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국제경제

주요 신흥시장, 美 제재 위협에도 이란 석유 계속 수입할 듯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4.30 15:59

수정 2019.04.30 15:59

이란 라반섬의 석유 정제 시설.AFP연합뉴스
이란 라반섬의 석유 정제 시설.AFP연합뉴스
이란에서 석유를 수입하던 주요 신흥시장 국가들이 미국의 제재 위협에도 불구하고 이란 석유를 당분간 계속 수입할 전망이다. 다만 이란은 주변국들의 도움에도 불구하고 유가가 기록적으로 오르지 않는 이상 심각한 경제난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마이크 폼페이오 미 국무장관은 29일(현지시간) 의회 전문지 더힐이 주관한 대담에 출연해 이란 석유 문제를 거론하며 "우리는 국제 석유시장에서 공급이 원활하게 지속될 수 있다고 확신한다"고 말했다. 그는 동시에 "우리는 제재를 위반하는 기업들에 대해서는 확실하게 책임을 묻도록 하겠다"고 경고했다.

그러나 이란의 주요 석유 고객들은 미국의 위협에 아랑곳하지 않는 분위기다. 지난해 5월 이란 핵합의를 일방적으로 탈퇴한 미국은 이란에 대한 경제 재제를 재개하면서 이란 석유를 수입하는 국가들도 제재하겠다고 선언했다.
미국은 지난해 11월 각국 사정을 감안해 중국과 인도, 터키 등 주요 8개국의 이란 석유 수입을 일시적으로 허용하는 예외조치를 내렸지만 이달 22일 발표에서 5월부로 이를 종료하겠다고 밝혔다.

8개국 중 가장 많은 이란 석유를 수입하는 중국은 22일 발표 직후 외교부 성명을 내고 "중국을 포함한 국제사회가 이란과 협력하는 것은 국제법 틀 안에서 이뤄지는 합리적이고 합법적인 것"이라고 못박았다. 중국은 지난 3월 기준 일평균 61만3000만배럴의 이란 석유를 수입했으며 미 정부는 30일 시작되는 미·중 10차 고위급 무역협상에서 이란 석유 문제를 꺼낼 예정이다. 30일 인도 일간지 힌두스탄타임스에 의하면 수슈마 스와라지 인도 외무장관도 27일 폼페이오 장관에게 전화를 걸어 이란 석유 수입이 불가피하다고 설명했다. 터키 외무부의 하미 악소이 대변인 역시 지난 26일에 이란 석유가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란 경제는 주요 신흥시장들이 석유를 계속 수입한다 하더라도 이미 위기에 빠져있다. 이란 리알 가치는 29일 기준 달러당 4만2105리알로 거래됐으며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 취임 이후 약 30% 추락했다. 국제통화기금(IMF)의 지하드 아주르 중동·중앙아시아 국장은 28일 발표에서 올해 이란의 평균 물가상승률이 37%에 달할 수 있다며 소비자 물가 상승률은 최대 50%에 이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수치는 이슬람 혁명 직후였던 1980년 이후 39년 만에 가장 높은 숫자다. 아울러 IMF는 올해 이란 국내총생산(GDP)이 6% 수축해 핵개발에 따른 경제제재가 심화된 2012년(GDP 7.7% 감소) 이래로 가장 경제 사정이 어렵다고 예측했다.
이란 핵심 정치·군사 조직인 혁명수비대에서 해외 작전을 담당하느 쿠드스군의 카셈 솔레이마니 사령관은 29일 성명에서 "적들은 경제적 압박을 통해 우리를 협상 테이블로 끌어내려 한다"고 지적했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fnSurve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