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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정한 의미의 '리딩뱅크'

최경식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5 17:29

수정 2019.05.09 20: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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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진정한 의미의 '리딩뱅크'
[파이낸셜뉴스 최경식 기자] 매년 은행권 어닝 시즌이 도래하면 관련 업계에선 '리딩뱅크'에 대한 관심이 달아오른다. 은행권에서 리딩뱅크를 평가하는 일차적인 기준은 단연 수익률, 소위 '실적'이다. 이에 따르면 현재 신한금융과 KB금융은 자산규모와 당기순이익, 영업이익 등에서 리딩뱅크의 자리를 놓고 치열하게 경쟁 중이다.

그러나 단순히 숫자로 대변되는 실적만을 놓고 전적인 리딩뱅크라고 말할 수 있을지는 의문이다. 백과사전에 나오는 리딩뱅크의 뜻은 금융권에서 선도 구실을 하는 우량은행으로, 외형적인 측면에 더해 새로운 금융상품, 경영방식 개발 등에서 다른 은행보다 앞서가는 은행을 말한다. 이를 기반으로 고객의 만족도를 꾸준히 충족시키는 은행이란 의미가 담겨있기도 하다.


리딩뱅크의 의미에 대해 한 금융권 관계자는 "무엇보다 고객들 사이에서 지속적으로 인정 받고, 남들이 따를 만한 모범이 되는 혁신적인 과업을 계속 수행해 나갈 수 있어야 한다"며 "정량적인 실적 평가에 더해 정성적인 평가에서도 좋은 점수를 받는 은행이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선 리딩뱅크의 개념을 수익률, 지점수 등 외형적 측면만이 크게 부각된 은행 개념과 구분지어서 정의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기도 한다.

이런 측면에서 볼 때 단기적인 성과주의만을 지향하며 당장 수치상의 리딩뱅크 자리에 열을 올리기보단, 장기적인 관점에서 사업의 질을 고도화시키며 지속적으로 고객의 각광을 받고 업권의 트렌드 선도를 도모하는 것이 진정한 의미의 리딩뱅크로 가는 길이라고 보여진다. 최근 신한은행장 자리에서 물러난 위성호 전 행장이 퇴임사에서 "짧은 호흡으로 당장의 1등도 중요할 수 있지만, 긴 호흡으로 미래를 위해 2등이 될 필요도 있다"고 밝힌 것도 비슷한 맥락이라고 여겨진다.


아울러 현 시대는 은행권에 사회적, 경제적 약자에 대한 포용적 금융과 금융소비자 보호, 유망 기업에 대한 다양한 투자 등으로 대변되는 혁신적 금융을 요구하고 있다. 이는 그동안 은행권의 주 수익원이자 비판의 대상이었던 예대마진을 통한 이자장사의 반작용으로 제시된 것이다.
이같은 새로운 시대적 요구에 적극적으로 부응하며 국민들의 신뢰를 회복해 나가는 것은 리딩뱅크로 나아가는 또 하나의 조건일 것이다.

kschoi@fnnews.com 최경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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