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페이스북, 암호화폐로 결제 플랫폼 구축, 세계 결제 시스템 뒤엎나?

박종원 기자

파이낸셜뉴스

입력 2019.05.03 15:51

수정 2019.05.03 16:19

페이스북 로고.AP연합뉴스
페이스북 로고.AP연합뉴스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기업(SNS) 페이스북이 암호화폐를 기반으로 한 자체 결제 플랫폼을 개발중이라는 주장이 나왔다. 페이스북 뿐만 아니라 온라인 전자 상거래 사이트 전체에 걸쳐 클릭 한번으로 결제까지 가능해지는 체계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실제 상용화 될 경우 신용카드를 비롯한 전통적인 결제 수단에 막대한 위협이 될 전망이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일(현지시간) 관계자들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리브라'라는 이름의 암호화폐와 이를 기반으로 하는 결제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관계자는 페이스북 또한 비트코인이나 기타 현존하는 잡다한 암호화폐들이 기초 자산도 없고 가격등락이 심하다는 점을 알고 있다며 가치 보전을 위해 10억달러(약 1조1700억원)를 투자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비자나 마스터카드같은 신용 카드 기업들과 미 카드 결제정보 처리 업체인 퍼스트데이타 역시 함께 투자에 참여하는 문제를 논의하고 있다고 알려졌다. 앞서 블룸버그통신은 지난해 12월에 페이스북이 자회사이자 온라인 메신저 업체인 와츠앱의 어플리케이션(앱)에서 사용 가능한 디지털 화폐를 개발하고 있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 역시 올해 2월에 페이스북이 10억달러를 조성하기 위해 노력중이라고 보도했다.

관계자에 따르면 페이스북이 개발하는 암호화폐는 기본적으로 페이스북 안에서 현금처럼 쓰일 예정이다. 페이스북 사용자들은 코인을 이용해 해외 송금은 물론이고 페이스북 내에서 표시되는 광고를 클릭해 결제까지 할 수 있다. 아울러 페이스북은 이번에 개발하는 코인을 다른 온라인 상거래 사이트에서도 사용하게끔 하는 기능을 연구하고 있다. 현재 세계적으로 많은 온라인 사이트들이 따로 회원 정보를 받지 않고 페이스북 계정을 그대로 회원 정보로 활용하는 데 이러한 기능을 결제에도 적용하는 것이 목표다. 페이스북은 결제 수수료를 없애 판매자의 코인 도입을 촉진하고 사용자들에게는 광고를 클릭할때마다 코인의 일부를 지급하는 형태의 마케팅 전략을 검토하고 있다.

WSJ는 페이스북의 결제 시스템 연구가 해묵은 과제라고 설명했다. 페이스북은 이미 지난 2012년부터 결제 플랫폼 도입을 결정했고 2014년에는 미 결제 기업 페이팔의 회장을 지냈던 데이비드 마커스를 영입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은 지난해 개인정보 유출 사건 등으로 홍역을 치른 뒤 올해 보다 소규모의, 철저한 보안을 추구하는 커뮤니티를 지향하겠다고 밝혔고 이 같은 생태계 구성 전략으로 새로운 수익을 도모할 것으로 보인다. WSJ는 특히 인도나 동남아시아 같은 신흥시장에서 최근 모바일 앱을 토대로 한 결제가 급속도로 확산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15억명의 일일 사용자를 보유한 페이스북이 결제 시장에 뛰어들면 기존 카드 업계가 위태로워질 수 있다고 덧붙였다. pjw@fnnews.com 박종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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