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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G 투자, 세계적 트렌드… 금융의 사회적 역할 주목을" [제20회 서울국제금융포럼]

최두선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5 17:24

수정 2019.04.25 17:26

패널토론
美·유럽 사회책임투자가 20%..한국은 1∼2% 그쳐 아직 미미
전문가들 적극적인 접근 주문..무역분쟁 등 대외리스크 커져
국내경제 상당히 어렵겠지만 핀테크 등 신산업으로 돌파 가능
파이낸셜뉴스와 오크트리가 25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제20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패널들이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성호 IBK투자증권 고문, 서은숙 상명대학교 교수,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필립 이투르비드 아문디자산운용 글로벌 리서치헤드,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사진=박범준 기자
파이낸셜뉴스와 오크트리가 25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공동 주최한 제20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패널들이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토론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신성호 IBK투자증권 고문, 서은숙 상명대학교 교수,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 필립 이투르비드 아문디자산운용 글로벌 리서치헤드,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부원장. 사진=박범준 기자

"ESG(환경·사회·지배구조) 투자 환경을 위한 정부와 기업의 의지가 중요하다. 장기적 관점에서는 ESG 연계 의지를 가진 기업이 늘어나야 한다."(필립 이투르비드 아문디자산운용 글로벌 리서치헤드)

"증권사가 사회적 책임을 다하고 있는지 의문이 있다. 금융사들이 변화하기 위해 제대로 된 리서치 기능을 갖춰야 한다.
"(신성호 IBK투자증권 고문)

25일 서울 소공로 웨스틴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0회 서울국제금융포럼에서 패널토론 참석자들은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대해 주목했다. 이러한 관점에서 금융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새롭게 모색해야 한다는 시각이다.

■ESG 고려한 금융투자, 새 트렌드로

ESG를 고려한 사회책임투자는 이런 금융의 사회적 역할에 부응하는 새로운 운영방식으로 제시됐다. 기업운영 성과 중에서 ESG 성과를 고려한 경우에 더 나은 성과를 이끌어냈기 때문이다.

ESG는 기업의 비재무적 요소인 환경(Environment), 사회(Social), 지배구조(Governance)를 의미한다. 국내에서도 주요 연기금을 중심으로 사회책임투자 규모가 점차 확대되고 있는 상황이다. 현재 65개의 공적기금 중 3개 연기금이 사회책임투자를 집행하고 확대시켜 나가는 추세다.

서은숙 상명대 교수는 "ESG를 기업투자에 고려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트렌드이고 피할 수 없는 흐름"이라며 "다만 활성화에는 한계가 있어 보인다. 공적 연기금의 운용파트에서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인식이 높지 않은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기금 운용에서 ESG를 고려하는 경우가 적다는 얘기다. 자산운용 내부지침에 ESG 관련 내용이 있는데도 관리가 힘든 상황이고, 기업의 공시정보도 여전히 ESG 측면에서 부족하다.

서 교수는 "미국과 유럽의 경우 사회책임투자 규모가 전체의 20%를 웃돌고 있지만 한국은 1~2%에 불과하다"며 "국민연금이 사회책임투자 규모를 높이겠다고 발표하면서 시장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국내 주요 사회책임투자 펀드도 선전하고 있다"고 말했다.

금융당국에서는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을 위한 방안 중 하나로 스튜어드십 코드를 도입해 정책적 대안을 마련해줬다. 이에 대해 안창국 금융위원회 자본시장과장은 "기관투자자로서 사회적 주주가치를 높이기 위해 출범한 것"이라며 "이번 주주총회 때 스튜어드십 코드 도입에 따라 적극적인 움직임이 나타난 것은 긍정적으로 본다. 향후 기업 및 주주 가치를 제고할 수 있는 부분"이라고 진단했다.

이투르비드 리서치헤드도 사회책임투자에 대한 적극적인 접근을 주문했다. 프랑스 등 유럽 기업들은 ESG 분야에서 많은 것을 성취해왔으며 정부와 기업의 의지가 필요하다는 주문이다. 그는 "아문디자산운용은 자산을 ESG와 100% 연계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며 "제약이 있지만 의지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급변하는 글로벌 정세

이들은 미·중 무역전쟁 등 대외 리스크가 강화되는 가운데 한국 경제의 미래가 상당히 어려울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다만 긍정적 인식을 바탕으로 신산업을 활성화시킨다면 돌파구를 마련할 수 있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투르비드 리서치헤드는 "무역분쟁 등의 이슈가 발생하면 부채가 많거나 통화가치에 변동이 있는 국가들이 가장 많은 피해를 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사실상 모든 국가가 피해를 볼 수밖에 없다"면서도 "외국인이 바라보는 관점에서 한국은 외부의존도가 높기 때문에 리스크 요인을 우려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신성호 고문은 오는 2023년 국내 성장률이 0%대를 기록할 것이란 한 대학의 통계자료를 소개하면서 "지난 2001년부터 현재까지 국제통화기금(IMF)의 전망치를 조사해보니 한국의 성장률을 과대평가했다"며 "오차를 예상해보니 1년차에는 10%, 2년차에는 20% 정도였다. 3~5년은 30~35%까지 올라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그렇게 된다면 우리도 몇 년 내에 1% 이하 성장률로 갈 가능성이 크다"며 "기업에서는 활로를 찾지 못했던 부분이 있었고, 투자자 입장에선 적절한 투자처를 찾지 못했던 부분들이 복합돼 있다"고 판단했다.

이에 대해 서 교수는 "그래서 금융이 중요하다"며 "금융이 산업을 발달하게 했다면 금융이 끌고나가면서 창조할 수 있는 영역도 반드시 있다. 오히려 기회라는 생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핀테크 같은 경우에도 활성화되면 일자리가 없어지는 것 아니냐고 말할 수 있지만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도 많다"며 "창업이 활성화되고 일자리가 창출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서 교수는 "4차 산업혁명과 관련한 금융 비즈니스 모델의 핵심 포인트를 잘 짚어서 산업을 활성화시켜야 한다.
이를 막고 있는 규제 등을 선진국 형태로 바꿔야 한다"고 말했다.

특별취재팀 강재웅 팀장 김경아 이정은 김미정 김현정 강구귀 최두선 강중모 최재성 권승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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