족쇄가 된 '규제 혁신' 스타트업 앞길 막는다

"이통사, 통신장애시 이용자에 의무고지" 전기통신법 개정
인터넷기업 등 부가사업자도 포함…"영역 달라, 제외해야"

정부가 국회의 법률안 입법 취지를 벗어나 규제대상을 확대하는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을 추진해 논란이 일고 있다.

방송통신위원회는 지난해 발생한 KT 아현지사 화재사고로 인해 국회 과학기술방송통신위원회가 개정한 전기통신사업자 대상을 이동통신사를 넘어 인터넷·스타트업 등 부가통신사업자까지 포함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과도한 입법이 문재인정부의 '규제개혁을 통한 혁신성장'이라는 기조에 정면으로 역행하는 것이라는 게 업계의 우려다.

13일 정치권과 방통위, 관련업계에 따르면 방통위는 전기통신 역무의 제공 중단 시 통지규정을 마련한 전기통신사업법 개정안을 내달 25일 시행할 예정이다. 이 개정안은 통신장애가 발생하면 이동통신사가 통신장애 사실과 손해배상 기준절차를 이용자에게 의무적으로 알리기 위해 지난해 11월 통과됐다.

문제는 개정안이 통과되는 과정부터 시작됐다. KT 화재사고가 발생한 직후 이 개정안이 급히 상정됐고, 한 차례 논의만으로 소위 문턱을 넘어 본회의까지 직행했다.

방통위는 '법 체계에 맞춰' 시행령 대상에 기간통신사업자(이동통신사)뿐만 아니라 부가통신사업자를 포함했다. 법 체계상 전기통신사업자 대상에 부가통신사업자까지 포함할 수밖에 없었다는 것이다. 당초 국회가 법안 개정에 나설 때 심도 있는 논의과정을 거치지 않아 이 같은 사태가 벌어진 것으로 해석된다.

인터넷기업협회와 코리아스타트업포럼은 이 시행령이 상위법 개정과 시행령 개정의 취지가 서로 부합하지 않는다고 반대 의견을 방통위에 전달했다. 부가통신사업자인 인터넷, 스타트업에 기간통신사업자인 이동통신사 기준을 도입하는 것이 부적절하다는 이유를 들었다.

방통위 시행령을 보면 전기통신 역무 제공중단 대상자에 △전년도 매출액 1조원 이상 또는 △전기통신서비스 전년도 매출액 100억원 이상 △또는 3개월간 일평균 이용자 수 100만명 이상인 부가통신사업자가 포함됐다.

이 경우 네이버, 카카오와 같은 인터넷기업뿐만 아니라 최근 급성장 중인 스타트업이 규제대상에 다 포함된다. 시행령이 논란이 되면서 이 개정안 대표발의자인 신경민 의원실은 방통위에 "입법 취지를 고려해 시행령 조율작업이 필요하다"는 의견을 지난주에 전달했다.

이에 방통위는 매출액, 이용자 수 기준을 없애고 부가통신사업자가 무료서비스를 할 경우를 규제대상에서 제외하는 개정안(가안)을 이날 협회 측에 보냈다.


하지만 인터넷기업, 스타트업협회 측은 "규제 범위가 줄었다"면서도 "부가통신사업자는 입법 취지에 맞게 제외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인터넷기업협회 관계자는 "시행령대로 하면 부가통신사업자는 어디서 장애가 발생했는지 모르는 상태에서 통신상 사실을 고지해야 하는데 이용자는 서비스에 장애가 났다는 사실만 기억한다"면서 "서비스 신뢰도는 추락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방통위는 "아직 시행령 최종안이 결정되지 않았고, 이해 당사자 의견을 최대한 수렴해 규제를 최소화하겠다"고 밝혔다.

gogosing@fnnews.com 박소현 기자