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n논단]

경제성장률 0.1%P와 아메리카노 한잔

최근 경제 이슈는 새로운 것이 없다. 눈에 띄는 것이라고는 1·4분기 경제성장률이 역(逆)성장한 것에 대해, 향후 경제전망에 대한 구도가 정부는 다소 낙관적 시각을 유지하는 가운데 민간의 시각이 조금 더 부정적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는 정도다. 여러 가지 지표들을 이리저리 시뮬레이션해 보고 경제 주변여건들을 찬찬히 들여다보고 성장률 추정 과정상 교란항목인 재고와 통계상 불일치까지 고려해 보면 아무리 긍정적으로 보아도 올해 경제성장률은 2.5%가 최대치로 잡힌다. 그래서 경제연구기관 전망치를 보면 2.3%에서 2.5% 사이에 밀집되어 있다. 한국은행과 현대연이 2.5%로 비교적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고 있으며 나머지 기관들은 그보다 소폭 낮은 수준으로 전망하고 있다. 정부, 구체적으로 말해서 기획재정부는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로 2.6~2.7% 구간을 설정하고 있다.

그런데 정부의 경제성장률 전망치의 의미가 무엇인지를 곰곰이 생각해 보게 된다. 우선 민간은 이를 통해 정부의 경제 상황에 대한 인식을 읽으려 한다. 민간은 정부 전망치가 낮으면 경기부양 수단을 동원할 것이라고 짐작한다. 또한 성장률 수준은 세수와 직결된 문제이기 때문에 정부의 재정정책 기조를 가늠할 수도 있다. 그런데 이는 어디까지나 원론적 수준의 이야기다. 정무적 관점에서 보면 정부 전망치는 일종의 목표치로 해석하는 것이 옳다고 본다. 어떤 경우에도 정부 전망치가 민간보다 낮았던 적은 없다.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겠지만 가장 큰 이유는 경제주체들의 심리를 악화시키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데이터로 검증되지 않은 이론이지만 가계의 소비심리와 기업의 투자심리가 실물경제에 영향을 준다는 주장도 있다. 다른 이유로는 정부가 민간이 예상하는 경제성장률을 넘어서기 위해 노력을 하겠다는 의지의 표명이기도 하다. 정부의 속성상 열심히 일하겠다는 자세라고 할까, 그런 모습을 보여주는 것이 의미 있다고 판단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다음 달에 발표될 것으로 보이는 기획재정부의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방향'에 관심이 집중된다. 그 자료에는 기획재정부의 수정된 경제성장률 전망치가 있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은 현재 전망치 하단인 2.6%가 하향조정될 것이라고 예상한다. 그러나 어쩌면 그대로 유지될 수도 있다. 왜냐하면 큰 폭의 하향조정이 아닌 이상 의미를 가지지 못하기 때문이다. 긍정적 시각을 유지하는 연구기관들의 전망치인 2.5% 밑으로 조정하기가 쉽지 않아 최대 0.1%포인트 조정의 자유도밖에는 없기 때문이다. 그런데 경제성장률 0.1%포인트를 명목 규모로 환산한 가치 약 1조8000억원과 경제 전체의 취업자 수, 노동소득분배율 등을 이용해서 추산해 보면 근로자 한 사람당 연간 약 4만1900원, 한 달에 약 3500원의 소득효과에 그친다. 결론적으로 경제성장률 0.1%포인트는 한 달에 아메리카노 한 잔을 덜 마시는 의미를 가질 뿐이다. 국민들이 실제로 0.1%포인트를 체감하기는 쉽지 않다.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조금 내려서 얻을 수 있는 실익이 없다면 기존 전망치를 그대로 가지고 가는 것이 가장 합리적 선택이다. 그리고 하반기 경제정책 운용 방향을 발표하는 자리에서 정부의 전망치가 아니고 목표치라는 점을 여러 번 강조하면 될 일이다. 물론 그래도 언론은 정부의 시각이 지나치게 낙관적이라고 헤드라인을 뽑기는 할 것이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이사대우·경제연구실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