.5% 수준에서 수개월간 맴돌면 금리인하에 찬성할 것임을 강조한 것이다.

리처드 클래리다 연준 부의장은 금리인하 조건도 완화했다. 클래리다 부의장은 이달 초 CNBC와 인터뷰에서 경기침체만이 금리인하 조건이 아님을 강조했다. 그는 1990년대 연준이 "일부 보험(성격의) 인하를 단행했다"며 기존에도 취하던 정책 처방이라는 점을 지적했다. 연준은 1994년 2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1년간 기준금리를 3.25%에서 6%로 끌어올렸지만 이후 인플레이션이 기대를 밑돌자 1995년 5월부터 이듬해 1월까지 3차례 금리를 낮춘 적이 있다.

■美경제 상승반전 지표도 없어

최근 경제흐름은 1995년의 금리인하 상황과 닮아 있다. 연준은 지난해 4차례 금리를 인상해 기준금리인 연방기금(FF) 금리 목표치를 2.25~2.5% 수준으로 끌어올렸고, 최근 경제 지표들은 미 경제가 연말 연초의 부진을 딛고 다시 회복하고 있음을 보여주고 있다. 그렇지만 인플레이션은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아직 상승 반전하고 있음을 보여주는 지표는 없다. 29일 발표되는 연준의 2,3월 개인소비지출(PCE) 물가지수가 지지부진한 것으로 나타나면 연준의 금리인하 논의가 본격화할 수도 있음을 시사한다.

그 단초가 될 수 있는 미시건대의 4월 소비자심리 조사 결과는 금리인하에 무게를 싣고 있다. 설문에 응답한 소비자들은 앞으로 5~10년간 연간 물가상승률 예상치를 2.5%에서 2.3%로 낮춰 잡았다. 사상최저 수준이다. 전문가들의 예상도 크게 다르지 않다.
JP모간 체이스는 지난달 PCE 물가지수가 전년동월비 1.6% 오르는데 그쳐 1월 1.8%에 비해 낮아졌을 것으로 추산하고 있다. 또 7월에는 오름세가 1.5%로 더 떨어질 것으로 JP모간은 전망하고 있다.
JP모간은 1.5% 밑으로 떨어질 확률도 48%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하는 반면 10월에 PCE 근원지수가 연준 목표치 2%를 웃돌 가능성은 7%에 불과한 것으로 비관하고 있다.

dympna@fnnews.com 송경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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