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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상을 갉아먹는 '편두통'… 반드시 치료해야 할 病 [Weekend 헬스]

정명진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25 18:15

수정 2019.04.26 14:17

뇌에 이상 발생하는 신경학적 질환..CT·MRI 검사해도 대부분 '정상' 진단
경증, 일반약으로 통증 완화 가능하지만 방치하면 소화기·정서적·어지럼 증상 등
환자 80% 일상생활 어려움 호소..우울감으로 자살충동 일반인의 두배
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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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두통은 전 세계적으로 약 7명 중 1명이 걸리는 질환으로 주로 30~50대에 나타난다. 국내에서 편두통으로 진료받은 환자수는 약 53만8000명으로, 이 중 70%가 여성 환자이다. 대한두통학회 김병건 회장(을지병원 신경과)은 25일 "편두통을 경한 두통과 혼동해 심각한 질환으로 인지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지만 실제로는 극심한 통증으로 인해 장애를 유발하는 질환"이라며 "일상 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정도의 증상이라면 전문의와 상담을 통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편두통, 일반 두통과 달라

세계보건기구(WHO)가 유병률, 장애를 유발하는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분석한 '세계 부담 질병' 연구 결과, 편두통은 6번째로 질병 부담이 큰 질환이었다. 국내에서도 편두통으로 인한 장애 정도가 여성에게서는 4번째, 남성에게서는 6번째로 순위가 높아, 당뇨병이나 우울증과 비슷한 질병 부담을 갖는다.

일반인들은 편두통을 흔히 두통과 혼동해 사용한다.
하지만 두통은 머리가 아픈 '증상'이며 편두통은 두통을 유발하는 수백개의 원인 중 하나로 가장 흔하고 장애가 많은 '질환'에 속한다.

편두통은 뇌에 이상이 발행하는 신경학적 질환이다. 경증의 편두통은 시간이 지나면 나아지거나 일반약 복용으로 통증이 조절될 수 있다. 하지만 방치할 경우 반복적인 두통과 함께 소화기 증상, 정서적 증상, 어지럼증 등을 동반하게 된다.

보통 한쪽 머리가 심하게 아프며 구역 및 빛과 소리에 대한 과민이 동반되기도 한다. 일부 환자는 양쪽 머리가 아프거나 동반증상이 없기도 하며, 병원에 가서 컴퓨터단층촬영(CT)나 자기공명영상(MRI) 검사를 해도 대부분 정상으로 나오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다.

게티이미지 뱅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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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의 질 저하될 정도로 증상 심해

편두통은 출산에 버금가는 통증을 동반한다. 한 조사에 따르면 통증의 강도를 1점에서 10점까지 분류했을 때 편두통 환자들이 느끼는 일반적인 통증(Typical Migraine)의 강도는 7.1점이었다.

이는 골절로 인한 통증 (7.0점) 보다 높고, 출산의 고통 (7.3점) 보다 약간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또 극심한 편두통의 경우(Worst Migraine)의 통증 강도는 8.6점으로, 출산의 고통(7.3점)을 상회했다. 특히 신장 결석으로 인한 통증 (8.3점) 보다도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로 인해 편두통 환자 중 최대 80%는 일상 생활이 어려울 정도로 극심한 통증을 경험한다. 또 사회 활동의 어려움, 우울감 등으로 인해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

실제로 편두통 환자 최대 7명 중 1명은 편두통으로 인해 승진에 있어 불이익을 받았다고 답했다. 이로 인해 우울증 등의 정신 질환에도 영향을 미치며 편두통 환자들의 자살 충동은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2배나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신약 개발로 효과적인 치료 가능해져

편두통의 치료는 급성기 치료와 예방을 목적으로 지속적으로 복용하는 예방 치료가 있다.

급성기 치료는 통증을 완화시키는 진통제와 구토 등의 소화기 증상을 완화시키는 약물을 사용해 왔다.

편두통이 자주 있으면 예방 조치를 취한다. 이 때 예방 치료제로 뇌전증 치료제, 고혈압 치료제, 항우울제가 주로 사용되고 있다.

하지만 이러한 치료제들은 치료 효과 이외에 나타나는 부작용 등으로 인해 장기적인 치료가 어렵다는 단점이 있었다.
최근에는 25년만에 편두통 치료제가 출시되며 다양한 치료 옵션이 제시되고 있다. 미국과 유럽에서는 칼시토닌 유전자 관련 펩티드(CGRP) 계열의 새로운 편두통 전문 치료제들이 승인받았다.


김 회장은 "편두통이 주 1회 이상 발생하는 환자들의 경우 기존 치료제들을 매일 복용하도록 하는데 이상반응으로 인해 6개월 이상 유지하는 경우는 20~30% 정도, 1년 이상 유지하는 환자는 10% 정도에 불과하다"며 "최근 새로운 계열의 편두통 예방 치료제가 등장함으로써 편두통을 효과적으로 치료하고 환자의 삶의 질도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pompom@fnnews.com 정명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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